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새를 모시고 느릿느릿, 거리에서 페달을 밟습니다
[신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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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큰 큰뒷부리도요를 따르는 행진 그리고 도요를 모시며 운전하는 나. 자외선 방지를 하려다가 초상권도 방지되었다. |
| ⓒ 신유아 |
수십 년 전에는 흔하던 이들은 새만금 등 각종 간척 및 개발로 서해안 갯벌이 감소함에 따라 점차 사라져갔다. 마라토너에게 보급지가 없으면 어떻게 살 수 있을까. 지금은 준멸종위기종이 된 큰뒷부리도요가 그나마 머물 수 있는 수라갯벌이 공항이 아니라 갯벌로 있게 하자고, 새를 본딴 큰뒷부리도요를 싣고 행진해온 지 열흘이 조금 넘었다. 지난 12일부터 오는 9월 11일까지, 전주 전북환경지방청과 군산 수라갯벌을 거쳐 서천에서 서울까지 걷는 일정이다.
행진에서 나의 하루는 트럭에서 자전거와 큰뒷부리도요를 내려 세발자전거의 뒷바구니에 큰뒷부리도요와 스피커를 싣는 것으로 시작한다(이때 나는 주로 옆에서 보기를 담당한다). 제작자가 깃털 하나하나에 철사 깃대를 끼우고 채색한 큰뒷부리도요를 처음 봤을 때의 감동이란. 아름답고 매끈했던 큰뒷부리도요의 깃털은 행진이 계속됨에 따라 삐죽삐죽 뻗쳐가고 있다.
내가 큰뒷부리도요 집사가 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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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시로 꾸려진 도요 뷰티샵 목공풀로 깃털을 붙여주고 매만져주는 손길들 |
| ⓒ 신혜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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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시, 행진 시작 전 둥글게 모인다 큰 큰뒷부리도요도 함께 |
| ⓒ 신혜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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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렇게 보면 새들의 모임 같다. 큰뒷부리도요와 새모자들. |
| ⓒ 신혜정 |
그날그날 수라의 외침을 읽는다. 이 외침은 수라갯벌에 사는 생명들의 것으로, 이들을 대변하고자 하는 인간인 행진 팀장 딸기(활동명)가 주경야독하며 써 올린다. 지금까지 첫날 큰뒷부리도요에서 시작해 둘째날 저어새, 그리고 가창오리, 검은머리물떼새, 백합, 황새, 퉁퉁마디, 흰발농게, 삵의 외침을 인간들이 함께 읽었다. 그리고는 행진을 시작하며 구호를 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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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 사람 행진 출발 파아란 하늘 아래 |
| ⓒ 새사람행진단/새만금신공항백지화공동행동 |
오르막이 나오면 드디어 운동 좀 하겠다 싶어 반가움마저 느껴진다. 해서 페달을 본격적으로 좀 밟아 볼라치면 전기 스위치도 안 켰는데 자전거가 지절로 앞으로 간다. 뒤를 돌아보면 누가 뒤에서 밀고 있다.
"괜찮아요! 괜찮아요! 저 운동 좀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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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요를 밀어주시는 분 |
| ⓒ 새사람행진단/새만금신공항백지화공동행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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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요를 밀어주시는 분들 전기자전거라서 더 죄송함 |
| ⓒ 새사람행진단/새만금신공항백지화공동행동 |
너무 느린 나의 자전거 속도에, 자전거를 좀 탄다 하는 사람들은 "차라리 걷는 게 낫지 않겠어요?"라며 진심 어린 조언을 해주었다. 여행을 하면서는 심지어 더 느리게 가는 방법을 터득했다. 특히 인도에서 소와 릭샤와 사람과 차가 도로를 평등하게 공유하는 자유로움(가끔은 이게 지옥인가 싶었던) 사이에서 나와 자전거는 느린 속도로 가면서도 넘어지지 않는 기술을 익혀야 했다.
