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플법 앞에 큰 벽…트럼프 “美빅테크 건드리는 나라엔 보복관세”

지유진 매경이코노미 인턴기자(jyujin1115@korea.ac.kr) 2025. 8. 27.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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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시장법’ 만든 EU 겨냥 분석
온플법-망 사용료 추진 한국 ‘불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빅테크 기업에 차별적 규제를 가하는 국가에 ‘보복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했다. 자국 빅테크에 각종 규제를 시행 중인 유럽을 겨냥한 발언이지만, 한국 역시 빅테크를 대상으로 한 규제를 시행 중이거나 예정이어서 미국의 압박을 받아 논의 자체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5일(현지 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미국 대통령으로서 우리의 대단한 미국 기술 기업들을 공격하는 국가들에 맞서겠다”고 밝혔다. 그는 “디지털 세금, 디지털서비스법 제정, 디지털 시장 규제는 전부 미국 기술에 피해를 주거나 차별하기 위해 설계됐다”며 “이들은 터무니없게도 중국 최대 기술 기업들에는 면제를 부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국 정보기술(IT) 기업에 규제를 가하는 국가들에는 추가적인 제재로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차별적인 조치들을 제거하지 않는 한 미국 대통령으로서 그 국가의 대미 수출품에 상당한 추가 관세를 부과하고 미국이 엄격히 보호하는 기술과 반도체 수출에 대한 제한을 도입하겠다”고 했다.

이는 유럽연합(EU)을 겨냥한 메시지로 풀이된다. EU는 빅테크의 반독점 행위를 방지하고자 디지털시장법(DMA), 디지털서비스법(DSA)을 시행 중이다. DMA는 애플 등 초대형 플랫폼의 시장 독점 방지를, DSA는 불법·유해 콘텐츠 차단을 골자로 한다. 위반하면 전 세계 연간 매출의 최대 10%를 과징금으로 낼 수 있어 이른바 ‘빅테크 갑질 방지법’으로도 불린다. 지난 4월 EU는 메타와 애플에 대해 DMA 위반으로 1조원이 넘는 과징금을 부과하기도 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DMA·DSA가 사실상 관세에 해당한다며 여러 차례 수정을 요구해왔다.

미국 빅테크 기업에 각종 규제를 시행 중이거나 예정인 한국도 사정권에 놓였다. 한국은 지도 정보 반출 금지, 외국 기술 기업에 대한 망 사용료 부과 규제를 시행하고 있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의 핵심 공약이기도 한 온라인플랫폼공정화법(온플법)에 대해 미국 측 반대가 거센 상황이다. 실제로 한미 관세 협상 과정에서 미 공화당 하원의원 43명이 트럼프 행정부에 온플법 제정을 막아달라는 취지의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미국 컴퓨터통신산업협회(CCIA)는 한미 정상회담 직전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했다.

결국 이재명 정부가 발표한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서 온플법 제정은 제외됐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는 14일 온플법과 관련해 “한국이 독자적으로 추진하기는 어렵다”고 밝힌 바 있다. 주 후보자는 “현행법 체계 아래에서 공정위의 행정적 권한을 최대한 활용해 플랫폼 사업자의 횡포를 막고 약자의 협상력을 높일 수 있는 시장 질서를 만들어야 한다”며 온플법 제정 대신 현행 공정거래법을 통한 규제 강화를 시사하는 발언도 했다.

정부·여당은 통상 마찰을 피하기 위해 온플법을 플랫폼의 독과점 행위를 규제하는 ‘독점규제법’과 입점업체의 거래 구조를 개선하는 ‘거래공정화법’으로 나눠 추진하려 했지만, 이 역시 한미 정상회담 이후로 논의를 미뤘다. 회담에서 공식 의제로 다뤄지지는 않았으나, 직후 트럼프 대통령이 자국 빅테크 기업을 규제하는 국가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 방침을 밝히면서 입법 시점은 한층 불투명해졌다. 9월 정기국회 법안 심의는커녕 연내 입법도 사실상 물 건너갔다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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