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 '부품사' 넘어 '미래차 두뇌' 직접 만든다

정진주 2025. 8. 28.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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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용 반도체·로보틱스 신사업 선언…SDV 시대 대응해 고부가가치 전환
통신용 SoC·배터리 모니터링 반도체 자체 설계, 전력 반도체 개발 로드맵 공개
글로벌 공급난 교훈 삼아 반도체 내재화 추진, 국내 생태계 협력 강화
이규석 현대모비스 사장이 지난 27일 여의도 페어몬트 호텔에서 열린 ‘2025 CEO 인베스터 데이’ 발표자로 나서 회사 미래 성장 전략과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현대모비스

현대모비스가 차량용 반도체와 로보틱스를 미래 성장 동력으로 낙점하며 '단순 부품사'에서 '모빌리티 기술 기업'으로의 대전환을 선언했다. 이번 발표는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시대를 맞아 차량의 두뇌인 반도체 기술 주도권을 확보하고 반복된 글로벌 공급망 불안정을 해소하며 고부가가치 사업으로의 체질 개선을 이루겠다는 승부수로 해석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모비스는 전날 열린 '2025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차량용 반도체와 로보틱스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고 발표했다.

이날 발표된 내용에 따르면 현대모비스는 반도체 개발에 있어 시스템 반도체와 전력 반도체의 '투트랙' 전략을 추진한다. 특히 SDV(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 제어에 필요한 '통신용 SoC(System on Chip)'와 배터리 안정화에 필수적인 '배터리 모니터링 반도체(BMIC)'를 자체 설계하며 핵심 역량을 확보할 방침이다. 현재 에어백 제어용 등 총 16종의 반도체를 자체 개발해 양산 중인 현대모비스는 이러한 역량을 바탕으로 차세대 반도체 11종을 추가로 개발하고 있다.

또한, 국내 완성차, 팹리스, 파운드리 업체들을 잇는 협력 생태계 구축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으며 다음 달 포럼을 개최하는 등 관련 생태계 확장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자동차 부품사가 왜 '반도체'를 직접 만들려 하는가?

현대모비스의 이번 결정은 기존 부품 사업의 한계를 넘어서고 미래 모빌리티 시장을 주도하겠다는 의지에서 비롯된 것으로 해석된다.

자동차 산업의 무게중심이 SDV로 이동하며 차량의 성능과 기능을 좌우하는 것은 기계적 부품이 아닌 소프트웨어와 반도체가 됐다. 현대모비스는 이 흐름 속에서 SDV의 두뇌인 반도체 기술을 자체적으로 확보하지 못하면 미래 기술 주도권을 놓칠 수 있다는 판단을 한 것이다.

현대모비스는 제어기 개발 조직과 반도체 개발 조직을 모두 보유하고 있어 경쟁사 대비 약 2년 더 빠르고 효율적인 개발이 가능하다는 점을 독자적인 경쟁력으로 강조했다.

이에 SDV 제어에 필수적인 시스템 반도체와 전동화 차량의 성능을 좌우하는 전력 반도체를 직접 설계하는 '투트랙' 전략을 추진한다. 전력 반도체의 경우 2026년까지 실리콘 IGBT를, 2028년까지 실리콘 카바이드(SiC) MOSFET 개발을 완료해 경쟁 우위를 확보한다는 구체적인 로드맵도 제시했다.

이규석 현대모비스 사장이 지난 27일 여의도 페어몬트 호텔에서 열린 ‘2025 CEO 인베스터 데이’ 발표자로 나서 회사 미래 성장 전략과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현대모비스

이는 현대차그룹의 공급망 불안정성을 해소하려는 노력과도 맞닿아 있다. 지난 몇 년간 이어진 글로벌 반도체 공급난은 완성차 생산에 막대한 차질을 빚으며 외부 의존의 한계를 드러냈다. 실제 현대차그룹은 2021년 반도체 부족으로 아산공장, 울산공장 가동을 일시 중단하는 등 생산 차질을 겪었으며 연간 수십만 대의 판매 손실을 기록하기도 했다.

현대모비스는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생산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반도체 내재화를 선택했다. 이는 한국 반도체 산업이 메모리 반도체에 편중되고 95%가 넘는 차량용 반도체 해외 의존도를 해결하기 위한 전략이다.

현대모비스가 현대차그룹이라는 안정적인 수요를 제공하는 역할을 하면서, 국내 팹리스 기업들이 차량용 반도체 분야로 빠르게 전환하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다음 달에는 국내 차량용 반도체 산업 발전과 생태계 강화를 위한 '오토 세미콘 코리아(ASP)' 포럼을 주관할 예정이다.

또한, 고수익 사업으로의 포트폴리오 전환을 통해 기업의 체질을 바꾸려 한다. 기존의 범용 부품 사업은 수익성 개선에 한계가 있었지만 기술 장벽이 높고 마진율이 큰 차량용 반도체와 로봇 액추에이터는 새로운 성장 축이 될 수 있다.

이호근 대덕대 교수는 현대자동차그룹의 전반적인 기조를 '모든 핵심 부품을 수직 계열화해 자체 생산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교수에 따르면 자동차 한 대에 약 400~500개의 반도체가 탑재되며 전동화 및 자율주행 기술 발전으로 인해 반도체와 배터리가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이 교수는 "결국 원가 비중이 높아지는 부품들에 대해선 단계적으로 자체 생산하는 쪽으로 가는 게 현대차의 전체적인 기조"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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