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스메이커' 전략 통했다...트럼프 "이 대통령 위대한 지도자, 완전한 지원 받게 될 것"

이경태 2025. 8. 26.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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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미군·농축산물 개방 등 민감한 주제 언급 안돼...'APEC 계기 김정은 면담 추진' 제안에 "매우 슬기로운 제안" 호평

[이경태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 도착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취재진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2025.8.26
ⓒ 연합뉴스
"대단한 진전, 대단한 사람들, 대단한 협상이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미 백악관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및 오찬을 마치면서 한 말이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예정보다 길게 진행된 오찬 회의를 아쉬워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한 말"이라며 이를 전달했다.

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 대통령을 비롯해 함께 자리한 참모진에게도 여러 기념품을 나눠주고 직접 사인을 하는 등 이번 회담에 대한 만족감을 크게 드러냈다. 특히 자신의 기념주화를 참모진들에게 선물하면서 "내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라고 한 지도자는 (이 대통령이) 처음이다. 이 대통령은 정말 스마트한 사람"이라고 여러 번 말하기도 했다.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한 피스메이커가 되어 달라, 나는 페이스메이커가 되어 지원하겠다"는 이 대통령의 대(對) 트럼프 전략이 확실하게 통했음을 알게 하는 장면이었다.

"당신은 미국으로부터 완전한 지원을 받게 될 것"
 대통령실이 25일(현지시간) 공개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정상회담 후 이재명 대통령에게 준 선물. 백악관 기념 메달과 트럼프 대통령이 사인을 한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모자와 오찬 메뉴판. 2025.8.26
ⓒ 연합뉴스
강유정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진행된 회담은 양 정상이 서로에 대한 호감과 신뢰를 쌓는 시간이었다"며 비공개로 진행됐던 캐비닛룸의 확대 정상회담 및 오찬 상황을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먼저 이 대통령에게 현 한국의 정치적 상황을 묻고 교역 및 관세 협상에 대한 간단한 점검을 했다. 두 정상은 미국 조선업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서도 얘기를 나눴고,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김정은 위원장과 만났던 이야기를 자세히 들려주고 중국과 북한, 북한과 러시아 관계에 대한 이 대통령의 생각을 묻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을 올 가을 열리는 경주 APEC 정상회의에 초청하면서 '가능하면 김정은 위원장과의 면담을 추진해 보자'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강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매우 슬기로운 제안'이라 평가하면서 이 대통령의 제안을 여러 차례 치켜세웠다"고 밝혔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이 대통령을 향해 "당신은 전사다, 당신은 미국으로부터 완전한 지원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하고, "당신은 위대한 사람이고 위대한 지도자다, 한국은 당신과 함께 더 높은 곳에서, 놀라운 미래를 갖게 될 것이다. 언제나 나는 당신과 함께 있다"는 메시지를 직접 써서 이 대통령에게 건네기도 했다고 밝혔다.

두 정상은 취임 전 암살 시도로 목숨을 위협 받았던 공통점 등에 대해서도 대화를 나눴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 둘은 비슷한 배경을 가지고 있다"면서 이를 거론한 이 대통령에게 깊이 공감하면서 상세한 얘기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여성 프로 골퍼들의 뛰어난 실력 비결에 대해서도 이 대통령에게 물었다. 이 대통령이 "손재주가 좋은 민족적 특성과 아마 연관이 있는 것 같다"고 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해가 뜰 때부터 질 때까지 종일 연습을 한다고 들었다. 그래서 세계적인 선수가 되는 것 같다"고 감탄했다.

주한미군 감축-농축산물 개방 등 안 나와... "그조차 얘기 안 될 정도로 분위기 좋았다"
 이재명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혹은 감축 가능성, 농축산물 추가개방, 대미 투자 펀드 확대 등 미국 정부나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했던 민감하고 부담스러웠던 주제들은 정상회담 과정에서 다뤄지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직접 기자와의 질의응답에서 밝혔던 주한미군기지 부지소유권 문제도 마찬가지였다. 트럼프 행정부와 협상을 진행하면서 '모호성'을 확보하고자 했던 우리 정부의 노림수가 결과적으론 통한 것.

강유정 대변인은 농축산물 추가개방 및 주한미군 감축 관련 얘기가 오갔냐는 질문에 "아예 나오지 않았다", "그조차도 얘기가 안 될 정도로 분위기가 좋았다"고 답했다. "정상회담 중 관세협상 관련 얘기가 많이 오갔냐"는 질문에도 "구체적인 세목을 가지고 얘기하지 않았다.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고 답했다.

그는 추가 실무협의 여부 등에 대한 질문을 받고 "그조차도 얘기가 안 될 정도로 분위기가 좋았다"며 "처음엔 무역에 대한 얘기부터 하자고 했는데 다 사라지고 친밀하고 사적인 얘기로 진행됐다. 숫자가 들어가는, 좁아지는 엄격한 얘기가 아니라 두 분의 친밀감 높은 얘기로 끝났다. 그게 (회담) 전체의 내러티브"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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