그때의 느림보 훈련은 지금의 큰뒷부리도요를 모시기 위함이었던가, 페달을 밟으며 생각한다. 그때와 다른 점은, 그때보다 더 느리다. 그때는 평균 시속 10km/h 정도였다면 지금은 주 연령대 50~60대의 걸음에 맞추어 시속 3km/h. 그리고 그때는 혼자였는데 지금은 같이 간다. 내 앞으로는 길잡이 더덕이 가고, 행진 팀장 딸기도, 행진 안전과 큰뒷부리도요 제2집사 역을 맡은 가지가지도 왔다갔다하고, 사진과 영상을 찍는 칠성과 오이, 인디와 토니도 스쳐간다(모두 활동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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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요와 함께가는 사람들 |
| ⓒ 새사람행진단/새만금신공항백지화공동행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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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흥 넘치는 사람들 |
| ⓒ 새사람행진단/새만금신공항백지화공동행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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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강갑문교를 건너는 길 갈매기는 어디있을까? |
| ⓒ 새사람행진단/새만금신공항백지화공동행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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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로등마다 붙은 조형물 인 줄 알았던 것이 갈매기였다 |
| ⓒ 신혜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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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를 쉬게 하는 큰 나무 |
| ⓒ 새사람행진단/새만금신공항백지화공동행동 |
"짱뚱어. 저기 더 큰 게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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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들의 땅 잘 보면 짱뚱어도 있다 |
| ⓒ 신혜정 |
| ▲ (영상으로 보자) 멀리서 보고는 그냥 뻘땅이겠거니 금강변에 엄청난 게들이 우글대고 있었다 ⓒ 신혜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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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요를 모시고 세상 구경 |
| ⓒ 신혜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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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혜로운 점심 한날은 대전의 참가자들이 손수 만든 점심을 준비해주셨다 |
| ⓒ 새사람행진단/새만금신공항백지화공동행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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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날은 오이냉국을 준비해 나눠주시는 참가자도 있었다 취향껏 먹으라며 조미료도 따로 챙겨오셨다 |
| ⓒ 신혜정 |
"절대 안 넘어집니다 안심하세요. 그냥 가고싶은 방향으로 핸들만 트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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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니 이 감사한 자전거가 왜 이러지? |
| ⓒ 신혜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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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행진 마무리 하이파이브 |
| ⓒ 새사람행진단/새만금신공항백지화공동행동 |
"나한테 이야기 하더라고 힘들다고. 한숨을 푹푹 쉬더라고."(가지가지)
우리 도요에 빙의해 이야기한다.
"음악 좀 그만 틀어라..."(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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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당히 지쳐뵈는 우리 도요의 뒷모습 |
| ⓒ 신혜정 |
현재 지구 상의 야생동물들의 총 무게는 인간의 총 무게의 6분의 1도 안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2023년 이스라엘 바이츠만 과학 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육상포유류는 2200만톤, 해양포유류는 4000만톤, 이에 비해 인류는 3억 9천만 톤. 가축은 6억 3천만톤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인간에게 길들여지지 않은 것은 멸종되기 쉬운 시대다.
큰뒷부리도요를 한땀한땀 만드신 신유아님은 "언젠가 사라질지 모를 새를 사람들이 잊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커다란 새가 누군가의 눈에 닿아, 행동과 변화를 이끌어내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으로 도요의 틀을 짜고 천을 씌우고 채색하고 깃털을 만들어 붙였다고 했다. "조형물을 만들던 시간은 기후위기를 넘어 생명과 지구를 위한 작은 기도문을 외우는 시간"이었다고 했다. 그 간절한 바람이, 이미 행진을 통해 천천히 실현되고 있음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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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춤추며 행진하는 새사람들 |
| ⓒ 새사람행진단/새만금신공항백지화공동행동 |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개인 블로그와 새사람행진의 웹 매거진 <새,사람>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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