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인' 신 스틸러 이상진 "충청도 사투리로 운명이 바뀌었죠"

장혜령 2025. 8. 24.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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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디즈니+ <파인: 촌뜨기들> 이상진 배우

[장혜령 기자]

디즈니플러스 <파인: 촌뜨기들>은 1977년 신안 바닷속에 묻힌 보물선을 차지하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생계형 촌뜨기들의 속고 속이는 이야기다. 극 중 어리바리한 말투와는 달리 큰 한방을 품은 나대식 역의 배우 이상진과 21일 디퍼런트컴퍼니 사옥에서 만났다.

"취미로 배운 복싱, 신의 한 수 됐다"
 디즈니+ <파인: 촌뜨기들> 스틸컷
ⓒ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신병> 시리즈와 <소년시대>를 봤다면 <파인: 촌뜨기들>(이하 파인)속 대식의 등장이 유난히 반가웠을 것이다. 최근 다수의 작품에서 잊지 못할 신 스틸러로 우뚝 선 그는 생활감 있는 연기로 주목받고 있는 신예다. 바리톤 목소리에 느릿한 말투, 큰 키에서 뿜어 나오는 반전 매력의 이상진. 등장만으로도 웃음기를 유발할 수 있는 존재가 되었다는 말에 감사를 표했다.

"제가 나오면 일단 웃기겠다는 의견을 알고 있다. 이 또한 경계하고 있지만 그런 이미지는 저의 일부분일 뿐, 언제든지 상황에 맞춰 꺼낼 다른 모습도 준비가 되어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래서일까. <파인>에서도 충청도 말투도 남다른 기대를 품게 한다. <소년시대>의 충청도 사투리가 <파인> 캐스팅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가족 중에도 충청도 연고는 없고 (웃음) 남양주 출신이다. 사실 말이 느린 편이라 사투리가 잘 맞았다. 최대한 충청도 바이브를 내고 싶어 사투리 연구를 해두기도 했다. 대식은 복싱 선수 출신인데 평소 취미로 복싱을 배워둔 것도 신의 한 수였다"며 모든 게 운명이었다고 곱씹었다.

이어 캐릭터의 전사도 자세히 설명했다. 그는 "충청도에서 서울 상경 후 5년 정도가 흘렀다는 설정이다. 요즘 5년이면 사투리를 더 이상 쓰지 않지만 당시에는 지역 언어를 쉽게 버리지 못한 분들이 많았기 때문에 (사투리를) 적당히 쓰는 톤으로 정했다"라며 "5년 동안 양아버지 밑에서 먹고 자며 체육관 생활을 했고 그때 복싱을 배운 거다"라며 부연했다.

또한 전직 권투선수였지만 말만 할 뿐 실력을 정확히 보여주지 않아 의문투성이였던 대식도 인상적이었다. 그는 "회상 장면이 첫 촬영이었다. 2달 정도 운동해서 몸을 키웠다. 이후에는 복싱을 그만두고 친아버지(김종수)와 살게 되어 체중을 증량했다"라며 "중간에 통풍 증상으로 배 타기 싫다고 잔꾀 부릴 때도, 그럴 말한 사정이 있다는 설정이 있었다. 일부러 점심도 많아 먹어서 배 나와 있는 인물로 외모를 묘사했다"고 이야기했다.

외형뿐만 아니다. 속내도 달라지는 대식은 욕망이 커지며 점차 타락해 간다. 그는 "대식은 착하게만 보여서도 안되었다. 친아버지 추천으로 도굴판에 뛰어들지만 판이 커지는 걸 목격하고, 누군가가 죽어나가니까 변하기 시작한다"라며 "개인의 욕심보다는 주변 사람들 때문에 욕망이 커져 버린 거다. 결국 가만히 있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까지 들면서 충격적인 일도 벌인다"라고 답했다.

