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도 MZ도 '떼창', 뜨거웠던 '케데헌' 북미 상영 현장
[장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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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케이팝 데몬 헌터스>, 이틀간 북미 영화관 상영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인기에 힘입어 이틀간 싱어롱 버전으로 영화관에서 상영되었다. 팬들의 뜨거운 호응이 있었다. |
| ⓒ 장소영 |
<케데헌>을 안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본 사람은 없을 것 같다. <케데헌>의 약점은 '제목'밖에 없다는 말도 있다. 장르가 애니미에션이라는 건 그렇다 치고 K-Pop과 악귀라니. 그러나 이제는 특이하고 유치한 그 제목이 미국 대중에게 빠르게 퍼지고 쉽게 각인되었다.
인기에 힘입어 23일과 24일(토, 일) 북미에서는 <케데헌>이 '싱어롱(sing along)' 버전으로 영화관에 걸렸다. 미국 영화관은 빅히트 작품의 싱어롱 버전을 따로 개봉해, 관객이 함께 마음껏 노래 부르며 작품을 즐길 수 있도록 한다. 싱어롱 버전에는 노래가 나올 때마다 가사가 자막처럼 제공된다.
<케데헌>은 넷플릭스 상영작이라는 불리함에도 불구하고 결국 전미 극장에서 개봉되며 전석 매진이라는 또 한 번의 신화를 달성 중이다. 맨해튼 상영관에서는 출연진들이 무대인사를 오기도 했다. <케데헌> 팬들은 단 이틀간의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일찌감치 티켓을 구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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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케이팝 데몬 헌터스>, 떼창과 댄스, 호응으로 가득찬 영화관 <케이팝 데몬 헌터스> 싱어롱 버전이 상영된 영화관에는 노래와 춤 뿐 아니라, 대사를 따라하고 장면마다 크게 환호하는 관객들의 반응으로 가득했다. |
| ⓒ 장소영 |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부터 친구들과 몰려온 젊은 세대가 대다수였고, 간간히 나이 지긋한 어른도 보였다. 조금 이른 시간에 도착한 데다 가족이 따로따로 앉다보니 좋은 점이 있었다. 우리 아이들이 옆에 앉은 미국 관객과 나눈 짧은 이야기들을 집으로 오는 길에 내게 들려주었다.
어린 딸을 데리고 온 부부는, 딸이 집에서 <케데헌>을 볼 때마다 걱정을 했단다. 시청하는 내내 주인공 '루미'의 동작을 따라 하는 딸 때문이다. 특히 루미가 나무를 박차고 공중으로 날아오르는 장면에서 딸은 빠르게 벽으로 뛰어가 벽을 차고 오르려다 나동그라지곤 했다고.
청년 관객은 영화 속에서 '헌트릭스'가 한국 아이돌 그룹 '트와이스'를 밀어내고 1등에 오르는 장면이 있는데, 그것이 현실에서 일어나서 너무 재밌었다고 한다. 실제로 <케데헌>의 노래들은 최근 각종 팝 차트에서 1위를 찍으며 승승장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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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케이팝 데몬 헌터스>, 기념 촬영중인 관객 작은 포스터 외에 사진 촬영을 위한 세트나 팝업 스토어가 없어 많은 관객들이 아쉬워 했다. |
| ⓒ 장소영 |
앞쪽 중간 통로는 노래가 나올 때마다 춤을 따라 추려는 아이들이 뛰어나왔고, 뒷자리 두어 줄은 젊은 층 MZ들의 스탠딩 석이 되었다. 처음엔 앉아서 들썩이던 이들이 중반 이후에 서서 뛰기 시작하자 앞쪽의 내 좌석까지 리듬을 타고 흔들거렸다.
"진우, 가지 마" 진짜 아이돌 대하는 듯한 반응들
춤과 떼창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이미 여러 번 넷플릭스를 보고 와서인지 대사를 통째 따라하는 이들도 많았고, 장면, 장면마다 놀랍도록 적극적으로 반응해 영화가 상영되는 한 시간 반 동안 조용할 틈이 없었다.
내 곁의 젊은 청년 둘은 주인공 진우가 희생하는 장면이 점점 다가오자 미리 양손으로 귀를 막았다. 아니나 다를까 주인공들이 나누는 대화가 들리지 않을 정도로, "진우, 가지 마, 이건 아니야, 안돼!" 하는 비명소리로 영화관이 떠나 갈 듯 했다. 나를 비롯한 부모 세대 관객은 남자 주인공인 진우가 나타날 때마다 진짜 활동하는 아이돌 스타 대하듯 하는 그들의 반응에 폭소를 터뜨렸다. 진우의 팬클럽이 단체 관람을 온 것 같았다. 누군가 큰 소리로 외쳤다.
"Justice for Jin Woo! (진우를 위한 정의구현)"
영화관이 웃음바다가 되었다.
내가 초등학생이었을 때 엄마를 따라 영화관에서 <벤허>를 본 적이 있다. 벤허의 마차 경주보다, 단체 관람을 왔던 교복 입은 여고생 언니들 구경이 더 재미있었다. <케데헌> 주인공 진우의 모습에 뜨겁게 반응하는 MZ들을 보고 있자니 그때 기억이 떠올랐다. 내 곁의 아이 엄마 말처럼, 영화관에서만 느낄 수 있는 과몰입과 뜨거운 반응을 나도 오랜만에 느꼈다. 자막을 따라 '떼창'을 부르다 보니 거대한 노래방에 들어온 기분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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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케이팝 데몬 헌터스> 상영, 열띤 반응 엔딩곡에 맞춰 댄스와 함께 노래를 따라 부르는 어린이들과 관객들 |
| ⓒ 장소영 |
20대의 아들은, 영화 후반부 남산 타워와 서울이 비춰지는 장면에서 울컥했다고 한다. 일 년쯤 전에 서울에 다녀왔던 아들은 그 장면을 보며 '서울이 이쁘다'는 마음이 들면서 그런 이쁜 풍경화를 넣어준 제작진에게 감사의 마음이 들었다고. 6개월 젖먹이로 미국에 와 이민 1.5세로 자란 아들이 남다른 감정이 들었나 보다.
다음 주면 미국도 여름 방학이 끝난다. <케데헌>은 우리 가족에게 여름 방학 마지막 이벤트였다. 그런데 왠지, 학교로 돌아간 아이들이 친구들과 함께 또 다른 <케데헌> 이벤트를 만들어 갈 것 같다. 개학하자마자 시작되는 학교 '홈 커밍데이' 주간에 운동장에서 울려 퍼질 미국 고등학생들의 '골든' 떼창이 벌써 들려오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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