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키키 해변 만든다더니"… 맹방화력발전소에 주민들 울상
[진재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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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척 맹방해변 2020년 화력발전소가 건설되기 전의 맹방해변은 자연 그대로의 모래사장과 맑은 바다가 어우러진 풍경을 자랑했다. 해변 곳곳에는 주민과 관광객이 자유롭게 오가며 조개를 캐거나 휴식을 즐길 수 있는 열린 공간이 있었고, 모래사장과 해안 경관은 그 자체로 지역의 중요한 생태적·문화적 자산이었다. 해변의 자연스러운 물길과 조용한 풍광은 후에 설치된 각종 시설물이 들어오기 전까지 맹방해변의 매력을 지탱하는 핵심 요소였다(202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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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사십리 해변 맹방해변은 고운 모래와 길게 뻗은 해안선으로 동해안의 '명사십리'로 불렸다.(202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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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 기자가 전문가들과 직접 현장을 찾았다. 맹방화력발전소 건설 이후 해류의 흐름이 바뀌면서 연안침식이 심각하게 진행됐다. 이를 막기 위해 방파제, 잠제(수중방파제), 호안블록 등 각종 구조물이 해변을 따라 설치됐다. 그러나 이 시설물들이 해수 흐름을 왜곡하면서 일부구간은 오염물질로 가득하고 이끼류가 가득 메워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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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민과 관광객을 위해 조성된 친수공간이지만 현재는 굳게 닫혀 있어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2025/8/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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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수공간 조성을 명분으로 해안가 곳곳에 설치된 산책로, 조형물, 전망대 시설물들은 지역주민에게 큰 기대를 걸게했다. 일부 지대에는 월류형 이안제(물이 넘나들 수 있는 높이의 수중 방파제)를 설치하며, 하와이의 와이키키 해변처럼 만든다는 계획이 주민들의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실제로는 시설물로 인해 해수의 흐름이 막히고 접근이 제한되면서, 주민과 관광객 모두가 불편을 겪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덕산 어촌계 송경근 계장은 "모래 속에 서식하는 조개가 많은 해변인데도 보상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조개를 잡기 위해 해안가로 나가야 하지만 시설물 때문에 배조차 출입할 수 없다"며 "생계가 막막하다"고 울분을 토했다.
인근 덕산마을 김기연(58) 이장은 "발전소 건설 전에 친수공간을 개방하기로 약속했지만 발전은 오래 전부터 하고 있는데 (개방 약속은) 지켜지지 않고 있다"며 "대기업이니 약속을 지킬 것이라 기대하며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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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친수공간 주민들의 기대를 모았던 친수공간이지만, 현재는 들어갈 수 없는 공간이 되어버렸다(2025/8/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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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덕산어촌계 플랭카드 '발전소는 나몰라라, 어민들은 다 죽는다'라는 경고판 문구가 붙어있다(2025/8/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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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을 찾은 관광객 김은지(34)씨는 "시설물이 잘 되어 있긴 하지만 막혀 있어서 들어가 보지도 못한다"며 "차라리 자연 그대로 두는 게 더 나았을 것 같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그는 "명사십리 해변은 원래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 매력이었는데, 지금은 각종 시설물로 가득 차 본래의 기능을 잃었다"며 "다음에는 오고 싶지 않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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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맹방해변 구조물과 해변 해변에는 발전을 위한 시설물과 친수공간 조성 목적의 구조물이 겹겹이 설치되어 있다. (2025/8/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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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친수공간 입구에서 물놀이를 즐기는 관광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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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 삼척시와 블루파워가 관리하는 해양시설 주변에 길거리마다 '해양시설 내 출입금지', '외부인 출입금지' 플래카드가 붙어 있어 주민과 관광객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관련기사: 1500억 들여 만든 '바다 속 광장', 개방은 언제? https://omn.kr/2exv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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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설물 출입금지' 경고문이 붙어 있고, 출입문이 굳게 닫혀 있다(2025/8/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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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양시설 앞에 '출입금지' 출처가 불명한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2025/8/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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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안오염과 해변 훼손이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지만, 정작 관리 책임을 져야 할 삼척시청과 삼척화력발전소 운영사는 서로에게 책임을 미루고 있어 주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삼척시청 에너지과 이인희 주무관은 26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아직 관리 책임이 정확히 정해져 있지 않아서 관리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현장을 방문해 발전소 측과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삼척블루파워 김훈제 환경관리 팀장은 27일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친수공간 출입금지 조치에 대해 "이곳은 침식저감시설로 준공승인이 나지 않아 안전사고 우려로 개방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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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와이키키 해변을 모방한 월류형 이안제(2025/8/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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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삼척 맹방해변 친수공간 조성 과정에서 발생한 부작용은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고 지적한다. 국립한국해양대학교 해양공학과 도기덕 교수는 26일 맹방해변 환경 훼손 원인에 대해 "맹방해변은 미국 하와이 와이키키 해변을 단순히 모방해 구조물을 설치했지만, 동해안 연안 특성을 고려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도 교수는 "해외 선진국은 연안 구조물 설치 전에 반드시 철저한 모니터링과 자료 수집, 수치 모의, 환경영향평가를 통해 영향을 분석한다"며 "하지만 맹방해변은 이러한 과정 없이 해외 사례를 적용한 탓에 심각한 환경 문제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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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맹방해변 해변과 수중방파제, 친수공간 등이 한눈에 들어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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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원주대 해양생태환경학과 김형근 명예교수는 26일 "해변 가까이에 시설물이 설치되면 해수 유통이 막혀 유해 해조류가 번식할 수밖에 없다"며 "이는 해조류 문제를 넘어 해안 경관에도 악영향을 미친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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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닷속 해조류를 촬영하는 필자와 수중 촬영을 진행하는 조사팀(2025/8/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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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중촬영, 이끼사이로 부유물이 떠돌아다니고 있다(2025/8/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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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맹방해변 친수공간 친수공간으로 조성되었지만, 해조류가 자생하며 본래 기능을 상실해 가고있다(2025/8/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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