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많고 탈 많은 지역주택조합 [김경민의 부동산NOW]

김경민 매경이코노미 기자(kmkim@mk.co.kr) 2025. 8. 30.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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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 설립 못한 곳 절반 … 부동산 시장 ‘골칫덩이’로
지역주택조합이 부동산 시장 ‘골칫덩이’로 전락했다. 정부는 8월 말까지 지자체를 통해 지역주택조합 사업 실태 점검에 나선다. 운영상 문제점을 전반적으로 파악한 뒤 본격적인 제도 개선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서울 아파트 전경(매경DB)
분쟁 조합 가장 많은 곳은 서울

1980년 도입된 ‘지역주택조합’은 같은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이 함께 집을 마련하기 위해 설립한 조합을 말한다. 지역주택조합 아파트는 집을 지으려는 무주택 가구주들이 조합을 결성해 땅을 사고, 건축비도 직접 부담해 개발하는 방식이다. 이론적으로는 일반분양가보다 저렴하게 주택을 마련할 수 있는 데다 사업 절차가 재개발·재건축보다 간소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물론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지역주택조합이 사업계획 승인을 받으려면 전체 토지 소유권의 95% 이상을 확보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사업이 기약 없이 지연되거나 아예 실패하는 사례가 빈번했다.

전국으로 범위를 넓혀 봐도 사정은 비슷하다. 전국 618개 조합 가운데 절반 이상(51.1%)인 316곳이 설립인가를 받지 못했다. 조합원 모집 신고 이후 3년이 지나도록 설립인가를 받지 못한 조합도 208곳(33.7%)에 이른다.

사업 추진 과정에서 발생하는 갈등도 심각하다. 국토부에 따르면, 전국 지역주택조합 618곳 가운데 187곳(30.3%)이 분쟁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립인가 단계에서는 부실한 조합 운영(52건), 탈퇴·환불 지연(50건) 문제가 많았고, 사업계획 승인 이후 단계에서도 탈퇴·환불 지연(13건), 공사비 분쟁(11건) 등이 다수 발생했다. 지역별로 보면 분쟁 조합이 가장 많은 곳은 서울이다. 서울 110개 조합 가운데 63개 조합에서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경기는 118개 조합 가운데 32개, 광주는 62개 조합 가운데 23개 조합에서 각각 분쟁을 겪는 상황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입주에 성공하는 사업장도 별로 없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서울 지역주택조합 118곳 중 착공에 돌입한 곳은 14곳(11.9%)에 불과하다. 조합이 파산하거나 모집을 중단하거나 업무대행사 대표가 징역형을 선고받는 등 조합이 제대로 운영되지 못한 사례도 9곳이나 됐다. 그나마 최근 성공 사례로 꼽히는 곳은 지난 7월 입주를 시작한 서울 성동구 용답동 ‘청계SK뷰(396가구)’인데 이곳 역시 추진위원회 구성부터 준공까지 12년이나 걸렸다.

정부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토지 매입과 사업계획 수립, 준공까지 인허가 절차를 주도하는 업무대행사 자격 요건을 강화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업무대행사 운영 실태를 투명하게 공개하도록 의무화하는 방안도 함께 추진될 가능성이 있다. 한편에서는 더 큰 피해를 줄이기 위해 지역주택조합 제도 자체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는 만큼 귀추가 주목된다.

[Word  김경민 기자 Photo 매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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