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서 썼지만... 전세보증금 돌려주지 않고 개인회생 신청한 임대인
[조정훈 backmin1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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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구 동구 효목동의 한 다가구주택 주인이 세입자에게 전세보증금을 돌려주겠다는 각서를 썼지만 한 푼도 돌려주지 않은 채 개인회생을 신청했다. |
| ⓒ 피해자 제공 |
김씨는 살던 집이 경매로 넘어가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것이라는 불안감이 들자 수차례 연락 끝에 집주인을 만나 보증금을 돌려주겠다는 각서를 받았다. 하지만 집주인은 보증금을 돌려주는 대신 법원에 개인회생을 신청했고 김씨는 단 한 푼의 보증금도 돌려받지 못했다.
김씨는 "민사조정에서 판결문을 받아들었을 때 회생 앞에서는 휴지 조각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며 "이 사회의 안전망이 얼마나 허술한지 뼈저리게 느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동구의 슬로건이 '내일이 더 기대되는 동구'라는 점을 언급한 뒤 "지금은 '내일이 더 무서운 하루', '내일을 꿈꿀 수 없는 하루'"라며 "우리의 결혼 준비도, 미래도, 가정도 산산이 무너졌다. 전세사기 피해자들이 개인의 불운으로 치부되지 않도록 실질적인 피해 복구 대책과 재발방지책을 마련해 달라"고 호소했다.
같은 다가구주택에 살던 박아무개(33)씨도 지난 2022년 9월 보증금 8500만 원을 주고 전세계약을 한 뒤 입주했다. 계약 당시 집주인은 버섯사업과 태양광 사업을 한다며 전세금 걱정은 하지 말라고 했다.
그렇지만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고 박씨 역시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했다. 집주인에게 '전세보증금 지급신청서'도 보냈지만 대답이 없어 결국 경매를 신청했다. 1,2차 경매가 유찰되고 3차 경매가 진행될 즈음 집주인은 법원에 개인회생을 신청하며 경매중지도 같이 신청했다.
박씨는 경매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자신과 같이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거나 월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세입자들이 모두 6명이고 이들이 받지 못한 피해액이 2억9000만 원에 달하는 것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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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 대구대책위원회(대구대책위)’는 25일 대구 동구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세사기 피해 복구와 선제적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
| ⓒ 조정훈 |
대구대책위는 "피해자 6명 모두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해 하루하루 불안한 삶을 살고 있는 가운데 가해임대인은 슬그머니 개인회생을 신청했다"며 "임대인이 제도를 악용해 피해자들에게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기 위해 꼼수를 부리는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법의 사각지대와 편법, 책임 회피를 방조하는 현실 앞에 피해자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생활 터전을 잃을 위기에 놓이고 대출 이자에 허덕이고 있다"며 "대구시뿐만 아니라 동구청이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다가구주택 등 집단 피해사례가 드러나지 않았다고 아무런 대책, 예방조차 없이 지켜보기만 해서는 안 된다"며 "전세사기 피해를 겪은 지자체의 사례를 되짚어보고 홍보 등 예방조치, 조례 제정과 예산 확보 등 선제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황순규 진보당 대구시당위원장은 "예산이 필요하면 예산을 편성하고 예산 편성의 근거가 필요하면 조례를 만들면 된다"며 동구청의 관심과 지원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세입자들은 높은 임대료, 주거 불안도 모자라 한순간에 집을 잃고 빚만 남는 전세사기의 위험까지 떠안는 현실을 살고 있다"며 "누구나 부담가능한 집에서 인간답게 살 수 있도록 해달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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