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완도 바다 위 작은 기적"…장보고웃장 '10년의 축제'
아이들 특별한 체험, 세대 간 소통의 장
빙그레앙상블 하모니카, 감동적 선율
"환경을 생각한 소비, 더욱 특별한 기쁨"
지난 23일 전남 완도의 작은 섬에서 열린 '장보고웃장' 10주년 기념행사에는 500명이 넘는 인파가 몰렸다.
이날 오후 5시 30분 장터 행사장에서 한 방문객의 들뜬 목소리가 들렸다. "여기 향수가 있네. 나만의 향수를 만들어야지!" 1,000원만 사면 받을 수 있는 친환경 에코백을 손에 쥔 그녀는 환하게 웃으며 친구에게 말했다. 이에 옆 친구는 "저는 떡볶이랑 해물파전 먼저 사러 가야겠어요. 맛있겠네요"라고 답했다.

이날 '장보고웃장 10주년 행사'는 단순한 장터를 넘어 지역 주민과 소비자가 함께 만드는 특별한 축제의 장으로 변모했다. 행사장 곳곳에서는 다양한 먹거리와 체험, 공연들이 함께 어우러지며 참석자들을 맞이했다.
행사 시작 2시간 전부터 회원들은 바쁘게 움직였다. 무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장터 준비는 한창이었다. 부스를 설치하고, 짐을 나르며, 야시장을 세팅하는 모습은 마치 대가족의 큰 잔치 같았다. "여기 젤라또아이스크림 준비 완료", "음료에는 얼음 더 필요해요!" 장터에는 맛있는 먹거리들이 하나둘씩 모습을 드러냈다. 해물파전, 떡볶이, 소떡소떡, 치즈닭가슴살 등 군침을 자극하는 먹거리들이 사람들의 발길을 끌었다.
한 손님은 해물파전을 한 입 크게 베어 물며 감탄했다. "완도 해물이라 그런지 싱싱한 해물이 너무 맛있어!" 바로 옆에서 쥐포를 씹던 친구는 "이 쥐포는 술안주로 딱 맞는데!"라며 맞장구쳤다. 특히 완도 특산물인 전복은 라면, 튀김 등 다양한 형태로 변신해 눈길을 끌었고, 백향과 등 다양한 과일과 음료들은 무더위 속에서 갈증을 해소하는 인기 아이템이었다.

장터 한쪽에서는 색다른 체험이 진행됐다. '모기 퇴치제 만들기', '향수 만들기', '네일 영양제 만들기' 부스에는 아이들과 부모들이 줄을 서서 체험을 즐겼다. 한 학부모는 "아이랑 이런 체험을 함께하니 좋아요. 향수도 만들고, 추억도 남기고"라고 말했다. 아이는 자신이 만든 향수병을 자랑스럽게 들고 다니며, 그날의 특별한 추억을 고스란히 품고 있었다.
행사장 한쪽에서는 지역민들로 구성된 '빙그레앙상블'의 하모니카 공연이 시작됐다. 뜨거운 여름날, 관람객들은 시원한 음색에 푹 빠져들었고, 공연이 끝난 후엔 감동의 박수가 쏟아졌다. 한 관광객은 "수준급의 공연이었어요. 완도에서 이런 멋진 공연을 볼 수 있다니, 정말 좋았어요. 지역 주민들의 노력과 열정이 느껴졌어요"라고 감탄했다.
행사가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참석자들은 친환경 에코백에 자신이 구매한 물건들을 담으며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여기서 판매하는 물건들이 다 환경을 고려해서 만든 거라 그런지, 무언가 더 특별한 느낌이 들어요"라는 한 소비자의 말은 '장보고 웃장'의 정체성을 잘 설명해줬다.

장보고웃장의 장터는 단순한 물건을 사고파는 공간이 아니라, 지역 주민과 소비자들이 함께 가치를 나누고 실천하는 곳으로 자리 잡았다. '장보고 웃장'은 지난 2015년 20여명의 지역 주민들로 시작됐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지금, 회원 수는 90여명으로 늘어나며 전국적인 모델로 성장했다. 매월 넷째 주 토요일마다 열리는 이 장터는 이제 '생태, 로컬, 나눔'의 가치를 실천하는 중요한 축제로 자리 잡았다.
김영신 웃장지기는 "우리 장터는 물건을 판매하는 곳이 아니라, 환경을 고려한 합리적인 소비를 통해 지역 주민들과 소비자들이 함께 성장하는 곳"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단순히 물건을 판매하는 곳이 아니라, 더 많은 사람이 여기에서 생태, 로컬, 나눔의 가치를 경험하고 실천하며 건강한 공동체가 되어가는 것을 보고 싶습니다"라며 다짐을 전했다.
'장보고 웃장'이라는 이름에 담긴 "장을 보고 웃자"는 정신은 이날 행사에서 고스란히 실현됐다. 지역 주민들이 함께 웃고, 나누고, 성장하는 축제의 장으로, 이곳의 10년 여정은 새로운 출발을 알렸다. 500명이 만든 작은 기적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호남취재본부 이준경 기자 lejkg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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