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다스리면 암도 잘 다스립니다[아미랑]

이병욱 드림(대암클리닉 원장) 2025. 8. 28.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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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께 보내는 편지>
이병욱 박사 작품
마음을 잘 다스리는 일은 참 어렵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어려운 게 바로 화를 다스리는 일입니다. 태울 것이 다 사그라져 잿더미가 돼야 비로소 불길이 잡히는 것처럼, 마음속에서 끓어오른 화도 이와 비슷합니다. 마음의 응어리가 다 타고 온몸의 기력이 다 소진돼야 잡힙니다. 이렇기에 자신의 마음을 잘 다스릴 수 있으면 인생을 다스릴 수 있고 암도 잘 다스릴 수 있습니다.

사실 ‘스트레스’는 나쁜 말이 아닙니다. 스트레스, 즉 긴장감은 느슨한 육체와 정신을 딱 맞는 옷처럼 적당히 조여줘 우리 몸이 선순환되도록 합니다. 운동이나 자세 바르게 앉기 등은 육체에 가하는 일종의 스트레스입니다. 책 읽기나 생각하기, 묵상하기 등도 역시 정신에 적당한 스트레스를 줍니다. 이처럼 적당한 강도의 스트레스는 오히려 건강에 도움이 됩니다. 다만 긴장이 지속되거나 강도가 높으면 몸이 이기지 못하고 병적인 상태가 되면 문제가 됩니다.

건강한 사람도 스트레스 관리를 잘해야 하지만 아픈 사람, 특히 암 환자는 스트레스 관리에 더욱 신경을 많이 써야 합니다.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려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가 될 수도 있습니다만 노력해야 합니다. 몸이 스트레스에 기쁘게 반응하도록 해야 합니다.

환자는 “악성종양… 암입니다”라는 이야기를 듣는 순간 이미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았습니다. 그것이 평생 받은 스트레스 중에서 가장 큰 스트레스일 수도 있습니다. 이때 받은 스트레스는 투병하는 동안 점차 둔화하겠지만, 그 충격은 정도의 차이는 있어도 은근히 지속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왠지 우울하고 무기력하다, 기분이 좋지 않고 축 처진다, 무엇인가에 눌린 듯이 갑갑하다, 가슴이 답답하다, 소화가 잘 안 된다(스트레스 때문이 아니라 정말로 안 되는 때도 있습니다), 한 대 맞은 듯이 머리가 띵하다, 가슴이 벌렁거린다, 가만히 앉아 있으면 멍해진다 등과 같은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가 많습니다. 그때마다 환자의 얼굴을 보면 “이 분은 지금 스트레스를 받고 있구나”라는 느낌이 듭니다. 그러면 저는 이러한 환자들이 스트레스 관리를 잘하도록 몇 가지 조언합니다.

일명 ‘마음을 다스리는 스트레스 관리 십계명’입니다.

첫째, 상상으로 미리 걱정하지 마라.
둘째, 사람들과 어울려 대화하라.
셋째, 다른 일로 관심을 돌려 보라.
넷째, 라이프 스타일을 바꿔 보라.
다섯째, 적당히 운동을 하라.
여섯째, 우선순위를 정해 보라.
일곱째, 묵상을 하라.
여덟째, 봉사자가 되어라.
아홉째, 말을 줄이고 기도로 풀라.
열째, 자신만의 스트레스 대처법을 개발하라.

이 중에서 첫 번째 상상만으로 미리 걱정하지 말라는 것만 제대로 지켜도 가슴을 짓누르는 죽음의 공포에서 어느 정도 벗어날 수 있습니다.

“말기가 되면 많이 아프다던데, 아프면 어떻게 하지?”
“나는 과연 오래 살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은 쓸데없는 걱정을 불러옵니다. 서양 속담에 ‘오늘 일은 오늘 걱정하라!’는 말이 있습니다. 조금 더 생각해 보면, 내일 일을 미리 걱정하지 말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내일 걱정하는 일이 일어날 수도 있고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아프지 않을 수도 있고 건강을 되찾을 수도 있는 것입니다.

