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화로 승부수 띄운 K브랜드, 세계를 입히고 꾸미다

남가희 2025. 8. 28.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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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F ‘아떼’, 일본 오사카 ‘앳코스메’ 팝업스토어 성료.ⓒLF

K-뷰티와 K-패션이 글로벌 무대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미국국제무역위원회(USITC)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화장품이 미국에서 약 2조 원어치 팔리며 K-뷰티가 사상 처음으로 미국의 수입 화장품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2023년까지 미국 화장품 시장을 장악했던 프랑스를 제치고 정상에 오른 K-뷰티의 존재감이 확고해졌다.

미국을 비롯해 유럽, 아시아, 중동 등 세계 곳곳에서 한국 화장품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으며 정부도 K팝, K드라마, K푸드에 이어 K뷰티 산업을 적극 지원하며 소프트파워 5대 강국 도약을 선언한 상황이다.

이에 K뷰티는 물론, K패션에 대한 관심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제품력을 인정받은 수많은 K-브랜드들이 글로벌 진출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가장 큰 과제는 ‘현지인의 눈에 띄는 방법’이다. 기후, 취향, 소비문화, 콘텐츠 소비패턴까지 세밀하게 분석하고 대응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

아떼, K-비건뷰티의 현지화 실험… 일본, 베트남에 승부수

LF의 비건 뷰티 브랜드 ‘아떼(athe)’는 2019년 탄생해 국내 최초로 전 제품 100% 비건 인증을 획득하며 선구적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최근 본격적인 해외 사업 확장에 나서며 각 시장의 소비 트렌드에 맞춰 제품과 플랫폼 전략을 정교하게 다듬고 있다.

첫 번째 격전지는 일본이다.

지난해 9월 일본 유통업체 세키도(Sekido)와 총판 계약을 체결하고, 올해 1월부터 일본 최대 규모 이커머스 플랫폼 큐텐재팬(Qoo10 Japan)에서 판매를 시작했다.

3월에는 일본 대표 버라이어티샵 로프트(LOFT)에 입점해 어센틱 립밤, 립 글로이 밤을 선보였으며, 별도 제작한 키링 증정 이벤트로 호응을 얻었다. 오프라인 뷰티 매장에서의 구매 비중이 여전히 높은 일본에서 3대 대표 버라이어티샵에 입점한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

이후 앳코스메, 한즈 등 일본 다수의 유명 버라이어티샵에 순차 입점했으며, 6월에는 앳코스메 오사카 매장에서 첫 해외 팝업스토어를 열고 일주일간 약 3500명이 방문하는 성과를 거뒀다. 가챠(뽑기) 이벤트, 립밤 키링 등 일본의 화꾸(화장품+꾸미기) 트렌드를 반영한 마케팅이 주효했다.

아떼 관계자는 “일본 고객은 구매 전 제품을 직접 체험하는 문화를 중시하는 만큼 일본 전용 제품은 꼭 팝업을 통해 알리고 싶었다”며 “브랜드와 제품을 깊이 있게 알릴 수 있음은 물론, 현장에서 고객들의 피드백을 들으며 상품 전개에 있어 많은 해답을 얻을 수 있었던 시간”이라고 전했다.

현지 전용 제품도 발빠르게 출시했다.

‘7일 프로그래밍 마스크팩 3종’으로 국내에서 출시된 3가지 프로그래밍 앰플(멜레이저, 아크네솔, 포어셀)의 ▲미백▲진정▲모공케어 기능을 마스크팩 형태로 간편하게 구현했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피부 타입에 크게 구애 받지 않고 도전해볼 수 있다는 점에 있어 잠재 고객을 겨낭하기에 적합하다. 해당 제품은 지난 4월 ‘2025 오사카·간사이 엑스포’의 ‘한국 우수 제품 특별전’에서 소개돼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일본에 이어 두 번째로 진출한 국가는 베트남이다. 동남아시아 국가들 중 스킨케어 시장이 눈에 띄게 높은 속도로 성장하고 있으며, K-뷰티에 대한 관심 또한 뜨거운 곳이다.

지난해 11월, 아떼는 베트남 유통업체 씨스토어와 총판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올해 4월부터 베트남 최대 온라인 이커머스 플랫폼인 ‘쇼피(Shopee)’와 ‘틱톡숍(TikTok Shop)’에 입점했다.

아떼는 베트남 소비자들의 선호도와 콘텐츠 소비 성향을 고려해 틱톡 공식 계정을 오픈하고, 현지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티저 영상을 공개했다. 쇼츠 형태의 티저 영상은 평균 조회수 20만회를 기록하는 등 베트남 內 K-뷰티의 저력을 입증했다.

쇼피의 경우에도 운영 3개월 만에 약 2만1000명의 팔로워를 확보했으며, 4.9점의 제품 평점을 유지 중이다.

