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긴 아시아 아니에요? 양현준팀 패배의 후폭풍! 10년 만에 돌아온 사상 최악의 원정, '비행 8시간' 알마티 갈 팀은 누구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2025-2026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는 낯선 팀들이 속속 합류해 신선함을 더한다. 아쉽게도 그 배경에는 한국 선수들의 연이은 탈락이 있다.
27일(한국시간) 카자흐스탄 구단 카이라트가 사상 처음으로 UCL 본선에 진출했다. 예선 플레이오프에서 스코틀랜드 강호 셀틱과 0-0 무승부를 거두면서 1, 2차전 합산 정적 0-0이 됐고, 승부차기에서 3PK2로 통과했다.
카이라트는 카자흐스탄 상위권 구단으로서 꾸준히 유럽대항전의 문을 두드렸지만 본선에 오른 건 2021-2022 UEFA 컨퍼런스리그 한번뿐이었다. 그밖에는 모두 예선에서 미끄러졌다. 셀틱의 부진한 공격력 덕분에 사상 첫 본선진출을 달성했다. 게다가 지난 시즌부터 바뀐 리그 페이즈 방식 덕분에 일단 본선에 가기만 하면 치르는 경기가 6경기 아닌 8경기로 늘어났다.
카이라트의 연고지 알마티는 카자흐스탄 도시다. 카자흐스탄 영토는 대부분 아시아고 서쪽 끝이 유럽에 조금 걸쳐 있지만 축구계에서는 UEFA 회원국이다. 즉 유럽 구단들이 사실상 아시아 원정을 가야 하는 셈이다. 인터넷 백과 '위키피디아'의 이번 시즌 UCL 본선 진출팀을 정리한 지도에 들어가지도 않는다. 지도 오른쪽 끝에 화살표로 '알마티는 지도 밖에 있음'이라고 써 있다.
본선에서 가장 서쪽에 있는 팀 스포르팅CP는 포르투갈 리스본을 연고지로 한다. 만약 카이라트와 스포르팅의 대진이 성사된다면 대회 역사상 최악의 원정에 속한다. 2015-2016시즌 포르투갈의 벤피카와 카자흐스탄의 아스타나가 만났을 때도 최악이라고 했는데, 카자흐스탄이 넓은 나라고 알마티가 더 동쪽에 있는 도시라 이번이 더 멀다. 리스본의 경도가 서경 9도, 알마티의 경도는 동경 76도다. 거의 지구 4분의 1바퀴 떨어져 있는 셈이다. 직선거리로는 약 6,900km다. 시차는 4시간이다.
10년 전 아스타나는 홈 이점을 잘 활용했다. 결과적으로 4무 2패로 탈락하긴 했지만 홈에서는 아틀레티코마드리드 상대로도 비기는 등 3전 3무로 무패를 달성했다. 당시 아틀레티코는 비행시간이 8시간이나 됐다고 토로한 바 있다.
설영우의 팀을 탈락시킨 파포스 역시 UCL 본선은 사상 처음이다. 파포스는 세르비아 강호 츠르베나즈베즈다에 1차전 2-1 승리, 1차전 1-1 무승부를 거뒀다. 2차전이 연장으로 가기 직전인 후반 44분 극적인 동점골을 터뜨리며 저력을 발휘했다.
키프러스 신흥 강호 파포스는 유럽대항전에서 생소한 팀이다. 그동안 유럽대항전에 나온 키프러스 구단은 주로 최고 명문인 아포엘이었다. 파포스는 2017년 영국 스포츠 기업 토털 스포츠 인베스트먼트가 인수하면서 빠르게 발전하기 시작했다. 이 회사는 토트넘홋스퍼 등 유럽 강팀 여럿과 협약 관계에 있는 가운데, 변방 구단을 직접 인수해 UCL에 나간다는 야심을 실현하는 중이다.
파포스는 2023-2024시즌 구단 역사상 첫 트로피인 키프러스 컵 우승을 통해 2024-2025시즌 UEFA 유로파리그 예선에 나갔고, 컨퍼런스리그로 미끄러진 뒤 16강에 진출하는 성과를 냈다. 지난 키프러스 정규리그 우승을 바탕으로 이번 시즌 UCL 예선에 참가한 뒤 2차 예선에서 이스라엘의 마카비텔아비브, 3차 예선에서 우크라이나의 디나모키예프, 플레이오프에서 즈베즈다까지 유럽대항전에서 잔뼈가 굵은 명문팀들을 잡아냈다.

사상 첫 UCL을 맞아 야심차게 전력보강을 한 파포스는 브라질 대표 수비수였고 첼시, 파리생제르맹(PSG), 아스널을 거친 38세 스타 다비드 루이스를 영입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 경험이 있는 켄 세마와 도밍고스 키나, K리거 출신으로 크로아티아 대표팀까지 올랐던 미슬라프 오스리치(K리그 등록명 오르샤) 등 가능한 화려한 멤버를 박박 긁어 선수단을 편성했다.
UCL 예선의 역대급 이변은 여기까지다. 남은 플레이오프 일정에서는 페렌치바로시 대 카라바흐, 바젤 대 코펜하겐, 페네르바체 대 벤피카, 레인저스 대 클뤼프브뤼허 등 훨씬 익숙한 팀들끼리 만난다.
사진= 카이라트 인스타그램 및 위키피디아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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