둘째 계명에는 주의점이 있습니다. 사람들과 대화하라고 해서 같은 질환에 걸린 사람과 부정적인 대화를 하는 것은 좋을 게 없습니다. 병원에서 환자들끼리 주고받는 수다는 간혹 치명적인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글쎄, 이 옆 침대에 있던 사람도 그러다 죽었대.”

얼핏 보아도 이런 대화는 하지 않는 게 더 좋아 보이지 않습니까? 병원에는 암 환자도 있지만 다양한 질병이 있는 환자들이 모여 있습니다. 저마다의 입장에서 이야기하다 보면 마음이 앞서서 부주의한 대화가 오갈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같은 암 환자와 대화하는 것도 그리 좋은 것은 아닙니다.

암을 극복한 사람이나 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는 믿을 만한 친구들과 대화하는 게 바람직합니다. 이처럼 사람과 대화하기 위해서는 대화 상대를 어느 정도는 가리는 게 좋은데, 보호자들이 이 역할을 대신해 줘야 합니다.

다음으로는, 취미를 만들어 다른 데로 관심을 돌리거나 적당한 운동을 해서 항상 마음속을 짓누르는 암 중심의 사고에서 벗어나는 게 좋습니다. 특히 운동은 몸을 건강하게 만들기 위해 무언가를 하고 있다는 자신감과 성취감을 심어줄 수 있어 적극적으로 권합니다. 스트레스가 생활 자체에서 오는 것이라면 생활 방식을 바꿔 보는 것도 도움이 되겠지요.

묵상의 시간도 필요합니다. 묵상이란, 마음에 무엇을 채우는 시간이 아니라 비우는 시간입니다. 맑은 햇빛을 묵상하든, 눈앞에 있는 사물을 묵상하든, 부모님과 위인들의 생애를 묵상하든 자신이 마음이 편하게 좋아하는 것을 하면 됩니다. 단, 스트레스를 받을 만한 것, 특히 암을 주야로 묵상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제가 가장 권하는 건 말을 줄이고 기도하는 일입니다. 서운한 일이나 가슴에 맺힌 것, 억울한 것은 보호자나 다른 사람에게 말하기보다 하늘에 맡기고 말하는 것입니다. 보호자는 그 말로 인해 마음을 상할 수 있고, 또 그 때문에 환자에게 도리어 스트레스를 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모든 말을 다 들어 주십니다. 하나님만큼은 열린 귀와 마음을 가진 분이 없기에 다 쏟아 내어도 됩니다.

통곡하며 기도할 수 있고, 침묵으로 기도할 수도 있고, 나지막이 조곤조곤 기도할 수도 있습니다. 환자들은 하늘의 은혜를 받고 그 은혜를 기억하면 언제든지 화가 난 마음을 다스리고 서운한 일을 털어 버릴 수 있습니다. 저는 기도의 힘을 믿습니다.

마지막으로 스트레스를 푸는 자신만의 방법을 하나 정도 만들어 두는 것이 좋습니다. 노래를 부르거나 그림을 그리거나 성경을 읽거나 찬송가를 부르는 등 자신의 기분이 좋아지게 하는 것을 해 보는 게 좋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잘 자야 합니다. 어떤 면에서는 잘 자기 위해서 운동도 하고, 깨끗한 공기도 호흡하고 마음도 다스린다고 할 수 있습니다. 환자는 자신의 마음에 쉼을 줘 극도의 스트레스나 분노, 불평, 불만, 시기, 미움, 질투를 다스려야 합니다. 마음에 분노나 욕심이 있으면 잠이 오지 않는 법이기 때문이지요.

“화가 나더라도 죄를 짓지 말고, 해가 지도록 분을 품지 말라.”

하나님께서 하신 이 말씀에 모든 답이 있습니다.

오늘도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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