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로 신발 잃어버렸어요” 노숙인 하소연 안 지나친 사람들 [아살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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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와서 신발이 다 망가졌어요." "물난리로 신발 잃어 버리고 요즘 슬리퍼 신고 다녀요."
장마철 폭우가 잠시 그치고, 무더위가 한창인 지난달 19일 서울 영등포공원에서 노숙인들에게 삼계탕이 담긴 도시락을 나누던 젊은 봉사자들이 이런 푸념을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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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와서 신발이 다 망가졌어요.” “물난리로 신발 잃어 버리고 요즘 슬리퍼 신고 다녀요.”
장마철 폭우가 잠시 그치고, 무더위가 한창인 지난달 19일 서울 영등포공원에서 노숙인들에게 삼계탕이 담긴 도시락을 나누던 젊은 봉사자들이 이런 푸념을 들었습니다. 봉사를 나온 이들은 일산방주교회의 오시헌 목사님과 젊은 성도들이었는데요.
초복을 하루 앞두고 거리 생활을 하는 이들을 챙겨주기 위해 몸보신 음식과 더위를 식혀준다는 ‘쿨조끼’를 준비했지만 노숙인들에게 정작 필요한 건 따로 있었던 겁니다. 어떤 이는 갑자기 내린 비로 신발이 물에 젖어 못 쓰게 됐고, 또 다른 누군가는 운동화를 잃어버려 슬리퍼로 지내기도 했답니다. 교회 봉사자들은 이들의 하소연을 그냥 지나치지 않았습니다. 노숙인에게 일일이 신발 치수를 물어봤습니다. 그렇게 새 신발이 필요하다는 29명에게 ‘당장은 어렵고 2주 후에 오시면 드리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이들은 지난 2일 새 운동화를 준비해 노숙인들에게 선물했습니다. 교회가 사거나 성도들이 기부해 마련한 것들이었습니다. 운동화 나눔 봉사는 지난 16일까지 3주에 걸쳐 진행됐다고 해요. 처음에 신청하지 못해 아쉬워하는 이들이 많아서였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52명에게 새 신발이 전달됐다고 합니다.
교회 봉사자들이 노숙인의 한마디에 귀 기울일 수 있는 것은 오랫동안 이어져 온 인연 덕분인데요. 교회는 서울 영등포구의 솔밭교회(이기철 목사), 인천의 마가의다락방교회(임진혁 목사)와 요일을 맡아 영등포공원에서 8년째 노숙인을 보살펴왔습니다. 솔밭교회와 마가의다락방교회는 매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도시락으로 노숙인들의 끼니를 챙기고, 일산방주교회가 토요일에 그 바통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속옷과 패딩 등 생필품도 때때마다 지원하고요. 오 목사는 27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교회에서 손수 만든 음식으로 도시락을 싸서 청년 성도와 함께 나와 도시락을 드리고 있다”며 “인근 다리 밑에서 지내는 노숙인 10여명을 직접 찾아가기도 한다”고 전했습니다.

오 목사와 교회 성도들은 이번 운동화를 나누면서 잊지 못하는 장면이 하나 있다고 합니다.
“오랫동안 봐온 한 노숙인 선생님이 ‘매번 받기만 해서 죄송해서 박스를 주워서 폐지로 팔아서 번 돈’이라며 5000원짜리 지폐를 주셨어요. 꼭 받아달라는데, 제가 그 돈을 안 받을 수가 없겠더라고요. 도시락 나눔 사역을 처음 시작할 때 먼저 갖겠다면서 싸우시기도 하셨는데, 지금은 성질내고 짜증 내시는 분들이 있으면 다른 분들이 말리거나 봉사자들을 보호해 주시기도 해요. 필요한 물건을 먼저 받지 못해도 나중에 받을 수 있다는 믿음이 있어서 기다려 주시기도 하고요. 고마움과 감사함을 표현해 주시는 노숙인 선생님들이 있기에 이 사역을 오래 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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