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 징계? 협회 제재? 경찰 고발과 형사처벌? 배구 한일전 홈콜 사태 파장, 어디까지 이어질까 [스춘 이슈]

배지헌 기자 2025. 8. 21.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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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윤리센터 조사 단계...실제 조사 이뤄질지, 징계 나온다면 어느 정도일지 주목
8월 16일 여자배구 한일전에서 터진 편파판정 논란이 이제 스포츠윤리센터 조사로 넘어갔다(사진=대한배구협회)

[스포츠춘추]

8월 16일 여자배구 한일전에서 터진 편파판정 논란이 이제 스포츠윤리센터 조사로 넘어갔다. 과거라면 '한일전 승리'란 타이틀 하나로 덮어졌을 일이지만, 시대가 바뀌었다. 공정성을 중시하는 여론 앞에서 협회와 심판진은 어떤 파장에 직면하게 될까.

논란의 핵심은 5세트다. 가장 중요한 승부처에서 4건의 오심이 연달아 터졌다. 그것도 모두 일본에게 불리하게. 총 8점의 희비가 판정에 따라 갈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15점제 5세트에서 8점이면 결코 작은 숫자가 아니다.

▲일본 선수의 정상적인 공격을 오버넷으로 선언한 사례 ▲일본 서브가 엔드라인에 걸쳤음에도 아웃으로 선언한 사례 ▲한국 서브가 엔드라인을 넘어섰음에도 인으로 선언한 사례. 하나하나 따져보면 명백한 오심들이다. 우연이라기엔 너무 공교롭다. 단순 실수라면 심판 자질을 의심케 하는 오심이 짧은 시간에 집중적으로 이어진 것이다.

특히 5세트 11-10 상황에서 한국 서브가 라인 밖으로 떨어진 것으로 보였는데도 '인'으로 선언된 장면은 사실상 승패를 가른 결정적 순간이었다. 중계 영상으로도 명확히 확인되는 오심이었고, 인 판정에 한국 선수들조차 황당해하는 표정이 중계 화면에 고스란히 잡히면서 논란에 불을 지폈다.
8월 16일 여자배구 한일전에서 터진 편파판정 논란이 이제 스포츠윤리센터 조사로 넘어갔다(사진=대한배구협회)

신고가 각하되지 않는다면, 가장 가능성 높은 시나리오는 심판 징계다. 「대한배구협회 심판위원회 규정」은 명확하다. "심판은 오심 또는 편파 판정 시 협회의 '스포츠공정위원회규정'에 따라 징계를 받을 수 있다." 고의성이 없어도 마찬가지다.

협회는 "단순 실수"라며 선을 그으려 할 것이다. 하지만 영상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국제대회라서 규정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말장난도 소용없다. 견책부터 제명까지, 징계 수위만 문제일 뿐이다. 여론의 관심이 집중된 광복 80주년 기념 한일전이라는 상징성까지 더해져 가벼운 처분으로 넘어가선 안 된다는 목소리가 크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국제 친선경기에 비디오 판독 시스템도 없이 한국 심판진만으로 경기를 진행한 것부터가 의문스럽다. 해외팀을 초청해놓고 왜 굳이 한국 심판만 배정했을까. 궁금증은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협회가 어떤 기준으로 어떤 심판들을 선발했는지, 경기 전 특별한 지시나 당부사항은 없었는지 등등. 온라인에선 이런 의혹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

협회의 관리감독 부실은 충분히 징계 대상이 될 수 있다. 국제적 관심이 집중된 대회를 유치해놓고 부실한 운영으로 한국 배구의 위신을 떨어뜨렸다면 책임을 물을 일이다.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 규정」은 "편파판정" 사안에 대한 징계 심사도 규정하고 있다. 문제가 발견되면 문체부 차원의 시정 명령이나 관리감독 강화 조치가 내려질 가능성도 충분하다.

배구협회 입장에선 억울할 수 있다. 매번 해오던 방식이었으니까. 그래도 됐으니까. 하지만 시대가 바뀌었다. 과거엔 넘어갔을 일도 이젠 그냥 넘어가지 않는다.

좀 더 심각한 시나리오도 있다. 만약 조사 과정에서 외부 압력이나 내부 결탁, 심판 매수 같은 정황이 발견된다면 어떨까. 온라인에선 벌써 의혹의 목소리가 높다. "광복절 다음날 한일전에서 이런 편파판정이 우연일까", "협회가 사전에 심판들에게 뭔가 말했을 것"이라는 추측들이 게시판에서 난무한다.

왜 하필 가장 중요한 5세트 승부처에서 오심이 집중됐을까. 왜 모든 오심이 한국에게만 유리하게 작용했을까. 팬들은 "이 정도면 고의가 아니고서야 설명이 안 된다"며 분노하고 있다. 협회 고위관계자마저 지상파 방송 인터뷰에서 "국내 팬들도 있고 하니 조금 유리하게 본 건 있는 것 같다"며 사실상 편파판정을 인정했다.

「국민체육진흥법」은 스포츠윤리센터가 "범죄혐의가 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을 때에는 관할 수사기관에 고발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혹시라도 의도적 편파판정이나 승부조작 의혹을 뒷받침하는 증거가 나온다면 협회 회장과 수뇌부에 대한 고발은 물론 형사처벌까지 이어질 수 있다. 단순한 징계 차원을 넘어서는 얘기다. 물론 아직은 가정일 뿐이다. 증거가 나와야 할 일이다.
8월 16일 여자배구 한일전에서 터진 편파판정 논란이 이제 스포츠윤리센터 조사로 넘어갔다(사진=대한배구협회)

한 가지 분명한 건 협회가 징계 요구를 거부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국민체육진흥법」에 체육단체는 '정당한 사유' 없이 징계 요구를 거부할 수 없다고 못 박고 있다. 불응하면 최대 2년간 재정지원이 제한된다. 사실상 강제다.

"고의가 아니었다"는 변명으론 통하지 않는다. 법이 그렇게 되어 있다. 재정 지원을 끊으면 협회로선 치명타다. 결국 따를 수밖에 없는 구조다.

파급효과는 이미 시작됐다. 일본 매체들은 "한국 여자 배구는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며 "일본은 세계 랭킹 5위인 반면 한국은 39위로 고전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일본 누리꾼들 사이에선 한일전 보이콧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일본에서는 홈에서 열리면 더욱 자신에게 엄격하고 중립적인 태도를 유지한다. 부정행위로 승리하는 건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뼈아픈 지적도 나왔다.

그런데도 대한배구협회의 인식은 여전히 안일하다. 협회 고위관계자는 지상파 방송 인터뷰에서 "단순한 친선 경기일 뿐"이라고 의미를 축소했다. 다른 인터뷰에선 "홈콜 덕분에 이겼다고 하면 선수들 자신감이 떨어진다"며 오히려 피해자 행세를 했다. 친선경기라고 해서 편파판정이 용인되는 건 아니다. 일본 3군 상대로 판정 덕분에 이기면 선수들 자신감이 세워지나. 이런 인식수준으로 국제대회를 개최한 건 무슨 자신감인가.

어떤 시나리오든 한국 배구계엔 큰 타격이다. 심판 징계로 끝나더라도 국제적 신뢰는 이미 바닥났다. 협회 제재나 수사까지 이어지면 파장은 더욱 클 것이다. 스포츠윤리센터의 조사 결과가 한국 배구의 미래를 크게 바꿀 수 있다. 무엇보다 실추된 배구팬의 신뢰를 어떻게 회복할 것인가. 그것이 진짜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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