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금 대신 딸 아침 사줘라”…약자에 귀 기울인 영상 속 美판사 별세
췌장암 투병 끝에 88세로 숨져

21일(현지 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카프리오 판사는 오랜 췌장암 투병 끝에 별세했다. 판사로 재직할 당시 그는 ‘프로비던스(로드아일랜드주의 주도)에서 잡히다’(Caught in Providence)라는 SNS 계정을 직접 운영하며 법정의 여러 일화를 소개했다. 그의 영상은 모두 합해 10억건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대표적인 일화는 2017년 주차위반으로 기소된 여성에 대한 재판이었다. 그는 재판 도중 돌연 피고인의 어린 딸을 불러 엄마에게 벌금으로 얼마를 부과할지를 물었다. 카프리오 판사는 “이제부터는 네가 판사야. 공정하고 정직해야 해. 너희 엄마는 주차위반으로 적발됐어. 벌금으로 얼마를 내라고 해야 할까? 다음 넷 중 하나를 골라줘. 300달러, 100달러, 50달러, 0달러” 라고 말했다. 잠깐 고민하던 딸은 50달러를 선택했지만, 판사는 다시 “엄마한테 벌금 50달러를 내는 대신 너한테 아침을 사주도록 하면 어떨까?”라고 물었고, 딸도 아침 식사를 선택한다.
사려 깊게 어린이의 발언에 귀를 기울이고 따뜻하게 대화를 이끈 판사 모습이 담긴 이 영상은 동영상 공유 사이트 유튜브에서 1000만회 이상 조회되는 등 화제가 됐다.
카프리오는 이런 식으로 작은 범죄를 저지른 서민들에 대해 인간적인 판결을 내렸다. 아들이 살해된 여성의 이야기를 들은 후 벌금 400달러(약 56만원)를 면제해주고, 시간당 3.84달러(약 5400원)를 받는 바텐더의 신호 위반 벌금을 면제한 뒤 레스토랑 근로자들을 위해 식비를 제대로 내줄 것을 당부했다. 베트남전 참전용사에게는 “조국을 위한 헌신에 감사드린다”며 주차 위반 과태료를 면제했다.
사법 체계의 접근 방식이 사회 취약계층에 불평등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카프리오 판사는 한 영상에서 “(미국 ‘충성 맹세’에 나오는) ‘모두에게 자유와 정의를’이라는 구호는 누구나 정의를 누릴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담고 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며 “저소득층 미국인의 거의 90%가 의료, 부당한 퇴거, 재향군인 수당, 교통법규 위반 등과 같은 문제와 홀로 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주 직접 영상에 출연해 “건강에 차질이 생겨 병원에 다시 입원했다”며 “기도 속에 나를 기억해 달라”고 한 바 있다.
유족들은 그가 “헌신적인 남편, 아버지, 할아버지, 증조할아버지이자 친구”였다며 “카프리오 판사는 연민과 겸손, 사람들의 선함에 대한 확고한 신념으로 법정 안팎에서 수많은 사람의 삶에 영감을 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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