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스퍼.1st] '대박 이적' 오현규가 1400억 원 공격수의 대체자? 그런데 경쟁자는 그대로 있다?

김정용 기자 2025. 9. 1.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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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현규(남자 축구대표팀). 서형권 기자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오현규가 뜻밖에 대형 연쇄이동의 일부가 되어 빅 리그 진출을 이룬다. 하지만 새 소속팀이 될 슈투트가르트는 오현규의 강력한 경쟁자가 여전히 남아 있다.


유럽축구 이적시장 마감을 단 하루 앞둔 1일(한국시간) 벨기에, 독일의 여러 매체는 독일 분데스리가 구단 슈투트가르트가 벨기에 헹크 소속 스트라이커 오현규 영입을 합의했다고 전했다. 이적료 규모가 상당하다. 구체적인 액수는 보도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한국 유럽파들 사정에 밝은 축구 관계자가 '풋볼리스트'에 전한 이적료에 따르면 1,800만 유로(약 295억 원)에 다양한 옵션이 추가된 것으로 보인다. 계약기간은 5년이 예상된다. 앞으로 하루 안에 메디컬 테스트 등 제반 절차를 모두 마치게 된다. 그 뒤 미국으로 이동해 남자 축구대표팀 평가전 엔트리에 합류한다.


슈투트가르트가 오현규를 노리는 것 자체는 전혀 이상하지 않다. 오현규는 지난 시즌 벨기에 헹크에서 정규리그 9골 2도움을 기록했는데, 출장시간이 짧은 가운데 약 55분당 공격포인트 1개를 올리면서 놀라운 효율을 보여줬다. 골만 따지면 76분당 1골이었다. 리그에서 1골만 넣은 선수를 제외하면 오현규의 시간 대비 효율은 독보적으로, 이 부문 2위조차 100분이 넘었다.


다만 헹크에서 지난 시즌 조커였다가 이번 시즌에야 선발 주전으로 올라선 선수에게 너무 비싼 이적료가 투입됐다고는 볼 수 있다. 이 점은 두 가지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첫 번째는 헹크가 지난 시즌 주전 스트라이커 톨루 아로코다레를 이미 울버햄턴원더러스로 팔기 직전이라 오현규는 지키고 싶어했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아래에서 살펴볼 슈튜트가르트의 풍부한 이적자금이다. '돈 많은 거 다 아니까 거액을 내놓지 않으면 안 판다'고 헹크가 버틸 분위기에 슈투트가르트가 선뜻 몸값 이상을 내놓았다.


슈투트가르트는 올여름 구단 역사에 남을 만한 굵직한 판매이 두 건 있었다. 최전방과 2선을 오가며 활약해 온 장신 공격자원 닉 볼테마데가 이적료 8,500만 유로(약 1,388억 원)를 남기고 뉴캐슬유나이티드로 떠났다. 그리고 2선부터 더 후방까지 아우를 수 있는 공격형 미드필더 엔소 미요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알아흘리로 이적했다. 이 두 명을 중심으로 벌어들인 이적료 수입이 올여름 들어오는 것만 1억 2,565만 유로(약 2,051억 원)다. 과거에도 큰 돈을 벌어다 준 선수들이 있었지만 올여름이 독보적이다.


벌어들인 돈을 써서 더 많은 숫자를 영입했지만 아직 다 쓰려면 멀었다. 2선 자원으로 바드레딘 부아나니, 라자르 요바노비치, 노아 다르위시가 합류했다. 임대 상태였던 공격 자원 티아구 토마스의 완전영입에도 현금을 썼다. 공격자원이 볼테마데를 비롯 3명 정도가 떠난 자리에 위 3명과 오현규까지 4명 이상을 사들이는 셈이다. 여기에 중앙 미드필더 체마 안드레스, 라이트백 로렌츠 아시뇽 등도 이적료를 지불하며 영입했다.


그렇다면 볼테마데가 나갔으니 오현규는 무주공산에서 경쟁하게 될까. 그렇지도 않다. 현재 스트라이커가 본업인 선수는 이미 3명이다. 오현규가 합류하면 4명이 된다. 에르메딘 데미로비치, 데니스 운다브, 토마스가 모두 스트라이커 자원이다.


오현규를 꽤 비싼 금액에 사 온다면 주전급으로 기용할 생각일 텐데, 그렇다면 기존 선수들이 2선으로 내려가거나 오현규의 투톱 파트너가 된다는 뜻이다. 이미 이번 시즌에도 데미로비치와 토마스 모두 윙어 자리를 소화한 바 있다. 운다프도 세컨드 스트라이커에 가까운 성향이 있어 다른 공격수와 합을 맞출 때 기량이 살아나곤 한다.


기존 선수를 밀어내는 게 아니라 공존할 생각을 해야 오현규에게 승산이 있다. 오현규는 효율이 탁월하긴 했지만 스코틀랜드와 벨기에 무대에서도 리그 10골을 넘긴 적이 없다. 이와 달리 데미로비치는 지난 2시즌 연속으로 분데스리가 15골을 넣었다. 운다브는 오현규가 거쳐 온 벨기에 리그에서 2021-2022시즌 득점왕을 차지한 바 있고 2023-2024시즌 분데스리가 18골을 몰아치기도 했다.


오현규(헹크). 게티이미지코아
오현규(오른쪽). 서형권 기자

여기서 한 가지 희망적인 건 유망주 보는 눈이 좋은 슈투트가르트가 오현규를 점찍었다는 사실 자체다. 슈투트가르트는 한동안 부진하다가 지난 2023-2024시즌 분데스리가 2위 돌풍, 2024-2025시즌 DFB 포칼 우승으로 전성기를 누리는 팀이다. 2022년부터 이사회 의장직에 오른 알렉산더 벨레가 팀을 많이 바꿔 놓았다. 그해 스포팅 디렉터로 영입된 스카우트 전문가 파비안 볼게무트는 나중에 단장(스포츠 부문 이사)으로 승진하며 선수 수급을 담당해 왔다. 홀슈타인킬 디렉터 시절 이재성을 영입하기도 했고, 슈투트가르트로 정우영을 영입하는 등 이미 한국 선수들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보였다.


볼게무트가 선수 영입을 담당하게 된 운다브, 알렉산더 뉘벨, 막시밀리안 미텔슈타트, 안겔로 슈틸러, 제이미 레벨링, 볼테마데 등 영입하는 선수가 더욱 성장하는 사례가 엄청나게 많다. 제바스티안 회네스 감독과의 합도 탁월하다.


오현규의 경력과 이적료만 보면 고개를 갸웃하게 되지만, 슈투트가르트의 판단이라면 뭔가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해도 될 정도로 요즘 성공률이 높다. 이들이 오현규를 더 성장시켜 줄 거라 기대하게 만든다. 일단 운다브가 무릎 인대 부상으로 한동안 결장할 예정이라, 이적 직후 보여줄 초기 모습이 중요하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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