베트남에서는 자외선 지수를 고려해 선에센스, 선크림, 립글로이밤 등 시그니처 제품을 먼저 선보였으며, 산뜻한 사용감과 질감으로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또한 고온다습한 기후에는 피부에 무언가를 덧바르는 자체가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착안해 더 가벼운 질감의 베트남 시장 전용 쿠션 신제품을 개발 중이며, 연내 출시 예정이다.

아떼는 연내 베트남의 유명 드러그스토어 입점을 계획하고 있으며, 프로그래밍 앰플 등 고기능 제품군도 순차 출시할 예정이다.

헤지스 베트남 장띠엔 백화점 매장 전경. ⓒ헤지스

헤지스, 제품 선정부터 매장 디스플레이까지… 국가별 현지화 전략 通했다

올해로 25년을 맞은 LF의 ‘헤지스’는 국내 매장 수보다 해외 매장이 더 많은, 대표 K-패션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2024년에는 약 1조 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프리미엄 전략과 로컬라이징 전략이 성장을 견인했다.

현재 500여개의 헤지스 매장이 위치한 중국에서는 유명 셀럽과의 협업이 소비자들에게 강력한 영향력을 미친다는 점을 고려해 현지 유명 배우 송가(宋佳, 중국 배우이자 가수)를 활용한 앰배서더 마케팅을 통해 브랜드의 인지도를 높였다.

베트남에서는 2017년 첫 진출 이후 수년간 쌓아온 빅데이터를 통해 현지 호응도가 높은 헤지스의 베스트 셀링 아이템들을 바탕으로 K-패션 트렌드와 시즌 이슈를 접목해 현지 맞춤 판매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밝은 컬러에 대한 선호도를 반영해 대표 상품군인 ‘아이코닉 라인’을 따로 모은 ‘아이코닉 존’을 카운터 뒤편 메인 영역에 배치하고 현지 고객들의 선호에 맞춰 제품을 강조하는 전략을 실행했다.

카라 티셔츠, 케이블 니트 등으로 대표되는 헤지스의 시그니처 ‘아이코닉 컬렉션’은 ‘타임리스 클래식’, ‘올드머니 룩’과 같은 글로벌 패션 트렌드와 맞물려 해외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 중이다.

이와 같이 글로벌 매출은 견고한 성장세를 보이며, 2024년, 전년 대비 약 15% 성장을 기록했다. 경제 불확실성 속에서도 이러한 성장은 프리미엄 품질과 디자인에 대한 아시아 소비자들의 꾸준한 수요를 반영한 결과다.

연말에는 러시아 모스크바 시내 핵심 금융가에 위치한 ‘아피몰 시티(Afimall City)’에 2호점 오픈을 계획하고 있다. 나아가 올해 하반기에는 인도 주요 쇼핑몰에도 한국 브랜드 최초로 단독 1호 매장을 오픈할 계획이다.

LF 관계자는 “브랜드의 헤리티지를 지키면서도 각 시장에 기민하게 대응해 상품 전략을 세우는 것이 글로벌 전략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LF 마에스트로 베트남 2호점 매장. ⓒLF

마에스트로, 베트남에서 K-클래식 전파

40년 가까운 헤리티지를 지닌 LF의 남성복 브랜드 ‘마에스트로’는 2022년 9월 베트남 호치민 ‘사이공센터’에 베트남 1호 매장을 열고, 2023년 하노이 장띠엔 백화점에 2호점을 열었다.

장띠엔 백화점은 글로벌 명품 브랜드들이 입점해 베트남 상류층들을 위한 하노이 최고급 백화점으로,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 구축에 적합한 입지다.

마에스트로는 소득이 높고 패션과 미용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20~40대 ‘그루밍족(Grooming)’ 베트남 남성들 사이에서 성장하는 프리미엄 남성패션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한국적인 비즈니스 캐주얼 패션을 선보이고 있다.

정통 수트 라인부터 캐주얼 컬렉션까지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며, 특히 얇고 시원한 원단의 시어서커 셋업, 모헤어 수트가 스테디셀러로 떠올랐다.

최근에는 실내 냉방 환경에서 착용하기 좋은 스웨터류 판매도 증가하는 추세로, 2025년에는 전년 대비 약 20% 성장을 기록했다.

이러한 수요를 반영해 마에스트로는 향후 발주 수량 조정 및 상품 전략을 재정비 중이다. 오는 10월에는 하노이 3호점이 오픈 예정으로, 베트남 내 K-비즈니스룩 대표 브랜드로 입지를 강화할 계획이다.

마에스트로 관계자는 “국내 남성복 시장에서 쌓아온 디자인 역량과 고급 라인 확장 경험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도 마에스트로만의 정제된 클래식을 전파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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