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궁화 새싹 된장국, 그 시절 어머니의 봄 밥상
이완우 2025. 8. 28. 09:51
전북 진안군 내동산 산림연구원 고원화목원 여행
[이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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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 진안 전북산림환경연구원 고원화목원 |
| ⓒ 이완우 |
60여 년 전의 어린 시절, 집 앞 텃밭 울타리에는 무궁화 나무 수십 그루가 여름 내내 수많은 꽃을 피웠다. 어머니는 봄에 무궁화 새싹을 따서 된장국을 끓여 아침 밥상에 올리기도 했다. 무궁화는 아욱과 식물이어서, 어린 싹은 모양과 맛이 텃밭의 아욱과 비슷하였다.
이른 아침 활짝 핀 무궁화 꽃잎에 맺힌 이슬. 햇살이 비치면 영롱한 구슬처럼 반짝였다. 비 오는 날 무궁화 꽃잎은 더욱 싱싱하고 화려하였다. 무궁화 울타리 골목에서 친구들과 놀이하였다. 술래가 되어 두 손바닥으로 눈을 가리고 빠르게 외쳤다.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눈을 뜨고 보면, 친구들은 어디론가 숨어버렸다. 미처 숨지 못한 친구는 바로 잡혔고, 꼭꼭 숨은 친구들은 동네 골목을 헤집으며 한참 찾으러 다녔다. 요즘은 무궁화 나무와 꽃을 보기가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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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산심계 무궁화꽃 |
| ⓒ 이완우 |
무궁화꽃이 아름다운 계절
전북 진안의 내동산(887m)은 섬진강 상류의 마령과 백운 들녘을 내려다보고 있다. 내동산 산기슭에 전북산림환경연구원과 고원화목원이 있다. 장수 팔공산을 거쳐 덕태산과 성수산으로 이어지는 금남호남정맥이 웅장하다. 이곳 고원화목원에 무궁화꽃이 아름다운 계절이다. 비 내리는 지난 26일, 무궁화꽃을 보러 진안고원으로 여행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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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궁화꽃 |
| ⓒ 이완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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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궁화꽃 |
| ⓒ 이완우 |
고원화목원의 야생화원에는 사계절 내내 300여 종의 야생화들이 아름답고 정겨운 모습으로 자연스럽게 피고 진다. 이곳은 다양한 식물의 유전 자원 확보와 방문객의 들꽃과 식물 체험, 자연학습을 위한 공간이다.
피라미드 모양의 열대 식물원이 보이는 주차장 가까운 연못에 수련들이 꽃을 피웠다. 무궁화동산은 열대 식물원 위의 산기슭에 넓게 펼쳐졌다. 산기슭 개울을 따라서 기와를 얹은 담장이 이어졌다. 전통 건축 양식을 가미한 자연 식물원이 친근하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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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궁화꽃 |
| ⓒ 이완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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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궁화꽃 |
| ⓒ 이완우 |
무궁화는 인도 북부에서 중국을 거쳐 우리나라에 이르는 동북아시아 지역이 원산지이다. 북위 40도 남쪽의 해발 500m 이하 지역에서 잘 자란다.
무궁화는 끊임없이 피는 꽃, 영원 무궁토록 빛나며 겨레의 환한 등불이 되는 꽃이다. 무궁화는 계속 꽃을 피우니 근면하고, 맑고 깨끗한 꽃잎으로 순결하며, 햇빛을 좋아하며 생명력이 강하다. 이런 무궁화의 생태 속성이 우리 민족의 성정과 유사하다는 시각에 역사적으로 자연스럽게 나라 꽃으로 자리매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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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궁화꽃 |
| ⓒ 이완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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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궁화꽃 |
| ⓒ 이완우 |
무궁화가 아침에 피고 저녁에 지는 나라
무궁화는 나무 높이가 3~6m로 낙엽 지는 소교목이다. 여름과 초가을의 서너 달을 매일 같이 꽃이 피고 지는데, 8월 무더위에 개화가 절정이다. 무궁화 한 송이는 전날 밤을 새우며 꽃봉오리가 천천히 벌어지고, 아침 햇살과 함께 활짝 핀다. 해가 서녘에 지면 무궁화 꽃송이도 꽃잎을 오므리고 어둠과 함께 시든다.
