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연패 빠진 한화, 김경문 감독의 '1위 징크스'

이준목 2025. 8. 22.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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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발진 부진과 타선 침체로 선두 LG와 격차 4.5경기로 벌어져

[이준목 기자]

▲ 김경문, '1천승 앞두고' 12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 한화 김경문 감독이 7회 수비 후 더그아웃에서 이동하고 있다. 이날 한화가 승리하면 김 감독은 KBO리그 역대 세 번째로 1천승 감독이 된다.
ⓒ 연합뉴스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가 5연패에 빠지면서 정규시즌 우승 경쟁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다. 한화는 지난 8월 21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전에서 3-6으로 패했다.

두산과의 3연전 스윕패를 포함하여 최근 5연패에 빠진 한화는 시즌 65승 47패 3무를 기록하며 같은 날 롯데 자이언츠와 비긴 선두 LG 트윈스(시즌 70승43무3무)와 격차가 4.5경기로 더 벌어졌다.

한화는 이날 베테랑 류현진을 선발로 올리며 연패 탈출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류현진은 6회까지 두산 타선을 2실점으로 막아내며 호투했다. 하지만 2-2로 팽팽하게 맞선 7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류현진은 연속 안타 허용으로 무사 1, 2루 위기를 허용했다. 이어 안재석의 희생 번트 시도 때는 내야진의 콜 플레이 미스로 아무도 공을 처리하지 못하며 번트 안타까지 내주고 만루를 허용했다.

결국 무사 만루 상황에서 류현진은 후속 타자인 박계범에게 만루홈런을 얻어 맞으며 고개를 숙였다. 마지막 이닝에 아웃카운트를 하나도 잡지 못하고 강판된 류현진은 6이닝 9안타 6실점(6자책)을 기록했다. 류현진은 시즌 7패(6승)째를 기록하며 자책점은 3.28에서 3.59로 상승했다. 7월 20일 수원 KT 위즈전 이후 5번의 등판에서 3패만 추가하며 벌써 한 달이 넘도록 승리가 없다.

한화는 9회말 뒤늦게 이원석의 1타점 적시타로 한 점을 만회했지만, 추격하기엔 너무 늦은 시점이었다. 무기력한 5연패에 빠진 한화는 3위 SSG와 7게임 차이로 2위는 아직 안정적이지만, LG와의 격차를 좁히지 못하며 한국시리즈 직행 도전에 빨간 불이 켜졌다.

'전반기 1위 돌풍' 사라진 한화

한화는 올시즌 강력한 선발야구를 앞세워 전반기 1위를 차지하는 돌풍을 일으켰다. 2위였던 LG와의 격차가 최대 5.5경기까지 벌어지던 시기도 있었다. 하지만 LG가 후반기에 22승 5패 1무로 대질주하며 1위를 탈환하는 동안, 한화는 13승 14패 1무로 5할에도 못 미치는 성적을 거두며 주춤하고 있다.

최근 한화는 에이스 코디 폰세가 장염 증상으로 잠시 선발 로테이션에서 빠졌고, 문동주는 경기중 강습타구로 부상을 당하는 악재까지 발생했다. 대체 선발 투수가 투입된 한화는 모두 패했다. 여기에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이던 와이스와 류현진이 최근 잇달아 '마의 7회'를 넘기지 못하고 무너지는 사태가 반복됐다. FA로 영입한 엄상백과 영건 황준서의 동반 부진으로 5선발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골칫거리다. 여기에 탄탄했던 필승조 역시 마무리 김서현이 기복을 드러내고 있는 데다, 최근 선발진의 위력이 주춤하고 야수들의 수비 지원까지 받지 못하면서 다소 지친 모습이다.

마운드만 문제가 아니다. NC에서 트레이드를 통하여 영입한 이적생 손아섭이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지만, FA 영입생 심우준과 안치홍은 좀처럼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노시환은 4번타자로 꾸준히 기용되고 있지만 슬럼프에서 벗어날 조짐이 보이지 않는 데다 이날 경기에서는 안재석의 번트 안타 상황에서 아쉬운 수비까지 나오면서 팬들의 여론이 더욱 싸늘해졌다.

