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비 수백만원 훌쩍… 부담은 대부분 가족 몫

2025. 9. 2.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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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에 기중기를 두고 사는 사람이 있다면 믿어지는가.

이런 장애인이 스스로 겪는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고 가족들이 져야 할 돌봄 부담도 상상을 넘어선다.

상시적으로 돌봄 활동이 필요한데 그 부담은 대부분 가족 몫이다.

다른 최중증 장애 가족도 같은 심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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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익의 장애인 돌봄 이야기] (16) 최중증 장애인 가정 ‘삶·고통’


집안에 기중기를 두고 사는 사람이 있다면 믿어지는가. 그런데 있다. 운동 능력을 대부분 상실한 척수 장애나 뇌변병 장애인이 자고 일어나 침대에서 휠체어로 옮겨 앉는 것을 어머니가 부축할 수는 없다. 그러다가 허리를 다친 분들도 많다. 이런 경우 장애인을 넓은 포대에 눕히고 들어 올려 휠체어로 옮겨주는 작은 기중기가 필요하다.

장애에는 ‘심하지 않은 장애’와 ‘심한 장애’가 있다. 그 중 가장 심각한 경우를 ‘최중증 장애’라고 한다. 최중증 장애는 법적 용어는 아니지만 그에 준해 사용되는 일이 많다. 목·등뼈를 다친 사지마비나 생활 전반에 지원을 받아야 하는 극심한 발달 장애인처럼 단독 장애로 최중증이 되는 일도 많지만, 상당수는 ‘중증 중복 장애’다. 이들은 중증 장애가 있으면서 다른 장애를 하나 이상 더 갖고 있는 분들이다. 다운증후군 같은 지적 장애에 언어, 뇌병변, 정신, 지체 장애가 겹치는 경우가 있고 뇌성마비 같은 뇌병변 장애에 자폐 스펙트럼, 정신 장애 등이 중복되기도 한다.

이런 장애인이 스스로 겪는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고 가족들이 져야 할 돌봄 부담도 상상을 넘어선다. 상시적으로 돌봄 활동이 필요한데 그 부담은 대부분 가족 몫이다.


경기복지재단의 ‘2023년 최중증 발달 장애인 24시간 돌봄 실태 조사’는 “보호자의 25.9%가 자살을 고민하고 있다”고 보고하고 있다. 다른 최중증 장애 가족도 같은 심정일 것이다. 장애가 심하고 가짓수가 늘어날수록 의료, 교육, 교통의 비용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이들이 사용하는 장비도 실내·외 이동, 자세 유지, 시청각 소통, 식사·배변의 생활 보조 등 10여 가지나 되는데 가격은 수백만 원을 훌쩍 넘는 것들이 많다.

상식적으로 최중증 장애인에 대한 지원은 ‘최우선’이어야 할 것 같은데 현실은 아니다. 당사자도 가족도 극한의 고통에서 여전히 헤매고 있다. 그런 와중에 지난해부터 실시된 ‘최중증 발달 장애인 통합 돌봄 서비스’는 맞춤형 1대1 돌봄을 제공한 결과, 매우 호의적인 평가를 받았다. 최중증 장애인에게도 한 줄기 희망이 나타난 것이다. 그러나 최중증 장애인이 어디 발달 장애인뿐인가. 뇌병변, 척수, 내부 장애인들도 극심한 고통과 부담 속에 사는 것은 마찬가지다. 모든 최중증 장애인과 가족들에게 인간다운 ‘인생’을 되돌려 줄 수는 없는 것인가.

(재)돌봄과 미래, 전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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