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과 집중호우, 대한민국 '물의 불평등' 경고

진재중 2025. 8. 21.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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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강릉시가 기록적인 가뭄으로 제한급수에 들어가 시민 불편이 커지고 있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지역적 문제가 아니라, 기후변화가 불러온 전국적 물 위기의 경고음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유종현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강릉은 지형적 한계로 물 저장 능력이 낮아 다른 지역보다 가뭄에 취약하다"며 "저수지와 댐 등 근본적 인프라 확충이 선제적으로 이뤄지지 않은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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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단수 사태, 전국적 물 위기 경고음... 근본적인 대책 필요해

[진재중 기자]

강원도 강릉시가 기록적인 가뭄으로 제한급수에 들어가 시민 불편이 커지고 있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지역적 문제가 아니라, 기후변화가 불러온 전국적 물 위기의 경고음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동해안 지역은 백두대간을 따라 형성된 급경사 지형과 짧고 소규모인 하천 구조 때문에 비가 내려도 물이 쉽게 바다로 흘러가 저수율 확보가 어렵다. 연간 강수량 자체는 큰 변화가 없지만, 집중호우와 가뭄이 반복되면서 강수 편차가 커지고 있다.

유종현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강릉은 지형적 한계로 물 저장 능력이 낮아 다른 지역보다 가뭄에 취약하다"며 "저수지와 댐 등 근본적 인프라 확충이 선제적으로 이뤄지지 않은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체감하는 기후변화는 초기 단계일 뿐,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수자원 관리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오봉댐 상류는 물이 말라 잡초가 무성하게 자라고 있다. (2025/8/21)
ⓒ 진재중
제한급수와 단기 대응, 한계 뚜렷

강릉시는 오봉저수지 저수율이 최저치를 기록하자 20일부터 계량기 50% 잠금 방식의 제한급수에 돌입했다. 앞서 공공수영장과 분수, 공중화장실 운영을 중단하고, 물 절약 캠페인과 기우제를 진행하며 단기 대응에 나섰다. 도마천 준설과 남대천 대형관정 개발로 하루 1만 톤 이상의 추가 용수 확보도 계획 중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러한 조치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한다. 유 교수는 "제한급수는 임시방편일 뿐, 저수지와 댐 등 장기적 물 저장 인프라 확충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릉시 왕산면 왕산리에서 오봉댐으로 흐르는 물줄기가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2025/8/21)
ⓒ 진재중
반복되는 강릉의 물 부족 역사

강릉의 물 부족 문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994년 기록적인 폭염과 가뭄으로 제한급수가 실시됐고, 2001년과 2015년에도 저수율 부족으로 시민 불편이 이어졌다. 특히 2015년에는 주문진과 사천 등 일부 읍·면에서 지하수 고갈까지 겹쳐 생활용수 공급에 어려움이 컸다.

윤중경 전 한국국민안전산업협회 회장은 "강릉은 지형적 특성상 여름철 태풍이나 집중호우에도 빗물이 대부분 바다로 흘러가 물 확보가 어렵다"며 "장기적 대책을 일찍 마련했어야 하는데, 기후위기와 맞물리며 물 부족은 주기적 재난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강릉시 왕산면 목계리 방향에서 오봉댐으로 유입되는 물이 줄면서 녹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2025/8/21)
ⓒ 진재중
기후위기가 부른 '물의 불평등'

이번 사태는 단순한 지역적 물 부족이 아닌 '대한민국형 복합 재난'으로 볼 수 있다. 국지적 폭우와 지역적 가뭄이 동시에 나타나는 현상은 기후위기 시대의 전형적 양상이라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국가 차원에서 물 관리 체계를 근본적으로 재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강릉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이상기후를 고려할 때, 단기 대응에 그치지 않고 효율적인 수자원 인프라 구축과 시민 참여를 아우르는 통합적 전략이 필요하다.

유 교수는 "기후변화라는 공급 측 요인과 증가하는 수요를 균형 있게 관리하는 장기적 수자원 정책이 마련돼야 강릉뿐 아니라 전국의 물 부족 문제를 예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백두대간 대관령 백두대간의 허리, 대관령에서 바라본 강릉시와 동해바다는 급경사 지형을 이루고 있어 빗물을 저장할 수 있는 공간이 제한적이다.
ⓒ 진재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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