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성희의 문장으로 읽는 책] 오래 흐르면 반드시 바다에 이른다

대개 나 자신부터 선해야 마땅히 좋은 사람은 좋아하게 되고 악한 자는 싫어하게 되어, 선한 자는 자연히 가깝게 되고 악한 자는 절로 멀어지게 될 것이다. 어찌 다른 까닭이 있겠는가? 말하자면 돌이켜 자신에게서 구해야 한다.
-홍대용 『담헌서』 중.
세상을 탓하고 남 탓하기 쉽지만, 먼저 나를 돌아보고 나를 바꾸는 게 답이다. 모든 것은 자신에게서 구해야 하는 것이다. 우리 옛 성현들의 좌우명, 고전 속 문장들을 모은 책 『오래 흐르면 반드시 바다에 이른다』(박수일)에 실린 글이다. 윗 문장을 쓴 조선 후기 실학자 홍대용은 이렇게도 썼다. “큰 의문이 없는 자는 큰 깨달음이 없다.” 이는 “크게 의심하면 반드시 큰 깨달음이 있다”는 선가(禪家)의 가르침과 통하는 말이다.

책은 과거에 대한 후회나 미래에 대한 불안에서 벗어나 오직 현재에 집중하며 한 걸음씩 나아가라고 강조한다. “어제는 지나갔고 내일은 오지 않았다. 하려는 것이 있다면 오늘에 달렸을 뿐이다.”(이용휴 『혜환잡저』) “먼 것은 가까운 것이 쌓인 것이다.”(유성룡 『서애집』)
“천 리 길은 하루아침에 요행으로 가는 것이 아니고, 차츰차츰 나아가서 도달하는 것이다. 만일 길이 멀다고 해서 처음부터 포기한다면 끝내 도달할 수 없다.…세상에는 참으로 노력하여 올라가도 미치지 못하는 자가 있다. 그러나 나는 노력하지도 않으면서 능히 미치는 자를 보지 못했다. 그러므로 행하느냐 행하지 못하느냐 하는 것은 능력이고, 끝까지 도달하느냐 못하느냐 하는 것은 운명이다. 운명에 대해서야 내가 어떻게 할 수 있겠는가? 다만 노력할 수 있는 것에 대해서 노력할 뿐이다.”(이익 『성호집』)
정약용은 길 떠나는 아들에게 노자 대신 편지를 써줬다. 유명한 문장이 나온다. “아침에 햇볕이 먼저 든 곳은 저녁에 그늘이 먼저 들며 일찍 핀 꽃은 먼저 시든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양성희 중앙일보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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