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부 성장전략]30조원 쏟았는데…李정부 공식 올 성장률 0%대 전망
이재명 정부가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0.9%로 제시했다. 트럼프발 관세 영향과 건설경기 부진 심화가 경제를 전방위로 압박하고 있어 0%대 성장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정부는 올해 두 차례의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을 통해 30조원이 넘는 재정을 쏟아부었지만 성장률 제고 효과는 크지 않았다. 집권 첫해 목표 성장률을 0%대로 낮췄지만, 인공지능(AI) 투자를 중심으로 신성장동력을 확보해 임기 내 잠재성장률 3% 달성 목표를 이루겠다는 구상이다.

올 성장률 전망 1.8%→0.9%로 낮춰건설투자 -8.2%·수출마저 0%대로 추락31.8조 추경 편성에도 제로 성장반도체 100% 품목관세 반영하지 않아
정부는 22일 발표한 '새정부 경제성장전략'에서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0.9%로 전망했다. 올 초 전망치(1.8%)의 절반 수준이지만 앞서 한국은행·한국개발연구원(KDI)이 내놓은 전망치(0.8%)보다는 낙관적인 수치다. 통상 정부의 성장률 전망은 정책 의지를 담은 일종의 목표치로 인식되기 때문에 여타 기관보다 희망적인 수치를 제시하는 경우가 많았다. 전년 동기 대비 올 상반기 성장률이 0%대 초반에 그친 상황에서 연간 성장률을 0.9%로 끌어올리려면 정부는 하반기 성장률을 1%대 중반으로 끌어올려야 한다.
하지만 수출·투자·소비 등 경제지표 곳곳에서 경고음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3.3%로 마이너스 성장했던 건설투자가 올해 -8.2%로 급감할 것으로 내다봤다. 수주·착공 감소 영향이 반영되면서 내수 부진의 원인인 건설경기 악화가 심화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올 2분기까지 건설투자의 GDP 성장 기여도는 5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벗어나지 못했다. 건설경기 선행지표인 건설수주는 2분기 전년 동기 대비 8.4% 줄었고, 건설기성도 21.2% 급감하는 등 하강 흐름이 짙어지고 있다. 지난해 1.7% 증가로 회복이 더뎠던 설비투자도 반도체 첨단공정 전환 수요와 대외여건 악화에 따른 투자위축에 올해 2.0%로 소폭 개선되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해 연간 8.1% 성장세를 보인 수출은 올해 0.2% 증가에 그치며 한국 경제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 우리나라 수출액은 8.1% 증가하며 역대 최대인 6838억달러를 기록했으나 미국발 상호관세·품목관세 부과 등 악조건이 수출 성장을 가로막고 있다. 수입도 국제유가 하락 등으로 에너지 수입 중심으로 감소세를 보이며 지난해(-1.7%)에 이어 올해 -0.6%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전망에는 미국이 언급한 반도체 100% 품목관세는 반영하지 않았다. 최근 거론되고 있는 200~300%로 관세율이 오르거나 미·중 간 통상갈등이 심화하면 성장률이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추경 편성 등에 따른 소비심리 개선 등으로 올해 민간소비(1.3%)는 지난해(1.1%)보다는 개선되겠지만 1%대 저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올 하반기는 추경, 그간의 금리 인하 효과 등으로 회복세가 확대되나 누적된 고물가 영향과 가계부채 부담 등은 여전히 제약요인으로 작용하며 추경 효과가 일회성으로 그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올해 소비자물가는 2.0% 오를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지난해(2.3%)보다 0.3%포인트 낮아진 것이지만, 올 초 제시한 전망치(1.8%)보다는 소폭 높다. 김재훈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은 "물가 전망을 (올 초 전망치보다) 높인 것은 상반기 물가가 당초 예상보다 조금 높게 나왔기 때문에 그 부분을 반영한 것"이라면서 "물가가 정부 목표치인 2% 내외에서 등락하고 있고 인플레이션을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경상수지는 950억달러 흑자로, 흑자 규모는 작년(990억달러)보다 축소될 것으로 예측되는 등 정부는 주요 경제 지표가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분석했다. 취업자 증가폭은 제조업과 건설업의 업황 부진에도 보건복지 등 서비스업 중심으로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지난해 16만명에서 올해 17만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봤다.
이번 전망대로라면 외환위기(1998년 -5.1%), 글로벌 금융위기(2009년 0.8%), 팬데믹(세계적 대유행·2020년 -0.7%) 등 대형 위기 여파가 있었던 때를 제외하고는 성장률이 0%대로 고꾸라지는 첫해가 된다. 정부는 올해 한국 경제가 0%대 성장에 그친 뒤 내년에는 1.8%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무너진 잠재성장률 3%로 반등
AI·초혁신 앞세웠지만 구조개혁 안 보여
이재명 정부는 인공지능(AI) 등 신산업을 집중적으로 키워 임기 내 잠재성장률 3%를 달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저출생·고령화로 인한 구조적 위기 속 성장동력을 회복할 수 있는 전략산업에 대한 선택적 집중 투자로 자본 투입을 늘리고 생산성을 끌어올려 하락 추세인 잠재성장률의 반전을 꾀하겠다는 것이다.
잠재성장률은 자본 등 모든 생산요소를 동원하면서 물가를 자극하지 않고 달성할 수 있는 최고 성장률이다. 이재명 정부가 성장률 대신 잠재성장률을 내세운 건 경제의 기초 체력을 키우겠다는 의미를 강조한 것이다. 역대정권 모두 장기간 내려가던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생산성 향상을 추구했지만 단기 처방에만 치중하며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했다. 올 들어 두차례 추경을 통해 31조8000억원을 풀었지만 성장률을 0.1%포인트 올리는 데 그쳤다.
전문가들은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AI 투자와 함께 고착화된 저성장 구조를 타개할 중장기적 구조개혁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AI는 성장의 수단일 뿐 그 자체가 독립된 산업은 아니다"며 "기술 선도 성장이라는 방향은 옳지만 성장률 제고의 기본 요건인 노동·교육·연금 등 구조개혁 과제에 대한 논의가 우선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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