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팀 참가' 박신자컵, 스케일 더 커졌다

양형석 2025. 8. 29.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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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프로농구] 30일 일본·스페인·헝가리 등 10개 구단 참가하는11회 박신자컵 개막

[양형석 기자]

'한국 여자농구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는 누구인가?'라는 주제가 나오면 농구팬들 사이에서는 많은 논쟁이 벌어질 것이다. 50대 이상의 장년층은 한국의 LA올림픽 은메달을 이끈 박찬숙을 꼽을 것이고 WKBL 출범 초기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WKBL MVP 7회 수상에 빛나는 '농구 여제' 정선민이 떠오를 것이다. 젊은 농구팬들은 WNBA와 튀르키예 리그를 경험한 박지수(KB스타즈)가 가장 먼저 생각날 것이다.

하지만 박찬숙과 정선민, 박지수 모두 이 선수가 일찌감치 토대를 닦아 놓지 않았다면 한국에서 최고의 선수로 성장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바로 한국의 1965년 아시아선수권 우승과 1967년 세계선수권 준우승을 이끌었던 한국 여자농구의 '아이콘' 박신자 여사가 그 주인공이다. 박신자 여사는 지난 1999년 동양인으로는 최초로 세계 여자농구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며 세계적으로도 그 명성을 인정 받았다.

한국여자농구연맹은 지난 2015년부터 박신자 여사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박신자컵을 개최했고 올해로 11번째 대회를 맞는다. 2021년까지 국내 구단들로만 대회를 치렀던 박신자컵은 2022년 대만 구단을 초청했고 2023년엔 일본과 호주, 필리핀 구단, 작년에도 일본과 대만 구단을 초청해 대회 규모를 키웠다. 그리고 올해는 역대 최초로 스페인과 헝가리 구단이 참가해 어엿한 국제대회로 치러지게 됐다.

유럽 장신 구단과 경쟁할 수 있는 기회
 작년 박신자컵 우승팀 후지쯔 레드웨이브는 올해도 출전해 대회 2연패를 노린다.
ⓒ 한국여자농구연맹
박신자컵은 WKBL 개막을 두 달 여 앞둔 7~8월에 열린다. 물론 팬들은 '겨울 스포츠'인 농구를 여름에 즐길 수 있다는 매력이 있지만 각 구단의 주력 선수들은 대부분 시즌 개막에 맞춰 몸을 만들기 때문에 박신자컵 일정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따라서 지난 2021년까지 박신자컵은 주로 각 팀의 유망주들이나 시즌 때 많은 출전 시간을 갖지 못한 식스우먼들이 출전하는 '퓨처스리그'의 성격이 강했다.

주전 선수들이 출전을 꺼리면서 대회의 흥미와 팬들의 관심은 떨어질 수밖에 없었고 한국여자농구연맹은 2022년부터 해외 구단을 초청하기 시작했다. 특히 아시아의 여자농구 강국 일본 구단들이 참가하기 시작한 2023년 대회부터는 WKBL 구단도 주전 선수들을 대거 투입하면서 대회의 재미가 크게 올라갔다. 그렇게 박신자컵은 시즌 개막 전 흥미롭게 즐길 수 있는 '여름 컵대회'로 자리 잡았다.

올해로 11회째를 맞는 박신자컵에는 작년 대회 우승팀인 일본의 후지쯔 레드 웨이브와 댄소 아이리스, 그리고 세계랭킹 6위 스페인의 카사데몬트 사라고사, 헝가리의 DVTK 훈테름이 참가한다. 스페인의 카사데몬트는 유로리그에서 플레이 인 스테이지까지 진출했던 강팀으로 190cm가 넘는 장신 선수가 4명이나 포함돼 있다. 헝가리의 DVTK 역시 190cm가 넘는 선수가 3명 포함된 '장신 군단'이다.

지난 2년 동안 일본 구단에게 박신자컵 우승 트로피를 내줬던 WKBL 구단에게 유럽의 두 팀이 합류하는 올해 박신자컵은 더욱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외국인 선수 없이 리그를 운영하는 WKBL에서 장신 선수들이 포함된 유럽 구단을 상대하는 것은 WKBL의 경쟁력을 확인하기에 좋은 기회가 아닐 수 없다. 국내 구단들이 유럽팀을 상대로 자신감 있는 플레이로 선전해주길 기대해 본다.

