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중년 가장의 액션 변신, 이번엔 통하지 않았다
[김건의 기자]
2021년 밥 오덴커크의 의외성으로 주목받았던 <노바디>의 성공 공식을 다시 한 번 반복하고자 하는 속편이 개봉했다. <노바디 2>는 예상 가능한 속편의 문제점들을 고스란히 답습한다. 전편이 만들었던 의외성의 신선함은 이제 희미해졌고 속편 특유의 기계적 반복과 과잉만이 남았다.
평범한 중년 가장이 숨겨진 실력으로 악역을 제압하고 가족을 지킨다는 골격은 유지하지만 그 무대를 가정에서 휴양지로 옮겨졌을 뿐, 모든 액션과 서사는 재반복과 미세한 변주에 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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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바디>2 스틸. |
| ⓒ 유니버설 픽쳐스 |
<노바디 2>는 이 모든 요소를 표면적으로 반복한다. 일상과 폭력의 대비는 기계적으로 재현된다. 전편에서 집안에서 일어난 강도 사건이 러시아 마피아와의 전면전으로 확장되는 서사는 속편에 이르러 놀이공원에서의 사소한 마찰이 지역 부패 세력과의 갈등으로 이어지는 예측 가능한 플롯으로 축소됐다.
전편의 버스 시에서 허치(밥 오덴커크)가 억눌렀던 분노를 분출시키는 광경은 영화의 시그니처라고 할 만 했다. 하지만 속편에서는 그러한 장면이 부재한다. 놀이공원 직원이 딸의 뒤통수를 때리자 허치가 폭발하는 장면은 구조상으로는 유사하지만 캐릭터의 내적 변화나 관객의 감정 이입 면에서는 열화된 버전처럼 느껴진다. 전작의 성공 동력을 지나치게 맹신한 속편은 속편만의 오리지널리티를 확실하게 구축하지 못한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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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바디2> 스틸. |
| ⓒ 유니버셜픽쳐스 |
놀이공원의 시각적 화려함은 액션의 긴장감을 오히려 분산시킨다. 회전목마와 범퍼카를 활용한 추격전의 아이디어는 참신하지만 정작 액션에 힘을 줘야 할 때 산만함만 가중시킨다. 이를 뒷받침하는 건 카메라 워크의 일관성 부족이다. 전편의 핸드헬드 카메라와 클로즈업 위주의 타격감 연출을 답습한다. 이는 액션을 행하는 배우의 한계일 수도 있지만 이를 보완하려는 카메라 워크는 없다시피 한다.
<노바디> 시리즈는 2010년대 후반 할리우드의 트렌드 중 하나인 중년 액션 히어로물의 연장선에 있다. 여기에 <존 윅> 시리즈가 키아누 리브스를 통해 정립한 은퇴한 킬러의 복귀 서사를 밥 오덴커크로 변주한 것이 전편의 성취였다. 하지만 <노바디 2>는 이러한 계보 안에서 뚜렷한 진전을 보여주지 못한다. 샤론 스톤이 연기하는 악역 렌디아는 <존 윅> 시리즈의 멋들어진 악역 설계나 <이퀄라이저>의 심리적 깊이를 갖춘 적대자와 비교한다면 평면적이다.
욕설을 남발하며 위협적으로 보이려는 액션을 반복하지만, 정작 중요한 허치와의 대결에서는 긴장감을 만들어내지 못한다. 악역의 약화는 곧 주인공의 매력 감소로 이어진다. 전편에서 율리안(알렉세이 세레브리야코프)은 허치의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고리였다. 두 인물의 대결은 단순한 물리적 충돌을 넘어 서로 다른 생활 철학의 충돌이기도 했다. <노바디 2>의 렌디아는 그런 상징적 의미를 갖지 못한 채 기능적 악역에 머물러 있다. 이건 속편 특유의 문제라기보다는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내지 못하는 영화의 단점처럼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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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바디 2> 스틸. |
| ⓒ 유니버셜픽쳐스 |
<노바디 2>는 오락영화로서의 매력은 갖춘 작품이다. 89분의 적절한 러닝타임, 예측 가능하지만 효과적인 액션 시퀀스, 가족 영화로서의 건전한 메시지까지 장르 영화가 갖춰야 할 요소들을 모두 포함하고 있다. 하지만 속편으로서 시리즈를 발전시키기보다는 현상유지에 급급했고 전편이 보여준 장르적 신선함은 이어지지 못했다. 예상 가능한 속편의 운명을 벗어나지 못한 작품이다.
나쁘지 않지만 특별하지도 않고, 실패작은 아니지만 성공작이라고 말하기도 어렵다. 시리즈의 연속성을 위한 다리 역할 정도의 의미는 있지만, 독립적인 작품으로서의 존재 이유는 약하다. 현재 할리우드 속편 제작 시스템의 한계를 보여주는 사례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개인 SNS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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