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가보고 싶은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김병모 기자]
"인간의 선은 직선이요, 신의 선은 곡선이다."
안토니오 가우디(1852~1926)의 말이다. 그의 예술혼은 직선을 넘어 곡선으로 향하고 있었다. 그의 건축 작품 카사 바트요, 카사 밀라뿐만 아니라 구엘 공원도 마찬가지이다. 그의 곡선 건축 양식은 최후의 명작, 사그라다 파밀리아(성 가족) 성당으로 이어진다. 7월 31일, 일행은 누구나 가보고 싶은 가우디 건축 작품을 직관하기 위해 바르셀로나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으로 향했다.
1882년 가우디는 독특한 고딕 양식으로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설계를 시작한다. 그는 신에게 기도하듯 성당 건축에 몰두한다. 몬세라트 기암괴석 역시 첨탑 설계의 모티브가 된다. 성당 건축은 스페인 내전과 2차 세계 대전으로 잠시 중단되지만, 2026년에 완공될 예정으로 좀 더 늦어질 수도 있다고 한다.
가우디는 성당 외곽을 한 바퀴 돌기만 해도 성경을 읽는 효과를 내려고 했다. 그는 성당 그 자체를 돌로 만든 성경으로 생각하지 않았을까. 건축물 외벽에 성경을 새겨 넣은 것이다.
일행은 현지 가이드 안내로 '탄생의 파사드(Nativity Facade)' 쪽으로 향한다. 벌써 발 디딜 틈 없을 정도로 관광 인파가 장사진을 친다. 틀에 박힌 기존의 건축 양식이 아닌 독특한 가우디의 건축 양식을 보기 위해 사람들이 몰려든다. 필자 역시 마찬가지다.
가우디는 자연의 원리를 건축에 반영하여 성당 외곽을 통해 예수의 일생을 담아낸다. 가장 먼저 완공된 예수의 탄생과 유년 시절을 담은 탄생의 파사드. 대천사가 성모마리아에게 예수의 탄생을 알리는 수태고지와 동방박사가 경배하는 모습이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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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내부 |
| ⓒ 김병모 |
현지 가이드가 서쪽으로 안내하자 예수님 수난을 상징한 파사드가 보이고, 붉은 스테인드글라스가 자연의 빛과 어우러져 경외감을 자아낸다. 수난의 파사드(Passion Facade)는 해 질 무렵 그림자에 드리워진 예수의 죽음과 고난의 모습을 나타내고자 한다. 바로크 시대 카라바조의 화풍이다.
성당 내 아름다움이 진실의 광채로 발현된 듯하다. 어느 한 곳에만 눈을 둘 수 없을 정도로 곳곳이 경이롭다. 순간 일행들이 웅성거린다. 예수 수난의 파사드에서 김대건 신부 이름이 새겨진 스테인드글라스 창을 본 모양이다. 한국인이라면 종교를 떠나 누군들 감동하지 않으랴.
일행은 아쉬움을 뒤로하고 서문을 통해 성당을 나오자 예수님 수난을 연상케 하는 예수 수난의 파사드가 성당 밖 벽면에도 장식되어 있다. 예수의 고난을 표현하기 위해 뼈처럼 보이도록 장식하였단다. 가우디는 "인간은 신이 만든 자연과 경쟁해서는 안 된다"라는 생각으로 몬주익 언덕(173 미터)보다 낮은 예수의 탑(172.5 미터)을 구상했다고 한다.
무엇보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성당을 짓기 위해서는 건축의 중력을 극복하는 설계가 필요했다. 가우디는 고심 끝에 중력을 이겨내고 힘의 균형을 잡는 현수선의 원리를 생각해 낸다. 신의 곡선이라 부르는 현수선을 뒤집으면 안정적인 현수선 아치가 형성되는데, 가우디는 그것을 설계에 활용한다. 그리하여 현수선 아치를 이용한 최고층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이 탄생한 것이다.
유네스코는 2005년 세계 최초로 건축 중인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에서 가우디가 직접 설계한 탄생의 파사드와 지하 예배당(crypt)을 안토니오 가우디 작품이라는 이름으로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한다.
가우디는 이 성당을 건축하는데 전 재산을 기증하고 어느 날 남루한 옷차림으로 도로를 건너다 전차에 치는 불의의 사고를 당했다. 스페인 사람들은 그를 향해 "바르셀로나의 한 천재가 우리 곁을 떠났다. 돌마저도 그를 위해 울었다"라고 한다. 그는 지금 그가 그토록 짓고자 했던 세상의 유일한 사그라다 파밀리아 지하 카타콤에 영면하고 있다. 필자 역시 그를 향한 존경심으로 머뭇거리는데 현지 가이드가 구엘 공원으로 가야 할 시간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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