이종호 "김건희와 직접 소통"...도이치 주포에 술값까지 뜯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당시 김건희 여사의 계좌를 관리한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가 “재판 로비를 해주겠다”며 주포(매매 주도자)에게서 판사 접대비 등 명목으로 20여차례에 걸쳐 8300여만원을 받아간 것으로 나타났다.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의 이 전 대표 공소장에 따르면 “돈을 더 주지 않으면 재판에서 불이익이 있을 것”이라며 자신의 마신 술값까지 대납시켰다고 한다.

술값 계좌 이체 대신 해주기도
2일 중앙일보가 확인한 이 전 대표의 변호사법 위반 혐의 공소장과 범죄일람표에 따르면 그는 25차례에 걸쳐 도이치모터스 1차 주포인 이정필씨로부터 총 8390만원을 받았다. 이 전 대표는 2022년 5월 주가조작과 횡령 등으로 재판을 받는 이씨를 만나 “집행유예가 나오도록 해주겠다”며 그 대가로 돈을 요구한다. 이후 이씨가 형사사건으로 고소되자 이 전 대표는 경찰 청탁을 명목으로 돈을 받기도 했다.
처음엔 “재판에 도움이 되는 사람들로부터 그림을 사줘야 한다”는 명목으로 500만원을 받았다. 이후엔 그 이유가 다양했다. 이 전 대표는 같은 해 7월엔 이씨에게 “네가 실형을 면하기 위해 사람을 만나야 한다. 밥값이라도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며 150만원을 받았다. 같은 날 “재판에 도움이 되는 사람에게 줄 샴페인이 필요하니 샴페인 살 돈을 가져다 달라”며 140만원을 챙긴다. 한 방송사 며느리가 전시회를 하는데 가구를 살 돈이 필요하다며 500만원을 받기도 했다.
이 같은 방식으로 이 전 대표는 매번 100만~800만원을 받아간 것으로 나타났다. 이 전 대표는 “판사를 접대하는데 비용을 대신 내달라”며 술집 업주에게 350만원의 계좌 이체로 대납시키기도 했다. 나중엔 “돈을 준비하지 못하면 재판에서 불이익이 있을 것”이라는 협박성 발언을 하면서 이씨가 계속해서 돈을 줄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었다는 게 특검팀 판단이다.
이종호 “김건희 직접 소통된다”
이씨가 이 전 대표를 믿었던 배경엔 김 여사가 작용했다. 이 전 대표는 재판 결과를 걱정하는 이씨에게 “김건희나 VIP(윤석열 당시 대통령)에게 이야기해 집행유예가 나오도록 해주겠다” “김건희가 계속 사건을 챙겨보고 있다”고 말했다고 공소장에 기재됐다. 그는 국회의원‧공수처장 등과 함께 찍은 사진도 보여주면서 정계와 법조계 인맥도 과시했다.

이후에도 이씨에게 지속해서 “내가 김건희랑 직접 소통이 되고, VIP나 행정관들이랑도 연계가 돼 있다”라거나 “김건희가 알아서 잘할 거니까 재판은 신경 안 써도 된다”는 식으로 안심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특검팀은 이씨가 ATM을 통해 현금을 인출한 기록 등을 토대로 이 전 대표의 금품 수수를 특정했지만 이 전 대표는 돈을 받은 적 없다는 입장이다.
이 전 대표의 첫 공판은 이달 23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다.
정진호·손성배 기자 jeong.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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