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로나 vs 메론바…빙그레 승소로 ‘미투 전략’ 제동 걸리나
1심 패소 뒤집고 항소심서 빙그레 승리
法 “연녹색 포장·로고 등 고유성 뚜렷” 판시

서울고등법원 민사5-2부는 빙그레가 서주를 상대로 낸 부정경쟁행위금지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법원은 서주의 ‘메론바’ 포장이 메로나와 유사해 소비자 혼동을 일으킬 수준이라며 제조·판매 금지와 이미 생산된 포장 폐기를 명령했다.
앞서 1심은 “상품 포장 색상만으로 특정 출처를 연상하기 어렵다”며 서주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정반대 판단을 내렸다. 연녹색 바탕색, 네모 글씨체, 양옆에 배치된 메론 사진과 노란 줄무늬 등 메로나 고유의 포장 디자인이 충분히 식별력을 갖췄다는 것이다.
판결에는 빙그레가 제출한 대규모 설문조사가 결정적 증거로 작용했다. 메로나 포장을 본 그룹 대다수가 제품명을 메로나, 제조사를 빙그레로 답했다. 반면 메론바 포장을 본 응답자 중 ‘메론바’와 제조사 ‘서주’를 맞춘 비율은 한 자릿수에 그쳤다. 법원은 “빙그레가 오랜 기간 투자와 노력으로 쌓은 브랜드 인지도가 소비자 인식으로 연결돼 있다”고 판단했다.
빙그레는 1992년 메로나를 출시해 지금까지 15억개 이상을 판매한 대표 히트 상품으로 키웠다. 서주는 2014년 메론바를 내놓으며 유사한 시장을 공략해왔다. 빙그레는 “이번 판결은 메로나 브랜드 보호의 정당성을 인정받은 것”이라며 “앞으로도 K-아이스크림의 가치를 지켜내겠다”고 밝혔다.
이번 소송은 국내 식품 업계에서 빈번했던 ‘미투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국내에서는 초코파이와 자일리톨 껌을 비롯한 각종 식음료 제품 등에서 오랫동안 유사 포장·디자인 논란이 이어져왔다. 최근에는 K푸드가 해외로 확산하면서 중국, 동남아 등에서 불닭볶음면·한국 소주 등을 모방한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식품 포장은 원재료 특성상 비슷할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지만, 이번 판결로 지식재산권 보호 필요성이 더욱 강조될 것”이라고 말했다.
Copyright © 매경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한국인·일본인 목욕탕서 단번에 구별한다 [의사소통의 심리학]- 매경ECONOMY
- 프랑스, 재정위기 심각...총리가 ‘IMF 구제금융’ 거론할 정도- 매경ECONOMY
- 똑같은 GPT 사용하는데…“왜 내 AI만 멍청할까” [스페셜리포트]- 매경ECONOMY
- 케데헌·퓨어서울…K컬처 동맹군을 許하라 [취재수첩]- 매경ECONOMY
- 거래소 PICK…코스닥 ‘뉴 라이징스타’ 7- 매경ECONOMY
- 암흑은 끝났다…반전 드라마 쓰는 나이키- 매경ECONOMY
- 에케 호모 “자 보시오, 이 사람이오!” [배철현의 ‘카라바조로 보는 인생’]- 매경ECONOMY
- 호반과 한몸 같은 하림, LS 흔들기에 참전···무슨 속셈일까- 매경ECONOMY
- “MBTI 가라”…너는 에겐남? 나는 테토녀- 매경ECONOMY
- 전기차 캐즘에도…에코프로 모처럼 웃다- 매경ECONOM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