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일본 국민에 감명…도쿠가와 이에야스 인내심 존경”
“위안부 합의는 국가 간 약속,
받아들이기 어렵지만 번복 안 해”

21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19일 이 신문의 인터뷰에 응한 이 대통령은 “일본은 매우 중요한 존재다. 한국도 일본에 유익한 존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서로가 이익이 되는 길을 발굴해 협력할 수 있는 분야를 넓혀가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이 6월 취임 후 한국 언론을 포함해 특정 언론사와 대면 인터뷰를 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한일 최대 현안인 과거사 문제에 대해 “한국 국민으로서는 매우 받아들이기 힘든 전 정권 합의지만, 국가로서 약속이므로 뒤집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는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5년 ‘최종적·불가역적 해결’을 명시한 위안부 합의와, 윤석열 정부가 2023년 발표한 제3자 변제 방식 강제징용 배상 해법을 현 정부에서도 그대로 계승하겠다는 의미다. 이 대통령은 “정책 일관성과 국가 대외 신뢰를 생각해야 한다”면서도 “국민과 피해자, 유족 입장도 진지하게 고려하는 두 가지 책임을 동시에 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요미우리는 “이 대통령이 위안부, 징용(강제동원) 문제 등에 대해 양국이 장기적으로 보다 인간적 관점에서 논의할 것을 제안하며 일본 측에 배려를 요구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한일관계를 ‘과거와 다른 새로운 것’으로 발전시키고 싶다는 포부도 드러냈다. 1998년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을 높게 평가하며 “선언을 계승하고 이를 뛰어넘는 새로운 공동선언을 발표하기를 바란다”고 의욕을 보였다. ‘김대중-오부치 선언’은 일본이 식민 지배에 대해 ‘통절한 반성과 마음으로부터 사죄’를 표명하고, 양국이 미래지향적 관계 발전을 다짐한 외교적 성과물이다.
‘일본의 입장에서는 북한의 핵 개발은 가장 큰 위협이며 북·미 대화가 북한의 핵을 용인하는 방향으로 가면 좋지 않다고 보는데 어떻게 생각하냐’라는 질문에 이 대통령은 “1단계는 핵과 미사일 동결, 2단계는 축소, 3단계는 비핵화”라고 단계별 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정책적 방향은 한반도의 비핵화”라고 강조했다.
일본에 대한 이 대통령의 인상이 반전된 계기도 소개됐다. 이 대통령은 “실은 처음에는 일본에 대해 그리 좋지 않은 인상을 갖고 있었는데, 변호사 시절 업무차 일본을 방문했을 때 생각이 바뀌었다”고 고백했다. 이 대통령은 “일본 국민의 밝은 표정, 겸손한 태도, 성실하고 근면한 자세, 아름다운 풍경은 그때까지 갖고 있던 이미지와 완전히 달랐다”고 말했다.
또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일본을 통일하는 과정에 관한 역사소설 ‘대망’을 읽었다며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인내심을 개인적으로 존경하게 됐고, 정치 세계에 입문해 교훈으로 삼을 수 있는 부분도 매우 많았다”고 밝혔다.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일본 에도 막부를 연 인물이다. 자신과 함께 전국시대 3대 인물로 꼽히는 도요토미 히데요시, 오다 노부나가와 비교할 때 인내심이 가장 강한 인물로 평가된다.
세 사람의 성격을 보여주는 에도 시대의 센류(정형시)도 있다. 두견새가 울지 않을 때 다혈질이고 성질이 급한 오다는 ‘죽여버리고’, 꾀가 많은 도요토미는 ‘울게 만들고’, 느긋하고 신중한 이에야스는 ‘울 때까지 기다린다’는 내용이다.
다만 이 대통령은 일본 일부 지역산 수산물 조기 수입 문제에 대해선 “아직 곤란하다”며 “한국 소비자의 신뢰는 개별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이 대통령은 오는 23~24일, 취임 후 처음으로 일본을 방문할 예정이다. 23일에는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는다. 한국 대통령이 일본을 찾는 것은 2023년 5월 윤석열 전 대통령이 히로시마를 방문한 이후 약 2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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