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피해, 은행이 구제?…“범죄 근절이 먼저”
정덕영 2025. 8. 29.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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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보이스피싱 피해자들이 은행 등 금융사로부터 피해액을 배상받을 수 있도록 관련 제도 마련에 나섰다.
이에 대해 은행권 관계자는 "보이스피싱 범죄 과정에 은행의 귀책이 있는지 따져서 배상을 해주기 때문에 건수가 적게 나타난 것"이라고 말했다.
보이스피싱 무과실 배상책임 법제화 방침에 은행권은 "공감은 하지만, 과도한 조치"라고 입을 모았다.
이에 대해 한 은행권 관계자는 "정부가 배상비율을 합리적인 수준에서 조정해 주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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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보이스피싱 피해자들이 은행 등 금융사로부터 피해액을 배상받을 수 있도록 관련 제도 마련에 나섰다. 은행권은 취지에 공감하지만, 과도한 조치라며 부담을 토로했다.
정부는 2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보이스피싱 태스크포스(TF)' 회의에서 ’보이스피싱 근절 종합 방안‘을 발표했다. 이날 발표된 대책은 ’보이스피싱 무과실 배상책임‘을 법제화하는 것이다. 금융권이 보이스피싱 피해 발생 시 피해액의 일부 또는 전부를 배상하도록 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이는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강조한 ‘금융소비자보호’ 원칙과도 맥을 같이 한다. 이 원장은 앞서 은행장들과의 간담회 자리에서 “앞으로 금융 감독·검사의 모든 업무 추진 과정에서 금융소비자 보호를 최우선 과제로 삼아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최근 보이스피싱 범죄 수법은 나날이 고도화해 국민 개인의 노력이나 주의로는 피해를 막을 수 없는 상황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달까지 보이스피싱 발생 건수는 1만4707건, 피해액은 7766억원에 달한다. 특히 금융감독원이나 검사를 사칭해 피해자를 심리적으로 압박하여 금전적인 피해를 주는 보이스피싱이 성행하고 있다.
실제로 금융감독원 및 검사 등 기관사칭형 보이스피싱은 전체 피해액의 75%(5867억)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당 평균 피해액도 7554만원으로, 피해가 갈수록 고액화되는 추세다. 금융당국은 “고도의 전문성과 인프라를 갖춘 금융사가 책임감을 갖고 체계적·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은행권은 지난해 1월부터 ‘비대면 금융사고 책임분담기준’을 바탕으로 자율 배상제를 운영해왔다. 그러나 배상액 지급 여부나 배상 비율 등을 금융사가 전적으로 결정해서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은행권이 지난해 1월부터 올해 6월까지 자율배상을 완료한 건수는 504건 중에 43건, 배상액은 신청 액수 10억990만원 중 1억 7311만원뿐이었다. 이에 대해 은행권 관계자는 “보이스피싱 범죄 과정에 은행의 귀책이 있는지 따져서 배상을 해주기 때문에 건수가 적게 나타난 것”이라고 말했다.
보이스피싱 무과실 배상책임 법제화 방침에 은행권은 “공감은 하지만, 과도한 조치”라고 입을 모았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정부가 ‘권리에는 의무가, 효용에는 비용이, 과실에는 책임이 따른다’는 사회적 근간을 무시하고 이런 정책을 내세우는 건 아닌지 심히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은행을 비롯한 금융권도 기본적인 권익을 보호받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금융당국은 보이스피싱 무과실 배상책임 제도의 배상 요건, 한도, 절차 등 구체적인 내용은 금융권과 긴밀히 논의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한 은행권 관계자는 “정부가 배상비율을 합리적인 수준에서 조정해 주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이스피싱 해결의 첫 단추는 범죄근절”이라며 “피해자는 은행으로부터 보전을 받고, 은행은 손실을 감수하는 사이 정작 보이스피싱 범죄 조직은 이득을 챙기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어 “피해자 구제를 외치기 전에 정부의 보이스피싱 범죄 근절을 위한 강한 정책이 선행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덕영 기자 deok092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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