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부, 역대급 예산 증액에도 안 보이는 ‘북극항로’
‘해양 수도권·성장 동력’ 강조했지만
항만 개발·쇄빙선 등 기존 사업 빼면
북극항로 신규 사업 200억원대 그쳐

해양수산부가 북극항로 개척을 위해 부산 이전을 결정했지만, 정작 내년도 예산안에서는 관련 사업을 제대로 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통령까지 나서 부산에서 ‘제2의 대한민국 성장 엔진’을 만들겠다고 강조했지만, 예산은 여전히 국가 전체 대비 1% 수준에 머물렀다. 이에 일부에서는 해수부가 ‘빈 수레’를 끌고 부산으로 가게 됐다고 꼬집는다.
해수부는 2일 김성범 차관 주재 브리핑을 통해 내년도 예산안은 올해 6조7816억원 대비 8.1% 늘어난 7조3287억원을 편성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수산·어촌 부문에 올해보다 8.4% 늘어난 3조4563억을 편성했다. 해양환경 분야는 753억원(21.7%) 늘어난 4212억원을 배정했다. 물류 등 기타(해양산업) 부문은 1조680억원으로 올해보다 12.1% 증가했다. 과학기술 연구지원은 15.3% 늘어난 2459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김성범 차관은 “새 정부 국정운영 계획에 발맞춰 ▲북극항로 시대를 주도하는 해양 강국 ▲경쟁력 있는 수산업, 활력 넘치는 어촌 ▲미래로 나아가는 역동적 해양산업 ▲굳건한 해양주권, 안전하고 청정한 우리 바다를 위한 사업 예산을 중점적으로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북극항로, 12개 사업 5499억원 투입?
진해신항 개발 등 빼면 신규 사업 129억원
이날 해수부는 예산안 설명에서 ‘북극항로 시대를 주도하는 해양 강국’을 간판으로 내세웠다. 북극항로 시대 기반 조성과 해운산업 국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투자를 확대했다고 강조했다.
그런데 세부 내용을 들여다보면 직접적인 북극항로 예산은 찾기 힘들다. 해수부가 별도 정리한 북극항로 관련 예산을 봐도 마찬가지다.
해수부가 기자단 요구로 별도 제시한 ‘2026년도 북극항로 관련 예산’을 보면 12개 사업에 5499억원을 투입한다. 올해보다 1041억원 늘어난 수준이다.
문제는 이들 사업 가운데 다수가 북극항로 개척이 아니더라도 추진하는 일반 사업이라는 점이다. 부산항 북항 재개발 1단계 공사비 13억원, 2단계 공사 계획 수립 10억원 등이다.
특히 4622억원으로 가장 큰 금액을 차지하는 부산항 진해신항 메가포트 개발 사업은 해수부 부산 이전과 관계없이 계속해 온 대형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이다.
그나마 가장 직접적이라 할 수 있는 차세대 쇄빙연구선 건조 예산 611억원도 북극항로 개척 논의 이전부터 필요성을 제기해 온 사업이다.

결국 ▲민간 선사 쇄빙선 건조지원(110억원) ▲북극 해기사 양성을 위한 교육장비 구축(33억원) ▲북극해 LNG(액화천연가스) 수입 기반 시설 구축을 위한 계발계획 수립 용역(10억원) ▲북극항로 거점 항만 조성 방안 수립 용역(20억원) ▲북극항로 환경 분석 운항 시나리오 산출(29억원) ▲쇄빙 컨테이너선 핵심 설계기술 개발 등(37억원) 정도가 북극항로 개척 관련 신규사업으로 볼 수 있다. 금액으로는 고작 239억원이다. 이는 해수부 부산 이전 예산(322억원)보다 적다.
8.1% 늘렸지만, 정부 전체 예산 대비 ‘1%’
예산·권한 없이 ‘북극항로’ 개척이라니…
해수부는 전체 예산을 올해 대비 8.1% 증액했다고 강조했다. 증액률만 놓고 보면 전년(1.4%)과 비교해 큰 폭의 확대인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이 또한 국가 예산(728조원) 전체 증가율(8.1%)을 뛰어넘지 못한 수준이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과 전재수 장관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해수부를 내세웠던 것과 비교하면 아쉬움이 남는다. 정부 전체 예산안에서 해수부 예산이 차지하는 비율은 1.00%에 그친다. 국가 전체 예산의 1%로 어떻게 새로운 대한민국 성장 동력을 확보하냐는 비판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
다른 경제부처와 비교해도 차이가 크다. 현재 해수부와 해양·조선 플랜트 부문 주도권을 두고 경쟁 중인 산업통상자원부는 내년도 예산을 13조8778억원 편성해 올해 대비 21.4% 늘렸다.
이러한 비판에 김성범 차관은 “북극항로위원회가 설립되고 범정부적인 대책이 만들어져서 해수부뿐만 아니라 관련 부처에 대책들이 만들어지고, 또 그것들이 하나씩 예산으로 반영되는 시점이 되면 그런 부분들이 상당 부분 반영될 수 있지 않을까 예상한다”며 “그러면 해수부 부산 이전과 북극항로 대책이 맞물려가면서 높아진 위상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 차관은 “부·울·경 해양 수도권을 만들기 위해서는 다양한 추가적인 사업들이 필요하다는 것은 다들 인정하실 것”이라며 “실제 저희 내부적으로도 많은 검토를 하고 있다. (다만) 아직 관련 절차를 거쳐서 정부 정책으로 최종 공식화하지 않았기 때문에 발표를 못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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