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께 드리는 아주 특별한 선물... '미국 쌀'

이윤옥 2025. 8. 22.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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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윌로스비행학교 후손들, 광복80주년 기념 고국 초청 받아

[이윤옥 기자]

존경하는 대통령님께 !

광복 80주년이라는 뜻깊은 해를 맞아, 대한민국 공군의 초청으로 조국을 다시 찾을 수 있게 된 이번 방문은 저희 후손들에게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깊은 감격과 감사의 시간이 되고 있습니다. 저희는 윌로스비행학교 독립운동가의 후손이자, 그 숭고한 정신을 계승하고자 설립된 Korean Independence Legacy (KIL, 길)의 구성원으로서, 한 가지 특별한 선물을 준비해 왔습니다.

이는 바로, 100여 년 전 조국의 독립을 위해 쌀농사 수익을 기꺼이 헌납하셨던 이재수 선생께서 직접 일구셨던 땅에서 오늘날 후손들이 수확한 쌀 5파운드입니다. 이 쌀은 단순한 곡식이 아니라, 조국을 향한 간절한 염원, 낯선 땅에서 자유를 꿈꾸며 흘린 땀방울, 그리고 선조들의 뜻을 잊지 않으려는 후손들의 조용한 다짐이 담긴 세대 간의 연결고리입니다.

이재수 선생께서는 묵묵한 실천과 헌신으로 미국 땅에서 독립운동의 불씨를 지켜내셨고, 그 후손들은 오늘날까지 같은 땅을 일구며 그분의 뜻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이 작은 선물이 대통령님께, 그리고 대한민국에 자유를 향한 굳은 믿음, 역사를 이어가는 책임감, 그리고 조국을 향한 변함없는 사랑의 의미로 전해지기를 진심으로 소망합니다.

부디 이 마음이, 광복의 의미를 다시금 되새기고 미래 세대를 향한 희망으로 이어지는 데에 작게나마 보탬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깊은 감사와 함께,

윌로스비행학교 후손 일동
Korean Independence Legacy (KIL, 길)
2025년 8월 14일

이는 미주 독립운동가 기념 비영리단체 '길 KIL'(Korean Independence Legacy, 아래 '길KIL')의 대표인 박희성 지사(2010, 건국포장)의 조카 손녀 임인자 씨의 이야기다. 공군과 국가보훈부는 광복 80주년을 맞이해 지난 12일부터 16일까지 대한민국임시정부 비행학교 관계자들의 후손 20여 명을 초청했다. 임인자 씨는 이들과 함께 고국 나들이를 했다.
이번 정부의 초청에는 비행학교 설립을 주도한 노백린 장군, 자금을 지원한 김종림 지사, 재무와 운영을 맡았던 이재수 지사, 한인 비행사 오임하, 이용선, 이초, 장병훈, 한장호, 박희성 지사 등 9명의 항공독립운동가 후손과 가족이 함께했다.
▲ 국립현충원에서 추모하는 이재수 지사 후손들 이재수 지사 후손들이 대전 국립현충원에서 추모하는 모습
ⓒ 이윤옥
▲ 이재수 지사의 후손들 뒷줄 왼쪽 두 번째 (검은안경)분이 외손자 Dave Kim이고, 왼쪽 앞 두 번째 분이 Lori Kim으로 외손녀이며 모두 이재수 지사의 후손들이다.
ⓒ 이윤옥
이들과 함께 미주 독립운동가 기념 비영리단체 '길KIL' 회원 10여 명도 일정에 합류했다. 대한민국임시정부 비행학교는 1919년 3·1운동 이후 임시정부와 재미 한인사회의 지원으로 1920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윌로스(willows)에 설립되었다.

국가 초청으로 이번에 고국 나들이를 한 우리나라 최초의 비행장교인 박희성 지사의 조카손녀이자 '길KIL'의 임인자 대표를 만난 것은 모든 공식 일정을 마치고 난 뒤 19일이었다. 광복 80주년 행사 일정이니 만큼 이번 고국 방문은 일정이 시간대별로 예정되어 있어 좀처럼 개인적인 시간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았다.

