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체적 관리부실 민낯 '제주시청 횡령사건', 어느 선까지 문책 할까

윤철수 기자 2025. 8. 28.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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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조사 나서는 감사위원회, 원인 규명.문책 대상자 판단 촉각
9월 한달간 조사...'운영.관리 내부통제시스템' 중점 확인 방침
2018~2025년 중 언제부터 적용?...책임 묻는다면, 문책 범위는?
제주특별자치도 감사위원회가 제주시청에서 발생한 쓰레기 종량제봉투 판매대금 횡령사건에 대해 9월 한달간 특별조사를 실시키로 해 귀추가 주목된다.

제주시청 소속의 한 공무원이 수년에 걸쳐 수억원의 쓰레기 종량제봉투 판매대금을 지속적으로 횡령해 온 사실이 드러나면서 큰 파장이 일고 있는 가운데, 제주특별자치도 감사위원회가 본격 조사에 나서기로 해 귀추가 주목된다.

9월 한달간 이 사건 관련 운영.관리 통제시스템에 대한 집중적 조사를 벌인 후 엄중한 조치를 내린다는 방침이다.

감사위의 이번 조사는 9월 한달 간에 걸쳐 실시된다. 9월 1일부터 5일까지 예비점검을 한 후, 8일부터 30일까지 실질조사가 이뤄진다. 특별점검 형식을 띄고 있으나, 내용은 일반적 종합감사 기간보다 긴 일정의 고강도 조사를 예고했다. 

'횡령사건'의 형사적 부분은 이미 수사기관의 수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감사위 특별점검에서는 쓰레기 종량제 봉투 판매대금 관리 운영체계 중심으로 조사가 진행된다.

제주시청 생활환경과를 대상으로는 종량제봉투 판매대금 운영․관리실태를 중점적으로 조사하고, 나머지 제주시 전 부서를 대상으로는 사용료 등 현금 취급 세외수입 분야 특별검검을 한다는 계획이다.

세부적으로 횡령사건과 관련해서는, 종량제 봉투 판매대금 회계 처리 등의 적절성 관련해 종량제봉투 판매 취소 내역 확인 및 판매대금 세입처리 적정 여부를 집중적으로 확인한다. 판매대금 수납방식(현금․신용카드․계좌) 구조적 문제, 그리고 회계 관계 직원 지정 여부도 점검한다.

종량제봉투 관리와 관련해, 물량은 어떻게 보관했는지, 재고 관리와 자재의 입출고 현황을 기록하는 장부인 '수불부(收拂簿)'가 제대로 기록되고 있었는지, 정기적 재고확인은 이뤄졌는지도 확인한다. 
 
매도전표와 공급대장 관리 여부 등도 면밀히 들여다볼 예정이다.

종량제봉투 운영·관리 내부통제시스템 관련한 조사도 집중적으로 이뤄진다. 특히 공무직 장기근무에 따른 업무분장 및 순환보직 여부, 종량제봉투 관련 내부통제시스템을 점검할 계획이다.

이 밖에 제주시 전 부서를 대상으로는 현금 취급 업무 절차 및 관련 시스템 운영실태 등 세외수입 분야 현금 취급업무 실태의 문제점 및 개선이 필요한 사항 등에 대한 근본적인 확인 및 점검을 실시한다.

감사위는 이번 특별점검을 통해 종량제봉투 판매·관리 전 과정을 비롯한 세외수입 분야 현금취급에 대한 내부통제시스템 강화 및 지속적인 점검을 통해 부정·비리를 사전에 예방하고, 투명하고 책임 있는 재정 관리체계를 확립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또 조사 과정에서 위법·부당한 사항이 적발될 경우 관련 규정에 따라 엄중 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가운데, 수사기관의 조사와 별개로 감사위 조사가 진행된다면 내부통제시스템 문제에 대한 원인 규명을 제대로 할지, 관리 및 운영의 부실의 문제가 확인될 경우 문책 대상자를 어느 선까지 제시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앞서 김완근 제주시장은  이번 사건에 대해 사과 입장을 밝히면서, "수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해당 직원과, 직무 감독자들에 대한 엄중한 문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제대로 책임을 물을 수 있을지 회의적 시각도 적지 않다. 횡령 혐으로 수사를 받고 있는 해당 직원 ㄱ씨의 근무기간이 2018년부터 2025년 현재까지인데, 그동안 소속 팀장.과장.국장이 수차례 교체되고, 퇴직자가 많아 책임을 묻기 쉽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앞서 2018년부터 올해 7월까지 종량제봉투 판매업무를 담당해온 ㄱ씨는 현금 결제를 한 판매업소에 실제 주문한 봉투를 배달하고 현금을 받았음에도 전산상으로는 '주문 취소'를 한 것처럼 조작하는 수법으로 돈을 가로채 온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제주시가 2021년부터 2025년 사이 이뤄진 '주문 취소' 건수에 대한 사실 확인 결과 횡령액은 무려 6억여원에 달했다. 아직 파악이 이뤄지지 않은 시점(2018~2020년)까지 조사가 이뤄진다면 횡령액은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되는 상황이다. 

문제는 ㄱ씨가 수년간 동일한 방법으로 횡령을 해 왔고, 그 금액도 수억원대에 이르나 정작 제주시청 내부에서는 판매업무에 대한 교차적 체크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는 점이다. 

뿐만 아니라 한해 백억원대의 돈이 오가는 중요한 사업임에도, 판매 물량 및 수입 관리체계는 극히 허술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시의 쓰레기 종량제봉투는 한해 보통 1700만매에서 1800만매가 판매된다. 연간 판매수입은 125억에서 130억원 규모다. 전담 직원 한명이 판매대금을 빼돌리는 비위가 장기간에 걸쳐 행해졌으나, 공직 내부에서는 '깜깜이 행정'의 단면을 그대로 드러냈다. 실제 판매내역과 재고물량에 대한 정확한 조사 한번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결제방식의 문제도 드러났다. 서귀포시와 달리, 제주시에서는 온라인 카드결제 및 계좌이체 방식이 없었다는 점이다. 작년 기준으로 73억8249만원은 현장에서 카드결제를, 나머지 54억1320만원은 고지서 발부를 통한 현금 결제로 이뤄졌다. 바로 이 현금결제에서 횡령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감사위의 이번 특별 조사는 총체적 관리부실의 민낯이 드러난 사건의 실체적 진실에서 운영 및 관리 통제시스템에 구멍이 생긴 원인을 규명하는데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내부 통제시스템에 대한 조사는 단순한 개인범죄 차원을 넘어 공직내부의 구조적 문제를 바로잡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특별조사 계획이 발표된 후 공직 내부는 술렁이고 있다. 감사위가 문책 대상자 범위를 어떻게 제시할지에 크게 주목하는 부위기다. 내부 통제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는 결론이 내려진다면, 문책 요구 수순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횡령사건의 범죄가 행해진 기간이 7년이어서 문책 대상자를 정하는 일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직무 감독자'를 어느 시점부터 적용할 것이고, 어느 지위까지 책임을 물을 것인지가 관건이다. 감사위는 어떤 판단을 내릴까.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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