'여왕' 박지수의 컴백과 신인 사령탑의 데뷔
 2023-2024 시즌 8관왕을 차지하고 유럽리그에 진출했던 박지수는 1년 만에 KB로 컴백했다.
ⓒ 한국여자농구연맹
KB는 지난 시즌 정규리그 4위로 간신히 플레이오프에 진출했지만 플레이오프에서 정규리그 우승팀 우리은행 우리WON과 5차전까지 가는 접전을 벌이며 크게 선전했다. KB는 지난 시즌 아시아쿼터상을 수상한 나가타 모에(토요타 안텔로프스)가 일본으로 돌아갔지만 이를 상쇄하고도 남을 희소식이 전해졌다. 지난 시즌 튀르키예 리그 갈라타사라이 SK에서 활약했던 박지수가 KB로 복귀한 것이다.

박지수는 KB 유니폼을 입고 활약했던 8시즌 동안 정규리그 MVP 4회와 챔프전 MVP 2회, 득점왕 3회, 리바운드왕 6회, 블록슛왕 5회를 차지한 자타가 공인하는 WKBL 최고의 스타 플레이어다. KB 역시 박지수가 활약했던 지난 8번의 시즌 동안 두 번의 챔프전 우승과 3번의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하면서 WKBL 출범 후 최고의 전성기를 보냈다. 따라서 박지수의 복귀는 KB에게 최고의 호재가 아닐 수 없다.

KB는 박지수가 없었던 지난 시즌 슈터 강이슬과 아시아쿼터 나가타 모에, 포인트가드 허예은이 '삼각편대'를 형성해 팀을 이끌었다. 여기에 박지수의 분당경영고 동기 나윤정이 20경기에서 평균 29분을 소화하며 수비와 외곽에서 큰 도움을 줬고 7.82득점5.50리바운드를 기록하며 홍유순(신한은행 에스버드)과 신인왕 경쟁을 벌인 송윤하도 루키 시즌의 경험을 바탕으로 더욱 성숙한 기량을 보여줄 예정이다.

프로 스포츠에서 시즌이 끝나면 하위권 팀들은 감독 교체를 통해 분위기를 바꾸는데 WKBL에서도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던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이 각각 최윤아 감독과 이상범 감독으로 사령탑을 교체했다. 코치 경험은 많지만 감독으로는 초보인 최윤아 감독과 남자프로농구 감독으로 통산 606경기를 소화하고 처음 여성팀을 지도하는 이상범 감독은 박신자컵을 통해 실전 데뷔전을 갖는다.

풀타임 2명 출전 가능한 아시아쿼터
 지난 6월에 선발된 10명의 아시아쿼터 선수들은 박신자컵을 통해 농구팬들에게 첫 선을 보인다.
ⓒ 한국여자농구연맹
지난 시즌이 끝난 후 9명의 선수가 FA자격을 얻었지만 현역 은퇴를 선언한 이경은과 구슬, 김나연,그리고 사인앤 트레이드를 통해 우리은행으로 이적한 강계리를 제외하면 모든 선수가 원 소속구단과 재계약했다. 따라서 이번 시즌 WKBL 구단의 전력 보상은 사실상 아시아쿼터 드래프트가 유일했다. 그리고 이번 박신자컵에서는 모든 쿼터에서 아시아쿼터 선수 2명이 제한 없이 동시에 출전할 수 있다.

지난 6월 9일에 열린 아시아쿼터 드래프트에는 총 18명의 일본 선수들이 신청해 10명이 지명을 받아 작년의 9명보다 한 명이 늘어났다. 이 선수들은 박신자컵에서 처음 농구팬들 앞에 서게 되는데 박신자컵 활약에 따라 정규시즌에서의 활용폭이 어느 정도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박신자컵에 출전하는 10명의 아시아쿼터 선수들이 농구팬들과 코칭스태프의 눈도장을 찍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하는 이유다.

올해 아시아쿼터 중 가장 주목 받고 있는 선수는 역시 전체 1순위로 하나은행의 지명을 받은 아시아쿼터 최고령(1992년생) 선수 이이지마 사키다. 지난 시즌 BNK 썸에서 활약하며 BNK 우승에 크게 기여했던 이이지마는 올해 하나은행으로 팀을 옮겨 골밑과 외곽을 오가며 궂은 일을 담당할 예정이다. 하나은행은 아시아쿼터 드래프트 2라운드 지명권을 포기했을 정도로 이이지마에 대한 기대가 매우 크다.

신한은행은 작년의 타니무라 리카에 이어 올해도 185cm의 골밑 자원 미마 루이를 선택했고 KB는 허예은의 부담을 줄일 수 있는 포인트가드 사카이 사라를 지명했다. 일본 국가대표 출신 센터 가와무라 미유키는 삼성생명 블루밍스 유니폼을 입게 됐다. 한편 지난 시즌 우리은행과 삼성생명에서 활약한 스니가와 나츠키와 히라노 미츠키는 각각 BNK와 신한은행 유니폼을 입고 박신자컵에서 선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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