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국자라는 말 집어치워요" 7남매 일상에 분노한 오은영
[김종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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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쪽같은 내새끼'의 한 장면 |
| ⓒ 채널A |
지난 22일 방송된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에는 무려 7남매의 부모가 출연했다. 스튜디오에서 그들을 맞이한 MC들은 올해 막내를 출산한 금슬 좋은 부모에게 연신 감탄했다. 그리고 "정말 애국자시네요"라는 칭찬 클리셰를 쏟아냈다. 아마 일상 속에서 같은 말을 자주 들어왔으리라. 그에 고무된 건 아니겠으나, 아빠는 여덟째를 시도할 의사도 있다고 밝혔다.
7남매 중 누가 금쪽이인지 찾아내는 건 어렵지 않았다. 온 가족에게 무차별 욕설을 퍼붓는 초3 아들(다섯째)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동생이 자신의 리모컨을 가져가자 대뜸 욕을 하더니 제지하는 형에게도 거침없이 욕설을 쏟아냈다. 엄마가 훈육을 해도 듣는둥 마는둥했다. 형이 효자손을 들고 때리며 혼을 내는 모습도 바람직하지 않았지만, 어쨌든 금쪽이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오은영 박사는 아이들의 욕 사용은 언어 발달과 관련이 깊다며, 감정에 대응하는 적절한 말을 배우지 못하면 모든 감정을 욕으로 표현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금쪽이가 집에서만 욕을 한다는 것이었다. 다음 날, 금쪽이는 과도하게 혼잣말을 했고, 할머니에게도 욕설과 사과를 반복했다. 이해하기 힘든 행동이었다. 여기까지 관찰한 오은영은 진단 결과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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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쪽같은 내새끼'의 한 장면 |
| ⓒ 채널A |
어깨를 들썩이고 고개를 돌리는 행동, 외도와 무관하게 반복되는 음성 틱, 갑작스러운 욕설 분출 등 금쪽이는 투렛이라는 신경계 질환을 앓고 있었다. 하지만 이를 모르는 부모는 금쪽이의 욕설 등을 잘못된 행동이라 여기고 혼만 냈던 것이다. 이와 같은 정서적 영향은 욕을 반복하게 하는 악순환을 불러왔다. 게다가 금쪽이는 의도와 무관하게 외설적인 발언을 하는 외화증까지 있었다.
금쪽이의 투렛 진단에 부모의 심정은 무너졌고, 눈물을 흘리며 속상해했다. 오은영은 누구보다 힘들었을 금쪽이의 심정을 헤아려야 한다며 부모에게 필요한 대응을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적극적인 치료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더 심각한 건 10세 넷째는 물론 기저귀를 안 뗀 여섯째마저 웃으며 욕설을 하는 등 온 집안이 욕으로 물들어있다는 충격적 사실이었다.
다둥이 집이라고 하면 보통 화기애애할 거라 생각하기 쉬운데, 금쪽이네의 현실은 달랐다. 의사소통은 지시와 비난, 욕이 전부였다. 도대체 부모는 뭘 하고 있었던 걸까. 그들은 아이들이 하는 욕을 '어린애들인데 뭐...'라는 식으로 가볍게 여기고 방치했다. 그 방관이 3세 아이도 입에 욕을 달고 사는 충격적 상황을 만든 것이다. 오은영은 부모의 무심함을 강하게 지적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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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쪽같은 내새끼'의 한 장면 |
| ⓒ 채널A |
문제는 그뿐만이 아니었다. 자퇴를 하고 집에 있는 17세 셋째 딸은 동생들의 엄마 역할을 하고 있었는데, 기저귀를 갈고, 젖병 설거지 등 사실상 모든 집안일과 육아를 도맡았다. 독박육아에 지쳤는지 침대에 누워 말없이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 안타까웠다. 부모는 그런 노고를 모르고, 오히려 동생들을 잘 챙기라고 구박했다. 아빠는 험한 말을 내뱉으며 밥값을 하라고 몰아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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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쪽같은 내새끼'의 한 장면 |
| ⓒ 채널A |
아빠는 관심과 에너지, 열정을 엄마에게만 쏟았다. 결혼 후에도 연애하듯 지내는 건 좋은 일이지만, 아이들에게는 냉담하고 무심하다는 점이 문제였다. 오은영은 여덟째는 절대 낳으면 안 된다면서 한 명 더 낳아 키울 환경이 아니라고 고개저었다. 실제로 부모의 방치 속에 아이들은 24시간 내내 미디어에 노출된 채 생활했고, 새벽 늦게 잠이 들었다. 규칙도 통제도 없는 삶이었다.
원인은 양육 환경, 다시 말해 부모 역할을 제대로 하지 않는 부모였다. 오은영은 금쪽이네에 세 가지가 없는데, ①부모의 가정 교육 부재 ②나이에 맞는 사회성 부재 ③ 아이들의 꿈과 희망 부재를 지적했다. 과연 부모는 바뀔 수 있을까. 이제 부모의 역할에 대한 깊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었다. 오은영이 심사숙고 끝에 아픈 말들을 했던 까닭은 그만큼 변화가 절실하다고 봤기 때문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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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쪽같은 내새끼'의 한 장면 |
| ⓒ 채널A |
앞으로 7남매 다둥이네가 행복한 일상을 회복하길 응원한다. '애국자'로 불리기보다 '좋은 부모'가 되는 게 우선이기에, 그들이 가족 내에서 화목하고 즐거운 추억들을 많이 만들어 나가기를 바란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김종성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버락킴, 너의 길을 가라'(https://wanderingpoet.tistory.com)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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