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출대상' 중에서도 '최약체' 취급받았던 그나브리의 반전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바이에른뮌헨의 '돈값 못하는 트리오' 중 두 명이 떠나고 세르주 그나브리만 남았다. 그러나 팬들뿐 아니라 구단에서도 먹튀 취급했던 과거와 달리, 이번 시즌 초반 그나브리는 어엿한 주전 선수의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31일(한국시간) 독일 아우크스부르크의 WWK 아레나에서 2025-2026 독일 분데스리가 2라운드를 치른 바이에른뮌헨이 아우크스부르크에 3-2로 승리했다. 바이에른은 앞선 1라운드에 이어 2연승을 달렸다. 아우크스부르크는 개막전 승리에 이어 최강팀 상대로도 나름 저력을 보였지만 승점을 따기엔 한 골이 부족했다.
상대 저항이 생각보다 거세 경기 초반 상대를 압도하지 못했는데, 이 흐름을 그나브리가 바꿨다. 선제골로 1골이라는 가시적인 효과뿐 아니라 아우크스부르크가 준비해 온 맞불 전략을 쓸 수 없도록 하는 심리적인 효과까지 더했다.
골 상황을 보면, 그나브리의 특징인 2선 자원이면서 최전방 침투 및 마무리가 좋다는 점이 잘 드러난다. 전반 28분 빠른 공격전개가 2선으로 내려가 있던 스트라이커 해리 케인에게 전달됐는데, 케인은 문전을 흘끗 보고 정확한 크로스를 올렸다. 침투하던 그나브리가 헤딩골을 터뜨렸다.
그나브리는 지난 1라운드에서 RB라이프치히를 6-0으로 대파할 때 기민한 연계 플레이로 2도움을 올린 데 이어 2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를 달성했다. 기대 이상의 활약이다. 그나브리는 2018년 바이에른에서 본격적으로 첫 시즌을 보낼 때부터 리그 10골을 넣었고, 이때부터 5시즌 연속으로 10골 이상을 기록하며 쏠쏠한 득점원 노릇을 했다. 그 중 2019-2020시즌은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에서도 9골을 넣어 3관왕의 주역이 됐다. 바이에른과 독일의 다용도 공격자원으로 자리잡은 그나브리는 거액 연봉에 재계약까지 맺었다.
문제는 그 뒤였다. 2023-2024시즌 컵대회 포함 5골, 그 다음 시즌은 7골에 그쳤다. 실력이 애매한 것보다 더 큰 문제는 잦은 부상과 몸 관리 실패였다. 약간 투박하면서 힘과 스피드를 무기로 수비를 튕겨내고 마무리하는 그나브리의 스타일이 발휘되지 않았다. 감독 전술을 잘 수행하지만 공격 포인트가 영 부족한 문제도 있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그나브리는 연봉에 비해 애매하다는 평가를 받아 온 2선 자원 삼인방 중 리로이 사네(갈라타사라이), 킹슬리 코망(알나스르)이 모두 떠난 뒤 혼자 남았다. 그리고 생각보다 큰 비중으로 시즌을 시작했다. 베테랑 토마스 뮐러(밴쿠버화이트캡스)도 떠나고 주전 공격형 미드필더 자말 무시알라가 장기부상을 당하면서 그나브리가 주전으로 뛰어야만 하는 상황이 됐다.
측면도 최전방도 아니고,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를 그나브리가 소화할 수 있겠냐는 우려가 컸다. 그러나 현재까지 그나브리의 경기력은 기대 이상이다. 공격 포인트 3개뿐 아니라 다방면에서 팀에 기여하고 있다.
어차피 윙어 마이클 올리세가 플레이메이커 성향이 강하기 때문에 공을 오래 쥐고 지공을 주도하는 건 측면에 맡겨둬도 된다. 그러면 그나브리는 동료들 사이에서 원터치 패스로 재빨리 연계하는 재치만 발휘하면 되는데, 이 임무를 기대 이상으로 해내면서 1라운드에 2도움을 기록했다. 두 번째 임무는 문전 침투에 이은 득점인데 아우크스부르크 상대로 잘 보여줬다.
그나브리 대신 뛸 수 있는 2선 자원은 이날 선수단에서 유망주 레나르트 칼, 원래 풀백인 하파엘 게헤이루 단 두 명이었다. 공격수 니콜라 잭슨이 영입돼 공격 전반의 선수층은 강화됐다고 하지만 당분간 그나브리는 공격진에서 중책을 맡아야만 한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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