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는 할 수 없는 질문, 당신의 대답은?

하가인 2025. 8. 24.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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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tGPT에게 물었다.

"기우제는 언제 지내야 할까?" GPT는 이렇게 답했다.

책 소식이 종종 전해지는 그의 블로그 <뇌진탕> 에서, 이 책은 "인공지능이 아닌 사람의 질문과 사유를 들여다보는 책"이라 불렸다.

일단, 자신의 질문에 답해줄 것의 등장에 많은 이가 열광하고 있다는 건 확실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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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피라이터 정철의 질문 에세이, <사람의 생각법>

[하가인 기자]

 정철 지음, 김파카 그림, 블랙피쉬 펴냄, 2025년 7월 ⓒ블랙피쉬
ⓒ ⓒ 교보문고
ChatGPT에게 물었다. "기우제는 언제 지내야 할까?" GPT는 이렇게 답했다. "기우제(祈雨祭)는 가뭄이 계속되어 농작물에 피해가 생기기 전에, 비를 내려달라고 하늘(혹은 신)에게 기원하는 제사이기 때문에 시기적으로는 '가뭄이 장기간 이어질 때' 지내는 것이 핵심입니다."

다시 물었다. "기우제는 비가 퍼부을 때 지내야 한다는 말은 어떻게 생각해?" GPT는 "비가 이미 퍼붓고 있는데 기우제를 지내면 목적이 성립하지 않죠. 마치 밥 다 먹고 나서 '밥 달라' 하는 격입니다"라고 했다.

정철의 대답은 달랐다.

"웃어서도 안 되고, 비웃어서도 안 된다. 제정신이 아니라고 비난해서도 안 된다."

인공지능이 뭐든 정답을 찾아내주는 세상에서, 아직 자신만의 사유를 갖고 있는 사람은 귀하기 때문이다.

정철은 삼십여 년을 넘게 카피라이터로 일했다. 일하며 쌓인 노하우로 카피라이팅 교본 <카피책>을 써내고도 그는 만족하지 못했다. 좋다는 말은 아니더라도 '됐다'라는 말이 듣고 싶어 그는 <카피책>의 개정판을 냈다. 만족하지 않고 생각을 거듭해 펜을 놀리던 그가 이번에는 자신의 머릿속을 열었다. 그는 카피라이터를 두고 '질문하는 사람'이라 칭했고, <사람의 생각법>을 두고 '질문 에세이'라 불렀다. 책 소식이 종종 전해지는 그의 블로그 <뇌진탕>에서, 이 책은 "인공지능이 아닌 사람의 질문과 사유를 들여다보는 책"이라 불렸다.

똑똑한 AI에게 인간은 이제 기억력도, 계산력도 밀린다. 어머니의 전화번호마저 인간보다 고철이 더 잘 아는 시대다. 그렇기에 그는 이 책을 썼다. 다른 건 다 인공지능에게 맡기더라도, "상상력은 양보하지 않"기 위해서다. 그것만은 AI가 대체할 수 없기 때문일까? 그렇지는 않다. 그마저도 AI에게 내주면 너무 슬플 것 같다고 정철은 말한다.

<사람의 생각법>은 아홉 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백 개도 더 넘는 질문들로 채워져 있다. '상상력 백화점 순례기'와 '한여름 퇴근길 풍경화'에서는 특정 장소를 배경으로 생각을 이어나가고, '무허가 철학관 방문기', '비공인 선생님 접선기'에서는 누군가와의 문답으로 또 생각을 이어나간다. '엉뚱한 질문', '위험한 질문', '고요한 질문'에서는 곧장 질문부터 던지기도 한다.

그가 들른 곳들이며 만난 사람들이 정말 있는지, 그저 전부 상상인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알람이 울리기 전에 잠이 깬다면" 하고 물음표를 던져놓고서 "알람 대신 내가 울어야 한다. 늙은 거다"라고 답하는 이 책을 읽을 때 대상의 실존 여부는 필요하지 않다. 백미러에 팔꿈치를 부딪은 그는 가까운 아픔으로부터 지구 저편에서 기아에 허덕이는 아이들의 고통을 떠올린다. 사물의 진리를 찾기보다는, 사람의 마음을 찾기 위해 그는 생각한다.

고대 그리스에는 소크라테스가 사람들을 붙잡고 질문을 던져댔다. 현대에는 누가 그렇게 해줄까? 스탠포드 대학교에 따르면, 2024년 생성형 AI 민간 투자비만 47조 원에 달한다. 우리에게 누가 질문을 던져줄지는 모르겠다. 일단, 자신의 질문에 답해줄 것의 등장에 많은 이가 열광하고 있다는 건 확실해 보인다.

그런 세상에서 정철은 자신에게 먼저 질문을 던졌다. 이제 그는 차곡차곡 모아둔 질문 꾸러미를 우리에게 펼쳐 보인다.

"두 번 산다면 어떻게 살래?"
"너는 지금 첫 번째 목숨을 살고 있는 것 같은데 그거 누구에게 주고 있니?"

당신은 무어라 답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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