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청 술파티' 증언 또 나왔다..."25만원 '초밥+회 도시락' 들어갔다"

김종훈 2025. 9. 2.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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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방울 김성태와 친분 조경식 전 KH 부회장 "직접 참석" 주장...강남 고급 횟집 특정... 횟집 사장은 부인

[김종훈 기자]

 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이 12일 오후 경기 수원시 수원지방법원에서 진행된 뇌물공여 및 정치자금법위반, 외국환거래법위반 등 혐의에 대한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4-07-12
ⓒ 공동취재사진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관련, 수원지방검찰청 청사 내에서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 등 주요 피고인에게 25만 원 상당의 고급 도시락과 술이 제공된 술파티가 있었다는 새로운 증언이 나왔다. 해당 증언은 KH강원개발 부회장을 지낸 조경식씨로부터 나왔으며, 2일 오전 서영석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변호인 김광민 변호사와 함께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을 통해 밝혔다. 조씨는 쌍방울그룹과 함께 대북송금 사건에 깊숙이 관여한 KH그룹의 핵심 관계자다. 그는 자신과 KH그룹 배상윤 회장, 쌍방울 김성태 회장이 "30년 넘게 안 사이"라고 설명했다.

서 의원이 전한 내용에 따르면, 조씨는 2023년 11~12월 수원지검 13층 검사실 인근 민원대기실에서 실제 술판이 벌어졌고 자신도 직접 참석했다고 주장했다. 구체적 시기는 아래와 같다.

2023. 11. 중순경 둘째 주 금요일 회, 초밥 도시락 17인분
2023. 11. 말경 넷째 주 금요일 회, 초밥 도시락 25인분
2023. 12. 크리스마스 전주 금요일 회, 초밥 도시락 68인분

조씨는 당시 서울 강남 소재 고급 횟집 '어O'에서 주문한 초밥·회 도시락이 각각 17인분, 25인분, 68인분이 수원지검에 반입됐다고 주장했다. 주문과 결제는 쌍방울그룹 박아무개 이사가, 배달은 또 다른 이사인 박아무개씨가 담당했다고 구체적으로 증언했다. 해당도시락 가격은 8만 원짜리 초밥 도시락에 별도 회세트를 추가해 1인분에 25만 원 상당이었다고 한다.

또 조씨는 해당 술자리는 검찰청 직원 퇴근 이후인 오후 7시부터 9시까지 진행됐으며, 도시락 수량이 많았던 이유는 당시 출정 피고인들과 13층 검사실 직원들, 여기에 수원구치소 교도관 및 당직자 식사까지 포함됐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만약 조씨 증언이 사실이라면 이 전 부지사가 법정에서 폭로한 소위 '연어술파티'가 2023년 하반기까지 지속됐다는 정황을 뒷받침한다. 이 전 부지사는 2024년 4월 4일 법정에서, 이재명 대통령(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을 엮기 위해 수원지검에서 김성태 전 회장, 방용철 전 부회장과 함께 "사실상 세미나를 했다"면서 그 자리에 쌍방울 직원들이 가져온 연어와 회덮밥, 술 등이 있었다고 폭로해 파문이 일었다.

검찰과 김 전 회장 측이 전면 부인하고 이 전 부지사 측이 정확한 날짜를 특정하지 못하면서 상황은 진실 게임 양상으로 흘렀지만, 2024년 10월 <오마이뉴스> 보도를 통해 2023년 5월 29일 17시40분54초 수원지검 앞에 위치한 'OO연어 광교점'에서 쌍방울 법인카드가 결제된 내역이 확인되면서 이 전 부지사의 '연어술파티' 법정 진술에 힘이 실렸다.

[관련기사]
[단독] 쌍방울 법인카드, 수원지검 앞 연어 식당 결제 확인 https://omn.kr/2as1y

일식집 사장 "그런 적 없다"며 사실관계 부인했지만...

초밥 및 회세트 도시락을 만들고 제공한 업체로 특정된 일식집 '어O' 사장 배아무개씨는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

- 23년 11월에 17인분과 25인분, 12월 68인분 도시락이 주문돼 수원지검으로 배달됐다는 의혹이 있다. 사실관계가 맞나?
"그런 적 없다."

- 그런 적이 없다는 건가? 기억이 없는 건가?
"그런 적 없다."

배씨는 "손님이 엄청나게 많이 온다"며 "여러 사람이 오는데 누군지 어떻게 아냐"라고 반문했다. 기자가 "쌍방울 관계자가 와서 도시락을 많이 가져갔다고 하는데, 기억에 없냐"라고 재차 묻자 "모른다. 나는 그런 사람들 모른다"라고 잘라 말했다. 이어 배씨는 "68인분? 그렇게 나가지도 않는다. 사가도 먹지도 못한다"며 "여기는 배달 음식 전문이 아니다. 그런 거 없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다만 <오마이뉴스>가 확보한 '2019년 쌍방울 법인카드 사용보고 총괄장'에 따르면, 시기에 다소 차이가 있으나 방용철 쌍방울그룹 부회장이 사용한 법인카드가 해당 일식집에서 꾸준히 결제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2019-02-16 / 864,500 / 어O / 방용철(쌍방울그룹부회장)
2019-07-17 / 1,382,000 / 어O / 방용철(쌍방울그룹부회장)
2019-10-01 / 550,000 / 어O / 방용철(쌍방울그룹부회장)
2019-10-18 / 990,000 / 어O / 방용철(쌍방울그룹부회장)

방 부회장은 이화영 전 부지사에게 뇌물을 제공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징역 2년·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에 깊이 관계된 인물이다.

김광민 변호사 "검찰이 이재명·이화영 잡으려는 목적으로 관리한 것"

한편 이화영 전 부지사 변호인 김광민 변호사는 <오마이뉴스>에 "이 전 부지사가 '술파티가 있었다'라고 말한 시기 이후에도 계속해서 쌍방울 관계자들은 검찰의 협조를 받아 술파티를 벌였고, 이는 검찰이 이재명 대통령과 이화영 전 부지사를 잡으려는 목적을 갖고 관리했다는 의심을 갖게 한다"라고 설명했다.

새로운 증언이 나온 만큼 해당 의혹에 대한 진위 여부를 둘러싼 논란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서 의원도 "어O의 매출장부, 배 대표의 휴대폰, 당시 당직자였던 수원구치소 교도관에 대한 조사가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면서 "의혹이 사실이라면 대북송금사건은 수원지검이 조직폭력, 사체업 출신 중소기업 회장을 회유하여 조작한 희대의 사건으로 기록될 거다. 특히 그 조작의 목적이 제1야당 대표였다는 점에서 의혹이 제대로 규명돼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화영 전 경기도평화부지사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박상용 수원지검 부부장검사 탄핵소추사건 조사 청문회에 출석해 증인 선서를 하고 있다. 2024-10-02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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