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DX, 결국 HD현대중공업과 수의계약 추진
방산기밀 유출 기업 대처 미흡에 진통 예상
방위사업청이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을 수의계약 방식으로 추진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주 국회 설명회를 거쳐 사업이 재개되면 HD현대중공업이 수주할 가능성이 커진다. 하지만 방산 기밀 유출 전력이 있는 기업에 대해 엄정하게 대응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제기될 것으로 보여 KDDX 사업 추진 방안을 놓고 진통은 이어질 전망이다.

22일 정부 등에 따르면 KDDX 기술자문위원회는 수의계약방식으로 최종 결론을 내고 지난 14일 안규백 국방부 장관에게 보고한 데 이어 이번 주 국회 국방위원회에도 이를 알리기 시작했다. 정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국방부 장관 지시로 KDDX 기술자문위원회 회의를 열고 기술, 사업방식 등을 논의했다"면서 "수의계약을 전제로 이번 주 내 국회 국방위에 보고를 마칠 방침"이라고 말했다.
KDDX 사업은 함정 상세설계와 선도함 건조를 놓고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가운데 어느 회사가 선정될지가 최대 관건으로 꼽힌다. HD현대중공업은 관행에 따라 기본 설계를 맡은 자사가 상세설계까지 수의계약으로 이어가는 것이 타당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한화오션은 경쟁 입찰로 공정하게 진행해야 한다고 반박하고 있다. 기술자문위 결정대로라면 HD현대중공업이 유리해진 셈이다.
◆방추위 결론 앞두고 충돌 격화=물론 방위사업청이 수의계약 방침을 놓고 국회를 설득한다 해도 넘어야 할 산이 남아 있다. 이르면 이달 말이나 내달 초 열릴 방위사업추진위원회(방추위)에서 최종 결론을 내야 하는 데 방추위 위원들의 반대도 만만치 않다. 방추위 위원은 총 25명으로 군과 정부 위원은 19명, 민간위원은 6명이다. 민간위원들은 올해 초 산업부가 양사를 '복수 방산업체'로 지정했기 때문에 경쟁입찰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민간위원들은 방산 기밀을 빼낸 HD현대중공업과의 수의계약에 반대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 직원들은 2013~2014년 해군본부에서 한국형 차기 구축함 기밀 2건을 비롯해 차기 잠수함, 특수전 지원함 등 기밀 10여건을 빼냈다. 기밀 유출이 적발되면서 HD현대중공업은 올해까지 경쟁입찰 시 보안 감점 1.8점을 받아야 한다. 반면 수의계약으로 진행될 경우 HD현대중공업은 별도의 제재 없이 사업을 이어갈 수 있다.
방사청은 2006년 개청 이래 18건의 함정 사업 모두 기본 설계 업체가 상세 설계와 선도함 건조를 수의 계약으로 수행해왔다는 입장이다. 방위사업법 시행령 제61조 3항과 방위 사업 관리 규정 89조 등에도 이 같은 관례가 반영돼 있다. 본지가 입수한 방위사업청 내부 문건 'KDDX 사업추진 방안'에는 "방사청 개청 이후 진행된 18건의 함정 연구개발은 모두 수의계약으로 기본설계 업체가 상세설계와 선도함 건조까지 맡아왔다"고 명시돼 있다. 이어 "관련 규정에도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동일 업체가 계속 수행하도록 규정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수의계약 논란에서는 방위사업청이 기밀 유출 전력이 있는 HD현대중공업을 두둔한다는 지적을 받는 반면, 다른 사업에서는 기밀 유출 기업을 경쟁입찰에 참여시키며 제재 수위를 낮춘 사례가 이어지면서 기준 없는 잣대라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경쟁입찰 해야 한다며 제재기한 기다려주기도=앞서 방위사업청은 수의계약과 반대로 경쟁입찰을 해야 한다며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방산기업을 사업에 끌어들이기도 했다. 특수작전용 기관단총 1형 사업이 대표적이다. 2020년 6월 이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다산기공이 선정됐다. 하지만 한 달도 안 돼 방첩사는 다산기공이 총기 개발과 관련한 군사기밀 유출 혐의가 있다며 압수수색을 했다. 기밀 유출은 사실로 확인됐다. 다산기공 전 임원이 2015~2020년에 합동참모회의 등에서 다뤄지거나 결정된 기관총·저격총 관련 ROC(요구성능) 등 군사기밀을 다산기공에 넘기고 금품을 받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관련자들은 유죄판결을 받았다. 방위사업청은 기밀 유출을 한 기업에 대해서는 방산기업 지정을 취소할 수 있다.
다산기공은 12개월 동안 입찰에 참여할 수 없도록 부정당업자 제재만 받았다. 다산기공의 제재 기간이 끝나자 방위사업청은 올해 다시 사업을 진행 중이다. 당초 방위사업청은 군 특전사 요원들이 사용하고 있는 40년 된 K-1A 기관단총의 교체가 시급하다며 사업 진행 속도를 높여야 한다는 주장과 상반된다. 이를 놓고 군사기밀을 유출한 다산기공을 참여시키기 위해 시간을 지체시킨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양낙규 군사 및 방산 스페셜리스트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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