김경문 한화 감독은 오랜 시간 하위권을 전전하던 한화를 현재 리그 2위, 전반기에는 1위라는 자리에 올리며 가을야구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후반기 들어 LG에 1위를 내준 이후 성적이 눈에 띄게 주춤하면서 김경문 감독의 용병술과 경기운영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조금씩 높아지고 있다. 최근에는 일부 한화 팬들이 서울 한화그룹 본사 앞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 인근에서 김경문 감독과 경기운영을 비판하는 내용의 트럭 시위를 전개하여 논란이 되기도 했다.

그래도 리그 2위를 달리는 팀의 감독에게 지나친 비난이나 경질까지 요구하는 것은 과도했다는 지적이 많다. 하지만 그만큼 한화 팬들 사이에서 김경문 감독의 팀 운영을 둘러싼 불만과 우려의 목소리가 높은 것은 사실이다

최근의 연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한화는 올시즌 가을야구 진출 안정권에 자리잡고 있다. 2018년을 마지막으로 포스트시즌와 인연을 맺지 못하고 있는 한화로서는 가을야구 티켓만으로도 충분히 값진 시즌이라고 할 만하다. 그러나 현재 한화의 전력을 감안하면 1999년 첫 우승 이후 무려 26년만에 다시 한국시리즈(KS) 정상에 도전할 만한 적기라는 기대감도 높아졌다.

'1000승 무관 감독' 김경문, 반전 해법 만들까

김경문 감독은 KBO리그 통산 1000승을 넘겼고 올림픽 금메달까지 거머쥔 명장이지만 정작 한국시리즈 우승과는 한 번도 인연이 없었다. 두산과 NC에서 준우승만 모두 합쳐 총 4번 달성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KBO에서 1000승 이상을 달성한 감독 중 유일하게 한국시리즈 우승 경험이 없는 최다승 무관 감독이다. 이로 인하여 '단기전에 약하다'는 이미지도 생겼다.

그런데 김 감독은 지도자 경력 내내 정규리그 1위 경험도 없다. 김 감독이 달성한 4번의 준우승은 모두 정규리그 2위로 달성한 기록이며, 한국시리즈에서 1위팀을 만나 패배했다. 한국시리즈에 직행하는 1위팀이 플레이오프를 거쳐야 하는 하위팀들보다 전력이나 체력 면에서 유리한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한국시리즈만이 아니라 김 감독이 사령탑으로서 경험한 모든 가을야구 경험을 합쳐도, 김 감독은 상대한 팀이 자신보다 하위시드였을 때는 시리즈 전적 6전 전승, 경기당 승률 .783(18승 5패)로 매우 강했던 반면, 상위시드팀을 만났을때는 시리즈 전적 6전 전패 경기당 승률은 .286(8승 20패)에 불과했다. 엄밀하게 말하면 김경문 감독은 단기전에 특별히 약했다기 보다는, 그냥 '정규시즌 순위만큼의 성적을 낸 감독'이었다는 것을 알수 있다.

결국 김경문 감독이 왜 한국시리즈 우승을 못했는지를 분석하려면, 그 이전에 왜 페넌트레이스 1위를 한 번도 못 했는지부터 먼저 짚고 넘어가야 한다. 비판하는 팬들은 김경문 감독의 지나친 불펜 혹사와 부진한 선수들에게 계속 기회를 주고 어지간해서는 변화를 주지 않으려는 고집, 2군에서 좋은 성적을 기록중인 선수들은 잘 활용하지 못하는 점 등이 장기레이스와 포스트시즌을 이끌어가는 데 발목을 잡게 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리고 이는 김경문 감독이 지휘했던 이전의 소속팀들(두산, NC) 등에서도 자주 거론되었던 비판 요소들이기도 하다.

현재 한화의 전력은 김경문 감독이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끌었던 두산이나 NC 시절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으며, 특히 선발진만 놓고보면 역대 최고로까지 꼽힌다. 만일 이런 전력을 갖추고도 1위를 지키지 못하여 한국시리즈 직행에 실패하고, 플레이오프부터 힘겹게 올라가야 하는 상황이 된다면, 한화의 우승 가능성은 더욱 낮아지고 김경문 감독의 지도력에 대한 의구심도 더 깊어질 수밖에 없다.

한화는 22일 대전 SSG 랜더스전에서 다시 돌아오는 에이스 폰세를 내세워 6연패를 막아야 한다. 만약 폰세마저 무너진다면 한화의 1위 탈환 가능성은 사실상 희박해지고 더 큰 위기가 찾아올 수도 있다. 백전노장 김경문 감독이 시즌 막바지에 찾아온 최대의 고비에서 어떤 반전의 해법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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