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도심 첫 폐교 예정지에 '학교복합시설' 조성, 이게 최선인가요
[신정섭 기자]
대전광역시 서구 월평동에 있는 대전성천초등학교가 학령인구 감소 등으로 조만간 문을 닫는다. 이 학교는 2025년 신입생이 4명이었고(2학년은 1명), 현재 1~6학년 전체 재학생 수가 45명에 불과하다. 안타깝게도 2027년에 폐교될 예정이다.
이 학교가 폐교 위기에 내몰린 데는 서글픈 역사가 있다. 횡단보도 하나를 사이에 둔 이웃에 대전성룡초등학교가 있는데, 1993년 9월 1일 18학급으로 개교했다가 과밀 해소를 위해 1년 후인 1994년 9월 바로 옆에 개교한 대전성천초등학교로 분산 수용이 이루어졌다.
그런데 이후 믿기지 않는 일이 벌어졌다. 두 초등학교가 주변 아파트 '명함'에 따라 완전히 다른 길을 걷게 되었는데, 상대적으로 시세가 높은 아파트에 둘러싸인 성룡초로 극단적 쏠림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일부 학부모들이 어떻게 해서든 성룡초에 들여보내기 위해 위장 전입하는 일도 생겨났다. 대전교육청은 이를 알면서도 '사법권도 없고 단속 인력도 부족해 계도에 한계가 있다'라는 입장만 되풀이 하며 제대로 된 해결책을 내놓지 못했다.
그 결과 성룡초는 2025년 3월을 기준으로 특수학급(1개) 포함 39개 학급에 전교생이 904명에 이르는 거대학교가 되었고, 성천초는 해마다 급격히 입학생이 줄어 결국 2027년 3월에 성룡초와 통폐합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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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교복합시설 공모사업 추진 기본협약식 사진 왼쪽부터 이택구 대전경제과학부시장, 설동호 대전교육감, 서철모 서구청장 |
| ⓒ 대전시교육청 |
하지만, 대전 도심에서 처음으로 문을 닫게 될 성천초 자리에 학교복합시설을 조성하는 것이 과연 최선인지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대전시의원, 교원노조, 장애인단체 등을 중심으로 그 자리에 특수학교를 설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대전시교육청 특수교육 담당 부서에서도 필요성을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수학교 설립 요구 목소리 높아
김민숙(더불어민주당) 대전시의회 교육위 소속 의원은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지금 시급한 것은 학교복합시설이 아니라 특수학교 설립이다. 대전은 특수교육 여건이 매우 열악한 수준인데, 공론화 과정도 없이 구청이 시, 교육청과 협약을 체결해 학교복합시설 조성을 서두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라고 말했다.
전교조 대전지부 신은 지부장도 "설동호 대전교육감이 지난 1월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옛 유성중 부지에 서남부 특수학교를 설립하겠다고 밝혔지만, 행정절차가 워낙 많아 2029년 3월 개교가 가능할지도 불투명하다. 게다가, 서구 소재 특수학교인 대전가원학교가 포화 상태에 이르러 성천초를 특수학교로 활용하면 특수교육 여건 개선을 위한 대안이 될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2024년 5월 기자회견을 열어 특수교육 여건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했던 '과밀특수학교(급)해결시민대책위'도 같은 입장이다. 당시 시민대책위는 "법정 학급당 학생 수를 초과한 과밀학급은 2022년 59학급에서 2023년 73개로 늘어나는 등 특수교육 대상자의 교육권에 대한 차별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특수학교가 과대해진 것도 큰 문제"라며 조속한 교육 여건 개선을 요구한 바 있다.
시민대책위 위원장을 맡은 김동석 (사)토닥토닥 이사장은 26일 이 사안과 관련하여, "최악의 선택이다. 특수학교 및 특수학급이 과밀에 허덕이는 상황에서 교육청이 학교복합시설을 짓겠다는 것은 장애아동 차별을 방관하는 잔인한 행정"이라며, "서남부 특수학교가 4년 후에 개교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고, 그렇게 된다 해도 과밀을 해소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폐교 공간에 특수학교가 들어서는 게 최선의 선택지다"라고 말했다.
한편, 전교조 대전지부는 (사)토닥토닥과 공동으로, 올해 9~10월쯤 교원노조와 시민대책위, 교육청 등이 참여하는 '(가칭)대전 특수학교 정책의 올바른 방향성 모색 정책 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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