19일 오전 9시, 임 대표가 묵고 있는 서울 명동의 롯데호텔을 출발해 그날 우리가 목표로 향하던 곳은 경기도 화성시에 있는 윤석남 화백 작업실이었다. 윤석남 화백은 여성을 주로 화폭에 담고 있는, 이른바 여성주의 작가의 대모(代母)로 현재 110여 개의 작품이 있다. 11시 약속에 맞춰 작업실로 향하는 차 안에서 임인자 대표와 광복 80주년 고국 나들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2시간 동안 차담(茶啖)이 아닌 차담(車談)인 셈이었다.

임인자 대표와 근간에 만난 것은 지난 4월 4일로 이날은 인천 한국이민사박물관에서 있었던 '한·멕시코 120주년 기념 고국방문' 행사가 있었던 날이다. 이날 취재차 만났으니 약 4개월 여 만이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2018년 8월 11일, 미국 LA에서 있었던 '제73주년 광복절 및 도산 기념동상제막 17주년 합동 기념식'에서 였다. 당시 필자는 여성독립운동가 취재 차 미국을 방문했을 때였다. 여성독립운동가 권영복 지사(미국이름 강영복)의 손자며느리이기도 한 임인자 대표와의 만남도 그러고 보니 7년째로 접어든다.
▲ 임인자 대표 미주 독립운동가 기념 비영리단체 '길KIL'의 임인자 대표
ⓒ 이윤옥
▲ 한ㆍ멕시코 120주년 기념 고국방문 인천에 있는 한국이민사박물관을 찾은 <한ㆍ멕시코 120주년 기념 고국방문> 동포들. 이들은 선조의 흑백사진을 코팅해서 소중히 간직해 가지고 왔는데 이민 1세대로 고국나들이는 꿈도 못 꾼 채 이역땅에서 숨져간 선조들께서 사진으로나마 함께한다는 의미로 사진을 가지고 왔다고 했다. 2025.4.4
ⓒ 이윤옥
화성시의 윤석남 화백 작업실에 동행한 이는 '한·멕시코 120주년 기념 고국방문' 때 함께한 다이안 로렌드(Diann Rowland, 한국명 주효정) 씨로 다이안 씨는 임인자 대표와 함께 '길KIL'을 이끌어가고 있는 듬직한 스탠포드대학 출신의 수재로 현재는 공동대표다.

"120년 전 바로 오늘, 제 증조부모님인 라우레아노 리아스(이치원)와 마르타 페레즈(배 부인)는 네 자녀와 함께 부산을 떠났습니다. 큰아들은 여덟 살, 마리아(이갑녀)는 여섯 살, 호세 마리아(이광수)는 네 살, 후아나(이갑년)는 생후 6개월이었습니다. 여권 문제, 전염병 발생, 이민의 합법성 문제로 인해 출발이 두 달 동안 지연되었고, 혼란스러운 출항 당일 큰아들이 길을 잃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한국에 남겨졌습니다. 그 비극은 평생 가족들을 괴롭혔습니다. 증조모는 날마다 남겨두고 온 큰아들을 그리며 울었다고 했고 증조부는 슬픔을 달래기 위해 며칠씩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갔다고 했습니다.

그 고통은 자식을 잃은 슬픔뿐만 아니라 고향, 정체성, 그리고 돌아갈 수 있는 가능성 자체를 잃은 데서 온 것이었습니다. 저는 그 아이의 후손들을 찾고 있고, 어머니의 DNA 매치 결과를 기다리며 낯선 사람들에게 계속 연락을 취해볼 것입니다. 그들(잃어버린 큰아들과 후손들)에게 우리는 당신들 을 잊지 않았고, 여전히 생각하며, 깊이 사랑하고 그리워하고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기 때문입니다."
- 한·멕시코 120주년 기념 고국방문(2025.4.4.) 당시 필자와의 대담 내용 가운데
▲ 로렌드 공동대표 미주 독립운동가 기념 비영리단체 '길KIL'의 다이안 로렌드 공동대표
ⓒ 이윤옥
임인자 대표는 1980년대 미국으로 건너가기 전 경희대 영문과 출신으로 영어와 한국어에 능통하지만 다이엔 씨는 멕시코 독립운동가 증손녀로 한국어가 서툴러서 다이엔 씨와 나는 하루 종일 동시통역기를 귀에 꽂고 대화를 나누었다.

