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장하며 흰 국화 받는 관객들, 웃음과 불편함에 휩싸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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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연극연구소 휴의 <묘전:무덤전쟁> (연출 홍주영)은 2025 대전국제소극장연극축제에서 선보인 작품으로, 장례 의례라는 폐쇄적 공간을 블랙 코미디의 무대로 전환시킨다. 묘전:무덤전쟁>
이 작품의 중심은 한 남성의 죽음을 둘러싼 정실 아내와 두 첩의 '묘지 전쟁'이다.
장례식장이라는 가장 엄숙한 공간이 권리 다툼의 무대로 돌변하는 순간, 관객은 웃음을 터뜨리지만 곧 불편함에 직면한다.
<묘전 : 무덤전쟁> 은 한국 사회에 여전히 남아 있는 '묘 자리'와 '제사 권력'을 무대로 삼는다. 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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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혜림 기자]
국제연극연구소 휴의 <묘전:무덤전쟁>(연출 홍주영)은 2025 대전국제소극장연극축제에서 선보인 작품으로, 장례 의례라는 폐쇄적 공간을 블랙 코미디의 무대로 전환시킨다. 지난 15일 공연을 관람했다.
관객은 입장과 동시에 흰 국화를 건네받으며 '조문객'으로 호명되고, 애도의 자리는 곧 갈등의 전장으로 변한다. 이 장치는 관객을 단순한 관람자가 아니라 극적 행위의 공범으로 위치시키며, 웃음과 불편함이 교차하는 독특한 체험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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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묘전 공연 실황사진 |
| ⓒ 극단휴 |
연출의 핵심은 블랙 코미디 전복에 있다. 장례식장이라는 가장 엄숙한 공간이 권리 다툼의 무대로 돌변하는 순간, 관객은 웃음을 터뜨리지만 곧 불편함에 직면한다. 웃음과 불편함의 교차는 관객으로 하여금 권력 구조의 부조리를 더욱 선명히 체감하게 만든다. 마지막에 장남 기종이 내뱉는 "죽고 나면 후세들이 정할 일"이라는 대사는 갈등의 허무함을 드러내며 씁쓸한 공백을 남긴다.
배우들의 연기는 작품의 메시지를 더욱 또렷하게 각인시켰다. 정실 아내(강미영)는 절제와 긴장 사이에서 품위를 잃어가는 불안을 섬세하게 표현하며, 억눌린 감정의 균열을 드러냈다. 첫째 첩(김선희)은 억울함과 집착을 미묘한 억양과 표정으로 입체적으로 형상화해 인물의 내적 갈등을 설득력 있게 구축했다.
둘째 첩(신선희)은 무대의 긴장과 생동감을 주도하며, 서사의 균열을 힘 있게 부각시켰다. 장남 기종(이영중) 극의 흐름을 안정적으로 이끌면서 웃음과 환기를 적절히 유도했고, 여성 인물들의 욕망을 선명히 드러내는 매개자로 탁월한 역할을 수행했다. 네 배우의 연기는 각 인물이 지닌 사회적·역사적 위치성을 정확히 구현하며, 단순한 캐릭터 재현을 넘어 젠더 권력 구조의 은유로 작동했다.
죽음의 정치학과 사회적 성찰
<묘전 : 무덤전쟁>은 한국 사회에 여전히 남아 있는 '묘 자리'와 '제사 권력'을 무대로 삼는다. 남편의 죽음은 단순히 개인의 종말이 아니라, 남겨진 자들의 권력 질서를 재편하는 정치적 사건이다. 여성들은 여전히 그 구조 속에서 경쟁과 고립을 강요받는다. 작품은 이를 통해 '죽음의 정치학'을 선명하게 드러내며, 관객에게 불편하지만 피할 수 없는 질문을 던진다.
결국 이 작품은 풍자적 비극이다. 웃음은 단순한 해방이 아니라, 억압적 구조가 얼마나 부조리하게 일상화 되어 있는지 폭로하는 장치로 기능한다. 공연이 끝난 후에도 관객에게 남는 것은 카타르시스가 아닌, 웃음 뒤의 공백 속에서 피어나는 비판적 성찰이다. 마지막 대사 "죽고 나면 땅에 묻혀서 썩는지, 태워져서 가루가 되어 뿌려지는지 알게 무언가?"는 삶과 죽음, 권력과 욕망, 그리고 의례의 허망함을 응축하며, 살아 있는 우리에게 윤리적 물음을 던진다. <묘전 : 무덤전쟁>은 바로 그 물음 속에서 연극의 사회적 효용을 새롭게 갱신한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한국시민기자협회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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