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클럽도 클럽이다" 군산이 들썩인다, 바로 책 때문에

김규영 2025. 8. 28.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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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30~31일 군산 회관에서 북페어 개최... 김애란 작가-신형철 평론가 대담 예고

[김규영 기자]

▲ 군산북페어 1 군산북페어는 건축가 김중업의 유작인 군산회관에서 열린다. 건물 곳곳에서 특유의 원기둥과 원과 직선의 접촉을 볼 수 있다.
ⓒ 김규영
두근두근. <두근두근 내 인생>의 김애란 작가가 신작 <안녕이라 그랬어> 대담으로 방문한다고 하니 2025 군산북페어를 기다리는 심장이 더 두근거린다. 지난해 6600명의 방문객이 군산북페어를 찾았다. 첫 회라는 사실을 고려하면 놀라운 숫자라는 평가다. 공간이 협소하다며 다른 큰 공간을 써야 하지 않느냐는 말도 있었다(관련 기사 :집 앞서 열린 '힙한' 군산북페어, 모두가 놀라다).

그러나 군산북페어는 역시 군산회관 GCC(Gunsan Creative Center)에서 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건축가 김중업의 유작인 바로 이곳은 독특한 외관과 내부 구조를 갖춘 멋스러운 건축물이며, 구 군산시민문화회관으로 군산 시민들이 직접 문화향유의 주인공으로 무대를 누볐던 역사가 있다. 새로운 공간이 생기면서 오랫동안 방치되었던 곳이 협업의 재생과 전환을 통해 다시 돌아온 것이다(관련 기사 : 요즘 군산에선 '거기 가시죠?' 인사가 유행입니다).

북페어란 무엇인가? 이 질문에 답하다

'북페어의 북페어'를 목표로 하는 군산북페어 역시 마찬가지이다. 국내외 수많은 북페어가 열리고 있는 현재, 군산북페어는 더 많은 책을 팔기 위해 더 큰 장소를 찾는 대신 질문을 던진다. 북페어란 무엇인가? 이 질문은 북페어 뿐 아니라 책에 대한 질문이기도 하다. 책이란 무엇인가? 우리는 왜 책을 만드는가? 왜 책을 읽는가? 군산북페어의 특징은 아래와 같다.

군산북페어는 부스 참가비를 받지 않는다. 연혁과 규모에 상관없이 모두 동일한 크기의 부스를 배정 받는다. 북페어 운영 방침은 대체로 참가사 자율에 맡기고, 주최 측은 안전한 운영 지원에 힘쓰자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참가사를 초청에는 지명도와 유명세는 크게 고려하지 않는 대신, 독립출판과 기성출판, 중앙과 로컬의 균형에 유의해 한쪽에 치우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

- 군산북페어 홈페이지 안내문 중에서

군산북페어를 찾아오는 방문객 역시 입장료나 참가비를 내지 않는다(일부 예외). 총 120개의 부스와 전시, 토크 프로그램을 즐기며 북페어가 무엇이며, 책이 무엇인지 함께 생각하게 될 것이다.
▲ 2025년 군산북페어 프로그램 대담과 토크, 전시와 팝업 책방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다.
ⓒ 군산북페어(인스타그램)
북페어의 정체성을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특히 '북페어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라는 부제의 <아트 북 페어 나우> 전시를 놓치고 싶지 않을 것이다. 관습출판, 즉 직사각형의 전형적인 '책' 형태에만 익숙한 독자에게는 낯설 수 있다. 그러나 책이라는 물건이 얼마나 다양한 형태로 존재할 수 있는지 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그래픽 디자인과 북디자인의 근황을 엿볼 수 있는 <메이드 인 신신신> 전시와 <리소는 아름답다> 전시도 마찬가지다. <서점은 전진한다 - 한국의 젊은 서점들>, <독자를 찾아서 - 누가 읽는가, 어디에 있는가?>와 같은 주제 토크도 흥미롭다. 3층에 따로 마련된 군산 빌리지의 16개 부스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지난해보다 뜨거운 참가 열기... 다채로운 프로그램 예고
▲ 군산북페어 프로그램 가이드 뒷편에 있는 2024 군산북페어 프로그램과 비교하는 즐거움도 크다.
ⓒ 김규영
2025 군산북페어는 세 단어를 가져왔다. 셰어링Sharing(공유와 나눔). 케어링Caring(보살핌), 퍼블리싱Publishing(출판). 북페어의 목적이 판매와 홍보, 확장에 있지 않음을 분명하게 드러내고 있다. 출판은 자신의 목소리를 밖으로 꺼내고 나누는 것이다. 자신의 것이기 때문에 남과 똑같을 수 없다. 낯설고 다른 것을 배척하지 않고 호기심과 호의로 환대 하는 것이 군산 북페어가 지향하는 세계가 아닐까.
지난해 황석영 작가와 류보선 문학평론가가 포문을 열었던 특별 대담의 자리에 김애란 작가와 신형철 문학평론가가 온다. 신형철 평론가는 김애란 작가의 신작 <안녕이라 그랬어>의 해설에서 "좋은 예술은 공동체를 제 마음과 대면하게 하여 의식의 부패를 막는 약"이라는 인용과 함께 서로에게 '안녕'을 묻는 작가를 '사회학자'라고 부른다. 이것은 "시 쓰기는 낯선 타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행위"라고 말한 나희덕의 시를 떠올리게 한다.
▲ 그래픽숍 군산시 구영4길 16-2 위치한 그래픽숍은 북페어 기간 중에 문학동네 시장詩場이자 북페어 팝업상점으로 운영된다.
ⓒ 김규영
나희덕 시인은 신작 <시와 물질>에서 "한 편의 시가 폭발물도 독극물도 되지 못하는 세상에서, 수많은 시가 태어나도 달라지지 않는 이 세상에서" 우리의 시대와 시는 어떠해야 하는지를 묻는다.