윤석남 화백은 여성독립운동가 관련 문제(윤 화백은 그림으로 필자는 시로)로 오래전부터 친분이 있던 터라 우리는 작업실에서 만나 여성독립운동가 관련 수많은 대화를 나누었다. 이 자리에는 수원 제암리 교회 근처 발안장터에서 1919년 만세운동을 주도하다 현장에서 순국한 이정근 지사(1991, 애국장)의 손부(孫婦)인 <우리문화신문> 양인선 기자도 합류했다.

여성독립운동가들을 생의 마지막 작업으로 그리고 있는 윤석남 화백, 미국·멕시코·쿠바에 흩어져 있는 독립운동가 후손들을 찾아 그들의 삶을 기록으로 정리하고 있는 미주 독립운동가 기념 비영리단체 '길 KIL(Korean Independence Legacy)의 임인자, 다이엔 공동대표, 독립운동가를 열심히 알리는 우리문화신문의 양인선 기자 그리고 여성독립운동가들의 삶을 추적하여 기록하는 필자 이렇게 다섯명이 만나 나눈 '광복 80주년을 맞이하는 감회' 의 시간은 의미 깊었다.
▲ 윤석남 화백의 작업실에서 여성독립운동가를 화폭에 담고 있는 윤석남 화백의 작업실에서, 다이안 로렌드, 임인자 공동대표, 윤석남 화백, 양인선 기자(왼쪽부터, 조신성 독립운동가 그림 앞에서)
ⓒ 이윤옥
돌아온 길에 임인자 대표는 필자에게 물었다.

이 기사 서두에 밝힌 미국 이재수 선생의 후손이 직접 수확하여 가져온 쌀이 "이재명 대통령에게 잘 전달이 잘 되었는지 궁금하네요"라고 말이다. 그러면서 임 대표는 "사실은 이재수 지사께서 하와이 노동이민으로 건너가서 다시 미 본토로 건너가 쌀 농사로 성공을 거둬 그 돈으로 독립자금을 댄 분이라서 이번에 후손이 직접 수확하여 가져온 쌀의 의미는 매우 깊습니다. 쌀 한톨 한톨에는 조국을 향한 간절한 염원, 낯선 땅에서 자유를 꿈꾸며 흘린 땀방울, 그리고 선조들의 뜻을 잊지 않으려는 후손들의 조용한 다짐이 담긴 세대 간의 연결고리입니다"라고 강조했다.

덧붙이자면 사실은 지난 14일, 이재명 대통령과의 오찬 시간에 전달하려고 했으나 경호처에 문의한 결과 직접 선물 전달은 어렵다고 해서 편지와 함께 경호처에 맡겼다고 했다.

모처럼 고국 나들이를 한 독립운동가 후손이 직접 수확하여 가지고 온 귀한 쌀이 잘 전달되었는지 필자 또한 궁금하다. 그 쌀은 낯선 땅에서 자유를 꿈꾸며 흘린 땀방울이 아니던가?
▲ '길 KIL'의 로고 임인자 씨와 다이안 로렌드(Diann Rowland) 씨가 공동대표로 활약하고 있는 미주지역의 비영리단체 '길 KIL'의 로고, 이 비영리단체는 한국어와 영어에 능통한 임인자 대표가 독립운동가 후손들끼리 서로 모르고 있는 것을 알고 이들의 정보를 입수하여 서로를 연결해주는 일을 하고 있으며 순수한 비영리 봉사단체다. 올해 70세인 임인자 대표는 이 작업이 고단하고 힘들지만 미주, 멕시코. 쿠바 등지에서 활약하는 독립운동가들의 후손을 연결해주는 중차대한 일이기에 멈출 수 없다고 했다. 국내외에서 많은 관심을 가져주고 응원해주었으면 한다.
ⓒ 길KI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우리문화신문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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