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남은 건 물류센터 뿐"…'월급 469만원' 공장·건설현장서 밀려나는 韓 청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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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김포에 거주하는 이모씨(34)는 1년 반 만에 새 일자리를 얻었다.
김씨는 "석유화학 플랜트들이 철수하거나 가동을 멈추면서 2차 하청을 받던 회사들이 어려워졌다"며 "이전엔 프리랜서들이 일감을 골라 출장을 갈 여유가 있었는데, 이제는 한달 넘게 일이 들어오길 기다리며 대기만 하는 일도 잦다. 생활비가 떨어진 친구들이 배달 아르바이트나 물류센터로 발길을 돌리는 경우를 많이 봤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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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노동자로 일하며 생계 이어
"고용의 질 악화로 이어지지 않게 해야"
경기 김포에 거주하는 이모씨(34)는 1년 반 만에 새 일자리를 얻었다. 직무는 모 중견기업의 작은 물류센터 중장비 운전사. 당장 다음달 생활비가 빠듯했다는 그는 "지금은 고정 수입이 생겼다는 사실 만으로 감사하다"고 안도했다.

이씨는 다재다능했다. 횟집에서 3년을 배우며 숙련 요리사가 됐고, 목수 일을 배운 뒤로는 건설 현장을 누볐다. 앞으로 어떤 역경이 닥치든 먹고 살 걱정은 안 할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느닷없이 닥친 건설 불황에 일감이 전부 끊겼다. 이씨는 "그동안 야간 음식 배달을 하며 겨우 버텼는데, 그마저도 경쟁이 너무 심하다"며 "사는 곳 근처에 물류센터가 있어서 다행이었다"고 전했다.
여수 등 지방 산업 단지로 자주 출장을 간다는 설비 설치 기사인 김모씨(27)도 최근 수년간 확연한 변화를 느끼고 있다. 김씨는 "석유화학 플랜트들이 철수하거나 가동을 멈추면서 2차 하청을 받던 회사들이 어려워졌다"며 "이전엔 프리랜서들이 일감을 골라 출장을 갈 여유가 있었는데, 이제는 한달 넘게 일이 들어오길 기다리며 대기만 하는 일도 잦다. 생활비가 떨어진 친구들이 배달 아르바이트나 물류센터로 발길을 돌리는 경우를 많이 봤다"고 했다.
제조업·건설업 불황으로 공장·건설 현장 일자리가 사라지면서 상대적으로 급여와 근무 지속성이 낮은 돌봄·택배·물류센터 등이 새로운 고용 창출처로 떠오르고 있다.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고용행정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제조업 고용보험 가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5000명 줄어 2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건설업 가입자 수도 24개월 연속 감소 추세다. 반면 서비스업 가입자는 전년 대비 20만3000명 증가했는데, 이 가운데 보건복지업·운수창고업 가입자는 13만4000명이다. 특수고용직으로 분류되는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라이더, e커머스 물류센터, 돌봄 일자리가 집중되는 플랫폼노동 종사자 수도 2018년 47만명(추정)에서 2023년 88만명으로 가파르게 증가했다.

문제는 돌봄·택배·물류센터 일자리의 질이 제조업·건설업보다 현저히 떨어진다는 데 있다. 국내 제조업 종사자의 평균 임금은 469만원(2023년·통계청)으로 전체 근로자 평균 임금(312만원)을 상회한다. 반면 돌봄·택배·물류센터 일자리는 고용 보장이 안되거나 저임금인 경우가 많다. 이와 관련해 이씨는 "대부분의 물류센터 시급은 최저임금을 살짝 넘는 정도"라며 "당연히 전에 하던 일보다 월급은 많이 줄었지만, 당장 일을 구할 수 없으니 별수 없다"고 토로했다.
김성희 고려대 노동대학원 교수는 "한국 경제의 서비스업 비중이 커지고 있다"며 "이에 따라 보건복지, 물류 부문의 고용 창출 기여도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경제 구조의 변화에 따른 노동 지형의 변화 자체는 어쩔 수 없지만, 전반적인 고용의 질 하락을 막기 위한 제도 정비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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