다양한 인물이 한자리에 모인 만큼 선배, 또래와 북적이며 의견을 나누고 배웠던 현장 공부의 중요성을 곱씹었다. 그는 "<파인>은 사랑받을 작품이란 확신이 있었다. <카지노>를 보면서 좋은 선배들과 호흡을 맞춰보고 싶다는 기대를 품었었는데 드디어 이루게 되었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뮤지컬 전공, 코미디언 꿈꾸기도
 이상진 배우
ⓒ 디퍼런트컴퍼니
순박한 얼굴을 한 채 자연스러운 연기를 구사하는 이상진의 시작은 어땠을까. 그는 사실 뮤지컬을 전공했다며 운을 떼었다. 그는 "제가 노래는 곧 잘하지만 춤에는 재능이 없었다. 또 작정하고 웃기려고 하건 아니지만 개그 코드를 좋아해서 코미디언을 꿈꾸기도 했다"며 "그때 연기가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조언에 잠실의 학원에 다니다가 연기의 매력을 알아 차렸다"고 말했다.

그는 "정통 연기를 배우며 연기에 눈을 뜨게 되었다. 웃음, 감동, 즐거움, 놀라움을 줄 수 있는 매력적인 직업이 배우였고 자연스럽게 이 길을 걷게 되었다. 그렇게 입시 준비부터, 독립영화, 연극 무대로 지평을 넓혀갔다"며 "무대는 2시간 동안 혼자 이끌며 응축한 에너지를 보여주어야 한다. 그 경험이 현장에 녹여내기도 했다. 무대 위 공연으로 얻는 경험치는 달라서 몇 년에 한 번은 꼭 연극 무대로 돌아간다"며 본인만의 연기 철학을 밝혔다.

하루에 한 번씩 제 이름을 검색해 본다는 그는 "<파인>까지 하고 나니 전작들과 묶어서 생각해 주시는데 놀랐다. 호석이(소년시대)가 성장해서 복싱(파인)도 하고 소대장(신병)이 되었다며 세계관을 연결해 주시더라"라며 "충청도의 계룡산과 연계해서 '계룡산 메더웨이'란 별명도 재미있었다"며 감사를 전했다.

현재 원하는 욕망을 묻자 그는 "서서히 감정을 쌓아가는 정통 로맨스나, 로맨틱 코미디를 해보고 싶다. 주연 커플 사이 사이드 로맨스라면 충분히 해낼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롤 모델이 '아담 드라이버'다"라며 "<결혼이야기>나 <사일런스>처럼 갇히지 않고 폭넓은 연기, 또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며 숨겨진 매력을 어필했다.

그는 "가정의 행복을 우선으로 한다"는 의외의 답변도 내놓았다. 그는 "지금 우리 가족의 행복, 나아가서는 훗날 제가 꾸릴 가정의 행복까지 아우르고 싶다. <파인>이 공개되고 부모님이 대선배님들 틈에 서있는 아들을 자랑스러워하신다"라며 수줍게 말했다.

5년 전, 데뷔만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기도했었지만 다작 배우라는 말까지 듣자 행복하다는 그는 드라마 <달까지 가자>와 <태풍상사>로 쉼 없이 얼굴을 비추게 되었다. 이름 뒤에 '느낌 있는 배우'라는 수식어를 달고 싶다는 이상진. 앞으로 그의 연기 변신에 많은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실제는 사람 많고 북적이는 곳보다 조용한 소모임을 선호하는 편이에요. 하지만 코믹한 캐릭터나 빌런을 연기해야 할 때면 모든 게 바뀌어 버립니다. 그래서 <파인>의 김교수(김의성)처럼 순수 악 같은 매력적인 빌런이나, 돈 많은 안하무인 재벌 캐릭터도 욕심나요. 연습 많이 해서 언젠가는 뮤지컬 무대도 꼭 서고 싶어요. <파인> 촬영을 마치고 6개월 후에 에필로그 추가 촬영 소식을 듣고 내심 흐뭇했어요. 만약 시즌2가 나온다면 대식은 무조건 확정이지 싶습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필더무비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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