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사적지 표지석 엉뚱한 자리에?... "토지소유자가 반대"

박미경 2025. 8. 25.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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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광주민주화운동 사적지 표지석이 엉뚱한 곳에 위치해 있어 논란이다.

민주화운동의 대명사로 불리는 5.18민주화운동은 전두환 정권 등에 의한 불법적 헌정질서 파괴와 부당한 공권력에 대항해 1980년 5월 18일부터 5월 27일까지 광주광역시(당시 전라남도 광주시)를 중심으로 인근 지역에서 일어난 사건이다.

광주광역시와 전라남도는 당시의 뜨거웠던 열정과 희생을 기억하기 위해 5.18민주화운동의 중심이 됐던 지역을 '5.18사적지'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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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먹밥 나눠준 장소 '화순시외버스터미널 옛터' 아닌데... 표지석 뒤에는 잡초가 무성한 공터만

[박미경 기자]

 '화순시외버스터미널 옛터'라고 쓰여진 5.18사적지 표지석
ⓒ 박미경
5.18 광주민주화운동 사적지 표지석이 엉뚱한 곳에 위치해 있어 논란이다.

민주화운동의 대명사로 불리는 5.18민주화운동은 전두환 정권 등에 의한 불법적 헌정질서 파괴와 부당한 공권력에 대항해 1980년 5월 18일부터 5월 27일까지 광주광역시(당시 전라남도 광주시)를 중심으로 인근 지역에서 일어난 사건이다.

1980년 5월, 전국 대학가는 전두환 신군부에 대한 반대 시위로 뜨거웠고, 5월 15일 서울역에서 30개 대학의 대학생 10만여 명이 집결해 민주화를 요구했다. 이후 신군부는 5월 18일 전국에 비상계엄을 선포했으며 광주에서 대규모 시위가 일어나자 공수부대를 투입해 진압했다.

이 과정에서 계엄군의 집단발포 등으로 인해 5월 27일까지 사망자 166명, 실종자 179명을 비롯해 2천여 명의 부상자가 발생했고(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공식 기록), 시민들은 인근 지역으로 달려가 계엄군에 맞설 무기를 구하며 광주에서 일어난 일을 알렸다.

광주광역시와 전라남도는 당시의 뜨거웠던 열정과 희생을 기억하기 위해 5.18민주화운동의 중심이 됐던 지역을 '5.18사적지'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화순군에서는 2020년 5월 화순군청 앞 일대, 너릿재, 화순광업소가 전라남도의 5.18사적지로 지정됐다. 화순군청 앞 일대에는 화순군청 앞, 화순경찰서, 화순경찰서 사거리, 구 화순시외버스터미널이 포함됐다.

이중 '구 화순시외버스터미널'은 1980년 5월 21일 무기를 구하기 위해 광주에서 온 시위대에게 화순의 어머니들이 주먹밥과 빵 등의 음식을 제공한 장소다. 주먹밥은 5.18민주화운동의 공동체 의식을 보여주는 상징이다. 하지만 화순군이 엉뚱한 장소에 5.18사적지 표지석을 세우면서, 민주화운동의 상징적인 장소였던 '구 화순시외버스터미널'을 제대로 알리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5.18민주화운동 당시 주먹밥 나눔이 이뤄졌던 화순군내버스정류장이자 구 화순시외버스터미널
ⓒ 박미경
'구 화순시외버스터미널'은 현재 군내버스정류장이 자리한 곳이다. 현대힐스테이트2차아파트 인근으로 이전하기 전까지 시외버스터미널은 군내버스정류장과 함께 사용됐다.

표지석은 최근 군내버스정류장 옆으로 새로 생긴 2차선 도로 건너편에서 현대힐스테이트 1차아파트 방면으로 한참을 지나 최근 신축된 건물 우측에 자리잡고 있다. 이곳은 화순시외버스터미널과 무관한 장소다. 표지석 건너편 유료주차장도 마찬가지다.

1980년 이전부터 화순에 거주했던 주민들은 "구 화순시외버스터미널은 현재 군내버스정류장이 있던 곳이 전부였다"고 입을 모은다.

'화순시외버스터미널 옛터'라고 적힌 표지석 뒤에는 잡초가 무성한 공터가 있다. 화순의 옛모습을 기억하지 못하는 이들은 엉뚱한 장소를 5.18민주화운동 당시 주먹밥 나눔이 이뤄졌던 곳으로 잘못 인식할 우려가 있다.

엉뚱한 장소에 있는 5.18사적지 표지석을 바라보는 주민들의 시선도 곱지 않다. 주민 A씨는 "표지석이 있어서 그나마 역사적인 장소라는 기억을 일깨우고 있는데 행정기관이 역사적인 장소를 홀대하며 주민들에게 잘못된 기억을 주입시키려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탄식했다.

이와 관련 화순군 관계자는 지난 18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군내버스정류장이 사유지이고, 토지소유자가 표지석 설치에 반대하면서 전라남도와 협의해 5.18사적지 표지석을 지금의 자리에 세우게 됐다"고 해명했다.

'구 화순시외버스터미널'이 5.18사적지로 지정되었던 2020년 5월 당시 화순군은 보도자료를 통해 "민주주의를 수호하고 이웃 시민들을 돕기 위해 분연히 일어났던 화순군민들의 의로운 정신을 계승하고 널리 알리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화순우리신문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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