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평등 강연 지원 돌연 취소한 진주시... "극우 개신교 입장만 수용"
[윤성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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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주여성민우회 등 단체들이 8월 29일 진주시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
| ⓒ 윤성효 |
진주여성민우회는 진주시 양성평등기금지원사업으로 8월 말부터 9월 사이 10개 강좌를 열 예정이었다. 강좌는 '모두를 위한 성평등'이란 주제로, 강사를 초청해 '질병-퀴어-환경-언론-미술-대중문화-과학-노동·밥-남성-모두와 함께하는 페미니즘'에 대해 강의하는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
진주여성민우회는 진주시의 조보사업 취소 결정과 관련 없이 예정된 강좌를 그대로 열기로 했고, 29일 오후 경상국립대에서 조한진희 강사를 초청해 "질병과 함께하는 페미니즘"이란 강의를 개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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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주여성민우회의 '모두를 위한 성평등' 강좌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29일 오후 경상국립대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
| ⓒ 윤성효 |
진주시는 28일 양성평등위원회를 열어 진주여성민우회의 '모두를 위한 성평등' 보조사업을 취소 결정해 통보했다고 밝혔다.
진주시 양성평등위원회는 "진주여성민우회에 추진하는 보조사업이 양성평등기금 지원사업의 목적에 부합하지 않다고 판단해, 두 차례에 걸쳐 프로그램 내용 변경을 요청했으나 해당 단체에서 수용하지 않아 이번 회의를 통해 보조사업을 취소하기로 했다"라며 "회의에서는 진주여성민우회 관계자가 참석해 보조사업 추진과 관련해 해당 단체의 의견을 청취한 후 안건을 심의했다"라고 밝혔다.
이들은 "진주여성민우회에서 이번에 추진하는 보조사업이 진주시 양성평등 기본조례가 추구하는 '양성 평등문화 확산' 등의 취지에 맞지 않다고 판단해 해당 보조사업을 취소하기에 이르렀다"라며 "진주여성민우회에서 이번 보조사업을 양성평등 기본조례 취지에 맞는 프로그램을 재기획해 다시 신청할 것을 권고했다"라고 전했다.
양성평등기금 지원사업은 2024년 12월 사업 공고를 거쳐 양성평등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최종 결정됐다. 진주여성민우회에서는 지난 2014년부터 양성평등 기금사업의 취지에 맞는 '양성평등실천 활동가교육' 등 8회에 걸쳐 기금사업을 추진해 왔다.
진주여성민우회 "혐오 추동하며 인권 짓밟아"
여성단체들은 반발하고 있다. 진주여성민우회는 진주여성연대, 경남여성단체연합, 진주시민비상행동, 진주녹색당 등 단체들과 함께 이날 오전 진주시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혐오를 추동하며 인권을 짓밟은 조규일 진주시장과 진주시 양성평등위원회를 규탄한다"라고 했다.
이들은 진주시의 보조금 지원 취소에 대해 "올해 2월 양성평등위원회는 해당 사업을 스스로 승인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극우 개신교 집단의 반대 의견만을 근거로 임시 위원회를 다시 열어 사업을 취소했다"라며 "극우 개신교 집단의 입장만을 일방적으로 수용하고, 진주여성민우회에 대한 보조사업을 취소한 양성평등위원회와 이를 승인한 조규일 진주시장을 강력히 규탄한다"라고 말했다.
이들은 "현재 진주여성민우회가 겪는 반성평등적·반인권적 탄압은 단지 우리 단체만의 문제가 아니다"라면서 "극우 개신교와 연계된 일부 단체들은 공공기관 성교육 프로그램을 담당하며 오히려 성차별적·반인권적 교육을 실시하고, 이를 전국적으로 확산하려 하고 있다"라고 우려했다.
진주여성민우회 등 단체는 "인간을 동일한 틀에 맞추려 하고, 이에 벗어나는 존재를 격리·배제·차별·처벌하려는 극우 개신교의 시도는 우리 사회를 후퇴시키고, 다수의 자유를 억압할 뿐이다. '자유'라는 이름으로 다수의 자유를 억압하는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조규일 진주시장은 '모두를 위한 성평등' 보조금 취소 결정을 즉각 철회하라", "진주시는 일부 극우 개신교 세력이 조장하는 혐오와 차별에 편승하지 않고, 모든 시민의 인권이 존중되는 성평등한 진주를 실현하라", "진주시는 양성평등위원회 위원 15인의 전문성과 경력을 투명하게 공개하라"라고 촉구했다.
경남여성단체연합 "달라진 것이 무엇이란 말인가"
경남여성회, 경남여성장애인연대, 김해여성회, 김해여성의전화, 디딤장애인성인권지원센터, 마산창원여성노동자회, 진주여성민우회, 진해여성의전화, 창원여성살림공동체, 창원여성의전화, 통영여성장애인연대, 거창여성회로 구성된 경남여성단체연합은 성명을 통해 "진주시는 '모두를 위한 성평등' 교육에서 문제가 있다고 지적된 내용이 지역 기독교 인사들이 작성한 문건과 왜 동일한지 명확히 해명하라"라고 말했다.
이들은 "진주시 양성평등위원회는 조례와 법에 근거해 진주여성민우회 사업도 기준에 맞춰 심사 절차를 거쳐 선정된 것이다. 사업 선정시 고려했던 조례의 목적은 그대로인데 달라진 것이 무엇이란 말인가"라고 했다.
최근 진주시청 홈페이지에 이와 관련한 논란 글이 게시된 것과 관련해, 이들은 "달라진 것은 13일부터 진주시청 홈페이지에 성교육 왜곡 악성 민원이 게시됐다는 상황뿐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양성평등 문화확산의 의미, 성평등 교육의 가치를 이해하지 못한 왜곡된 주장의 악성 민원이 제기되더라도 양성평등 기본법의 '성차별적 의식과 관행을 없애고, 여성과 남성이 동등한 참여와 대우를 받고 모든 영역에서 평등한 책임과 권리를 공유함'을 목적으로 하는 사업을 지원하는 진주시의 책무를 당당히 밝히고 대처하면 된다"라고 덧붙였다.
경남여성단체연합은 "진주시는 인권과 평등을 요구했던 형평운동의 역사를 가진 도시다. 그러나 최근엔 '여자가 머리가 짧다, 페미는 맞아야 돼'라는 성차별, 여성 혐오 무차별 폭력이 발생했던 도시로 기억하는 이들이 더 많다"라며 "사회 전 분야의 일상과 사회 속 성평등 인식확산을 위한 교육을 강화해야 할 때에 그 반대의 결정을 했다"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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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주여성민우회 "모두를 위한 성평등" 강좌. |
| ⓒ 진주여성민우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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