무궁화의 홑꽃은 꽃잎이 5개이며 크기는 6~10cm 정도이다. 꽃의 생김새는 꽃자루, 꽃받침, 씨방과 밑씨를 기초로 꽃잎을 펼친다. 꽃의 중심에 수술대 한 개를 기둥처럼 세웠고, 이 수술대에 돌려가며 꽃가루 주머니 15개 정도가 위로 올라가며 붙어 있다. 수술대 끝에 암술대가 연결되고, 암술대 끝에 암술머리가 자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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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궁화꽃 |
| ⓒ 이완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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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궁화꽃 |
| ⓒ 이완우 |
무궁화 꽃은 홑꽃, 반겹꽃과 겹꽃으로 꽃 모양이 다양하다. 꽃의 중심부에 단심이 없는 순백색은 배달계이다. 중심부에 단심이 있으면 단심계, 중심부에 단심이 있으며 백색의 꽃잎에 붉은 무늬가 있으면 아사달계이다. 무궁화꽃을 배달계, 홍단심계, 자단심계, 청단심계, 백단심계, 아사달계로 세분하기도 한다.
동의보감과 본초강목에 의하면 무궁화는 그 뿌리, 꽃과 잎을 전통 의약재로 활용하였다. 예로부터 우리나라는 무궁화가 많아서 근역 또는 근화향이라 하였다. 동양 최고의 지리서인 산해경에는 군자국(君子國, 한국)에는 무궁화가 아침에 피고 저녁에 진다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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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련 |
| ⓒ 이완우 |
이곳 진안 내동산 고원화목원 연못에 수련이 제철이었다. 고원화목원 이곳저곳 꽃밭에는 계절 따라서 붓꽃과의 꽃창포, 노랑무늬흰붓꽃, 병부채, 제비북꽃, 금붓꽃, 부채붓꽃, 노랑붓꽃이 핀다. 백합과의 애기나리, 하늘나리, 옥잠화, 얼레지, 금강애기나리, 일월비비추, 좀비비추를 찾아볼 수 있다. 미나리아재빗과의 매발톱, 꿩의다리, 미나리아재비, 연잎꿩의다리, 할미꽃, 노루귀, 복수초가 핀다. 국화과의 쑥부쟁이, 산국, 벌개미취, 구절초, 은분취, 감국, 해국도 볼 수 있다.
단풍나무원에는 고로쇠나무, 공작단풍, 복자기나무, 중국단풍 다양한 종류의 나무가 식재 되었다. 고산식물원에는 한반도 높은 산악지대에 자라고 있는 식물을 수집하였다. 꽃향기원은 꽃향기가 좋은 식물을 심어 색다른 체험 기회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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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야생화 |
| ⓒ 이완우 |
무궁화원에 100종류가 넘는 무궁화가 화려하게 꽃을 피워 삼천리 화려강산을 이루었다. 무궁화꽃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섬세하고 아름답다. 비가 내리다가 그치기를 반복하는 날씨였다. 비가 내리면 우산을 펼치고, 빗방울이 성기면 그냥 비를 맞으며 무궁화 꽃밭을 몇 바퀴 돌았다. 무궁화나무의 끈기를 닮아간다.
고원화목원이 자리한 내동산에 안개가 피어올라 구름이 되어서 산을 감싼다. 제법 높은 산이 안개와 구름에 가려서 낮은 동산처럼 정겹게 보인다. 여름철 비 오는 날에 어린 시절의 추억이 어린 무궁화꽃을 여유롭게 감상하였다. 진안 내동산 산림연구소 무궁화원은 무궁화꽃으로 가득하여,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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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안 내동산 전북산림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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