'나희덕 북토크'는 오는 29일 군산회관이 아닌 군산 원도심의 영화동 그래픽숍에서 진행한다. 그래픽숍은 오는29일부터 31일까지 출판사 문학동네가 여는 시집 팝업 서점으로 운영된다. 그래픽숍은 지난 8월 초부터 군산북페어 팝업 상점으로 운영하고 있다. 오는 9월 5일까지 군산북페어에 참가하는 10여 개 팀의 굿즈를 구입할 수 있다. 군산회관이 있는 나운동은 상가와 주택이 밀집해 있는 평범한 주거와 상업의 공간이다. 군산회관에서 군산 여행자들이 즐겨 찾는 원도심까지는 차량 10분 거리로 일직선으로 이어져 있다.

지난해 보다 2배에 가까운 참가 신청이 쇄도했을 정도로 군산 북페어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군산의 독서가들도 설레고 있다. 군산에서 활동하는 북클럽들의 연합 모임인 군산북클럽네트워크에서는 군산북페어 기간에 '책펴기'를 제안하고 있다.

'책펴기'는 독서 플래쉬몹으로 지정 시간 동안 한 자리에서 각자의 책을 읽는 현장 참여형 퍼포먼스다. 북페어 첫 날인 오는 30일 오후 3시부터 30분 동안 군산회관 1층 야외 공간에서 진행한다. 별도의 신청없이 누구나 바로 참여할 수 있다. 책 한 권만 들고 오면 된다.

북페어는 책을 판매하는 시장이 아니다. 독자는 책을 구매하는 소비자만이 아니다. 책을 만들고, 팔고, 즐기는 모두가 '읽는 사람'이 되어 모이는 순간을 경험하고자 한다면 '책펴기'에 동참하길 바란다. 규모가 크지 않아도 군산 시민이 자발적으로 축제에 참여한다 의미가 있을 것이다.
▲ 북클럽도클럽이다 전시 공강 월명동에 위치한 자주적관람 (군산시 구영5길 21-4)에서 군산의 북클럽을 소개하는 전시를 진행중이다. 8월 31일까지
ⓒ 김규영
군산북클럽네트워크는 14개의 다양한 책모임들이 상호간 근황을 물으며 함께 '내년에 읽어볼 만한 한 권의 책'을 선정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현재 군산 월명동 자주적관람에서 그간의 활동을 소개하는 전시를 진행 중이다(오는 31일까지).

뜨거운 여름, 군산의 동네 지인들 만나면 서로 흥분된 인사를 나눈다.

"군산북페어 가시지요?"
"그럼요! 그런데 프로그램 신청은 실패했어요!"

괜찮다. 현장은 언제나 가능성과 유연함이 넘칠 것이다. 북마켓의 재미에 빠져 북토크 시간을 놓치는 신청자도 생기게 마련이고, 북토크를 놓쳐도 즐길 수 있는 북마켓과 전시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군산북페어 포스터는 파란색으로 시원하게 흐르고 있다. 군산의 주변에는 서해, 금강, 만경강, 동진강의 물이 있다. 막힘없이 물이 흐르기를, 갇혀 썩지 않기를, 썩어 죽지 않기를, 물이 흐르고 생명이 흐르기를. 세상의 글자와 종이들이 생명의 물로 인간의 마음과 몸으로 흐르기를 기원한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개인 SNS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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