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어가는 사랑, 붙어가는 육체… 올여름 가장 '기묘한' 영화

김형욱 2025. 9. 2. 14:3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10년을 함께한 커플 팀과 밀리.

결혼은 미뤄둔 채 동거만 이어가던 두 사람의 관계는 이제 한계에 다다른 듯하다.

영화는 이 극단적인 상황을 통해 우리가 외면해온 연애와 관계의 진실을 드러낸다.

무엇보다 〈투게더〉는 '몸과 사랑, 관계와 공포'를 동시에 사유하게 만드는 보기 드문 영화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영화 리뷰] <투게더>

[김형욱 기자]

10년을 함께한 커플 팀과 밀리. 결혼은 미뤄둔 채 동거만 이어가던 두 사람의 관계는 이제 한계에 다다른 듯하다. 새로운 시작을 꿈꾸며 시골로 이사하지만, 상황은 쉽게 풀리지 않는다. 지인들 앞에서 밀리가 깜짝 청혼을 했지만 팀의 망설임으로 무산되고, 둘 사이엔 어색한 공기가 짙게 깔린다.

시골에서의 삶도 다르지 않다. 초등학교 교사로 부임한 밀리와 음악 활동을 이어가는 팀은 여전히 같은 공간을 공유하지만, 마음은 점점 멀어진다. 그러던 어느 날, 산책 도중 폭우를 만나 길을 잃고 구덩이에 빠져버린 두 사람. 꼼짝없이 하룻밤을 보내야 하는 상황 속에서, 기묘한 일이 시작된다.

팀은 밀리에게서 설명할 수 없는 강렬한 끌림을 느끼기 시작한다. 단순한 욕망이 아닌, 마치 서로의 내면과 육체가 하나가 되어버릴 듯한 압도적인 흡인력. 곧 밀리 역시 같은 감각에 휘말린다. 그리고 두 사람은 물리적으로 '붙어버린다'. 세포까지도.

식어가는 관계, 붙어가는 몸
 영화 <투게더>의 한 장면.
ⓒ 그린나래미디어
작년 2024년부터 '바디 호러' 장르의 영화가 급격히 늘었다. 공포-고어의 하위 장르인 만큼 자주 보기 힘든 게 당연한데, 데이비드 크로넨버그의 신작과 <서브스턴스>의 성공으로 조금 더 쉽게 찾아오지 않았나 싶다. 그리고 여기, 바디 호러와 로맨스가 훌륭하게 결합된 영화 한 편이 찾아왔다.

영화 <투게더>는 짧고 간결하며 누구나 알아들음직한 제목으로 큰 틀을 상상해 볼 수 있다. 아무래도 '바디 호러' 장르 자체가 '몸'을 철저하게 파헤치기에 보기보다 상당히 철학적인데, 이 영화도 그런 측면에서 접근해 보면 더욱 재밌을 것이다. 거기에 로맨스적 측면도 가미되어 있으니 일찍이 보기 힘든 류의 영화라 할 수 있다.

서로의 몸이 붙는 것 자체는 상상도 하기 힘들다. 우선 치명적인 고통이 수반될 것이니까. 붙는 것 자체가 아니라 붙은 걸 떼어내는 게 고통스러울 것이다. 영화는 이 극단적인 상황을 통해 우리가 외면해온 연애와 관계의 진실을 드러낸다. 사랑이 끝난 자리에 남는 건 서로에게서 도망치듯 떨어져야만 하는 고통, 혹은 영원히 하나가 되고 싶은 불가능한 열망이다.

오래된 연인에게 찾아오는 권태는 곧 서로의 몸과 마음이 멀어지는 경험으로 이어진다. 그런데 그 순간, 둘의 몸이 떼려야 뗄 수 없이 합쳐진다면? 〈투게더〉는 이 기상천외한 설정을 통해 '사랑과 관계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깊게 파고든다.

한 명이 죽을 것인가, 완전한 하나가 될 것인가
 영화 <투게더> 스틸 이미지.
ⓒ 그린나래미디어(주)
극단의 상황이 주는 서스펜스가 긴장감을 최고조로 올린다. 이제 다시 서로에게 더할 나위 없이 끌리는데, 문제는 떼어내기가 너무 힘들고 고통스럽다는 것.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 영화는 단순한 고어물이 아니다. 마음이 멀어진 연인의 몸이 합쳐진다는 설정은 충격적인 동시에 묘하게 낭만적이다. 긴장과 혐오, 사랑과 열망이 뒤엉켜 손에 땀을 쥐게 한다. 제작비 대비 월드 박스오피스에서 선전 중인 이 작품이 한국에서도 관객과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무엇보다 〈투게더〉는 '몸과 사랑, 관계와 공포'를 동시에 사유하게 만드는 보기 드문 영화다. 바디 호러 전성기에 찍힌 이 강렬한 마침표는 오래 기억될 듯하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singenv.tistory.com과 contents.premium.naver.com/singenv/themovie에도 실립니다.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