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에서 창업한다는 건... 네 명의 청년이 말하는 희망과 현실
[황정욱 기자]
청년 창업은 '기회'일까, '위험'일까. 창업은 고용 불안과 경쟁 심화로 노동시장에서 밀려난 현실의 방증이기도 하지만, 스스로 길을 만들며 주체적인 삶을 모색하는 대안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그렇다면 실제 창업을 선택한 청년들은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을까.
지난 26일 저녁, 경기도 안산 스페이스오즈에서 열린 '별의별 청년 이어말하기 – 창업청년 편' 자리에는 네 명의 청년 창업자가 모였다. 공방, 요식업, 교육·문화 기획 창업, 친환경 아이템 창업까지 각자 다른 길을 걷고 있는 그들의 이야기는 달랐지만, 결국 한 줄기로 모였다.
|
|
| ▲ 별의별 청년 이어말하기 창업청년편 별의별 청년 이어말하기 창업청년 편 현장 모습 |
| ⓒ 안산청년네트워크 |
친환경 창업을 이어가는 A씨는 "지원 사업을 통해 여러 기회를 얻었다"면서도 "실제 현장에 맞는 교육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소상공인의 현실을 잘 모른 채 이론 중심의 교육만 이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현장에서 필요한 현실적인 내용이 더해진다면 훨씬 도움이 될 겁니다. 청년 창업이 자리 잡으려면 긴 호흡이 필요하고, 실패 후에도 다시 도전할 수 있는 구조가 꼭 마련돼야 합니다."
"교육과 만남의 기회가 가장 큰 힘"
교육기획 창업을 한 B씨는 처음부터 안정적인 길을 걸은 건 아니었다. 졸업 후 여러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다 노무법인에 입사했지만 과중한 노동에 지쳐 그만두고, 새로운 길을 모색했다. 문화기획과 강의 활동에서 보람을 느낀 그는 교육·기획에 집중하는 회사를 창업했다.
|
|
| ▲ 별의별 청년 별의별 청년 이어말하기 창업청년 편 현장 모습. 참가자들이 그린 노동곡선. |
| ⓒ 안산청년네트워크 |
요식업을 운영하는 C씨는 코로나 시기 큰 변화를 겪었다. 호황과 불황을 오가며 배운 건, 혼자 버티는 장사가 아니라 함께 알려가고 협업하는 힘이었다.
"예전만큼 매출이 나오진 않지만, 협업 제안이나 케이터링처럼 새로운 길이 열리고 있어요. 사람들을 만나고 함께 알려가면서, 제 요식업을 꾸준히 성장시키고 싶습니다."
그러나 그는 요식업 창업자가 정책적 지원을 받기 어렵다는 점을 아쉬움으로 꼽았다. "지원금을 받으려면 제조업 단계로 넘어가야 하는데, 요식업은 해당되지 않아요. 창업 방법은 유튜브에도 넘쳐나지만, 정작 중요한 건 '잘 파는 법'을 배우는 건데 그런 교육은 거의 없습니다."
"결국 장사가 되어야 살아남습니다. 아무리 브랜딩이 잘 돼도 팔리지 않으면 의미가 없어요. 자영업자들이 서로 아이템을 보여주고 배우며 성장할 수 있는 자리는 물론, 시장이 제대로 형성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데 시가 적극적으로 나서줬으면 합니다."
그래서 그는 스스로 모임을 만들고, 매장을 채널 삼아 새로운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작은 시도들이 모여 언젠가 더 큰 길을 열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창업 전부터 준비할 수 있다면"
공방을 운영하는 D씨는 창업 과정에서 배운 게 많다고 했다.
"막상 시작하고 나니 부족한 게 많았어요. 창업 전에 현실적인 교육을 받을 수 있었다면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었을 텐데요. 지금은 장애인 대상 수업을 하며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사회적 가치와 수익을 함께 이어가는 방법을 더 찾아가고 싶습니다."
"지원금보다 중요한 건 다시 일어설 기회"
청년들은 입을 모아 말했다. 지원금도 필요하지만, 더 중요한 건 다시 일어설 기회라고.
"창업은 쉽게 시작할 수 있지만 폐업률은 높습니다. 폐업률이 높다는 건 그만큼 재도전이 어렵다는 뜻이에요. 지금의 정책은 자생력을 키우기보다 돈만 지원하는 방식이라 한계가 있습니다. 청년 창업에는 작은 실패를 통해 더 크게 성장할 수 있는 단계별 지원과, 실패 후 다시 도전할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합니다." (B씨)
|
|
| ▲ 별의별청년 이어말하기 별의별 청년 이어말하기 창업청년 편 현장 진행 모습. |
| ⓒ 안산청년네트워크 |
▲ 단기 성과 중심의 지원이 아닌, 단계별 성장 지원
▲ 현실을 반영한 교육과 정책
▲ 실패 후에도 다시 도전할 수 있는 구조 마련
▲ 자영업자들이 성장할 수 있는 시장 환경 조성
청년들이 원하는 것은 결국 단순한 지원금이 아니라, 함께 배우고 성장하며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환경이었다. 그들의 목소리가 정책에 스며드는 순간, 불안 속에서도 도전은 계속될 것이고, 안산의 청년 창업은 더 단단히 뿌리내릴 수 있을 것이다.
안산청년네트워크는 지난 7~8월 동안 '별의별 청년 이어말하기'를 이어왔다. 활동가 청년, 쉬었음 청년, 창업 청년의 목소리를 직접 들으며 다시 한 번 청년들의 이야기를 기록하고 공유하는 것의 중요성을 확인했다. 네트워크는 앞으로도 이 목소리들이 정책과 현장에 반영될 수 있도록 역할을 이어갈 예정이다.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대기업 인사팀의 수상한 움직임... 상상도 못 한 영입 제안
- '꽃길'만 걷던 한덕수, 구속심사 시작...역대 총리 중 처음
- "트럼프 만세"에서 "트럼프 암살"까지, 하루 만에 뒤바뀐 그곳
- 국힘, '반인권' 인권위원 부결에 격앙... 민주당 "뻔뻔하다"
- 특검 출석 권성동 "나는 당당"... 민주당 "나올 때 맘대로 못 나올 것"
- 왕도 절제했던 종묘, 김건희는 카페로 썼다
- 푸른 곤룡포 입은 태조 이성계, 이상한 점 눈치 채셨나요?
- 퇴사 후 떠난 유럽여행, 거기서 만난 인생 과일
- 고종 후손의 분노 "김건희가 왕후인가? 어찌 종묘를 사적으로 쓰나"
- 오송참사 국정조사 30일간 진행... 환경부 책임 재조명될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