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데헌·퓨어서울…K컬처 동맹군을 許하라 [취재수첩]
퓨어서울? 한국에선 생소할 수 있다. 영국 창업자가 2019년 만든 K뷰티 편집숍 브랜드다. 2022년부터는 오프라인 매장을 본격 전개, 올해 14개, 내년 30개 지점을 낼 계획을 갖고 있을 정도로 급성장세다. 케데헌? 이제는 구체적인 설명을 할 필요 없는 케이팝 소재 글로벌 애니메이션 히트작이다. 둘의 공통점은 K컬처 기반으로 외국인이 만들어 전개하는 사업이라는 점이다.
작금의 현상을 두고 우리 내부에선 불편한 기색이 감지된다. ‘케데헌’의 경우, 넷플릭스가 벌어들일 기대수익은 1조3800억원, 제작사 소니픽처스 역시 277억원을 올리는데 정작 ‘종주국(?)’인 우리는 가져가는 게 없다는 지적이 비등하다. 퓨어서울 역시 올리브영 등이 해야 할 일을 ‘눈 뜨고 당하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과연 그럴까. 경제학에 경제 유발 효과라는 게 있다. ‘케데헌’의 성공은 결과적으로 작품에 영감을 준 K팝 관심 급증, 새로운 방한 수요 창출로 이어질 수 있다. 퓨어서울에서 아누아, 롬앤 제품이 하나 팔릴 때마다 그 실적은 고스란히 K뷰티 기업 수출액으로 잡힌다. 그들은 우리 것을 빼앗는 게 아니라 더 넓은 세계로 퍼뜨리는 확성기 역할을 수행하는 셈이다.
이 현상의 본질에는 ‘문화 번역’이라는 키워드가 자리한다. 이들은 K컬처라는 원문을 현지인 감성과 시각에 맞춰 재해석·구성하는 일종의 ‘문화 번역가’ 역할을 수행한다고 볼 필요가 있다. K팝의 복잡한 세계관이나 K뷰티의 다단계 스킨케어법 같은 고유 특성은 한국인이 직접 설명할 때보다 이들의 손을 거칠 때 훨씬 매력적이고 이해하기 쉬운 콘텐츠로 거듭난다. 우리가 ‘촉촉함’이라 부르는 감각을 그들이 ‘glass skin’이라는 언어로 풀어내는 식이다.
우리가 할 일은 국적 불문 유능하고 자발적인 파트너들이 더 활발히 활동할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다. K컬처 이방인 동맹군은 외려 장려될 대상이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24호 (2025.08.27~09.02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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