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노란봉투법 하면 외국기업 다 해외로? 그런 일 없을 것"

김경년 2025. 8. 20.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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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범 정책실장 기자간담회에서 밝혀... "한미정상회담, 국익 수호에 최선"

[김경년 기자]

  김용범 정책실장이 20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노란봉투법 하면 기업들이 다 해외로 갈 것이라고요? 그런 일은 일어날 것 같지 않습니다."

국회 통과를 눈앞에 둔 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에 대해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이렇게 말했다.

김 정책실장은 20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우리나라 노동시장은 소수의 원청 대기업과 정규직, 그리고 대다수의 하청 중소기업과 비정규직 둘로 나뉘어져 있다"며 "둘 사이에 임금과 복지 격차도 크고 소통과 이동도 단절돼있다"고 현실을 진단했다.

그리고 "우리 원청 대기업의 높은 글로벌 경쟁력 이면에서는 급격한 외주와 단가 경쟁 중심의 하도급을 통한 원하청 격차 문제가 상존한다"며 "이 격차가 확대됨에 따라 소속 회사가 사회 계급화돼 이런 현상을 개선하기 위한 소통방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그러나 "현행 법률하에서는 원청이 하청 노조의 대화 요구에 응할 의미가 없다"며 "그래서 하청 노조가 불법 파업이라는 극단적 수단을 활용해 자신의 주장을 관철하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원청 대기업이 중소협력업체와 동반 성장하지 않으면 결국 자신의 생존기반 약화를 초래하고 나아가 우리나라 사회의 지속가능성도 제한된다"고 말했다.

노란봉투법은 '사용자'의 범위를 넓혀 하청 노동자에 대한 원청의 책임을 강화하고, 파업 등 쟁의행위 대상에 '근로조건의 결정과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 경영상 판단'과 '사용자의 명백한 단체협약 위반' 등을 추가했다.

김 실장은 "(노란봉투법이 시행되면) 원하청간의 불공정 거래에서 벗어나 대화의 장이 마련되고 수평적 협업 파트너십을 구축하면 노사의 동반성장과 건강한 공급망 구조를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암참(주한 미 상공회의소)에서 '이렇게 하면 (기업들이) 다 해외로 갈 것'이라고 했지만 그런 일은 일어날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파업 전 교섭할 권리가 보장되면 파업까지 가지 않고도 많은 분쟁이 해결되면서 파업이 감소하고, 'n차 하청'에서 비롯되는 비정규직 처우도 개선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실장은 이어 "김영훈 노동부장관과의 논의 땐 나 자신이 기업의 입장에 서서 '레드팀'이 된다"며 "만약 (기업이 우려하는) 상황이 되면 (법을) 다시 개정하면 된다"고 말했다.
  김용범 정책실장이 20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한미정상회담,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김 실장은 오늘 25일로 예정돼있는 한미정상회담에 대해서는 "관세율, 품목 등 미국 정부의 예측하기 어려운 협상 전략에 대응해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라는 각오로 국익을 지키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이어 "우리가 1인당 국민소득 3만 7천불이 되기까지 달려온 대내외 환경과 완전히 달라진 상황을 목도하고 있다"며 "큰 틀의 제도와 규제를 완전히 새로운 세계 질서에 맞게 바꾸고 다른 나라보다 먼저 적응해나가는 것, 우리 경제의 DNA에 배제된 창의성과 역동성을 되찾는 것이 정책실의 가장 큰 숙제"라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미국과의 협상에 대해 "지난 7월 31일 큰 틀에서의 협상은 마무리됐고 이제 이행 계획 정도가 남아있는데, 흔히 하는 말로 '디테일이 어렵다'는 말이 있다"며 "합의된 게 문서로 나온 형태는 아니므로 계속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협상에 임하는 우리의 입장에 대해 "지난번에 이미 마무리됐으므로 통상에 대한 구체적 이행계획을 이번에는 아예 받지 않거나 상세한 것은 다루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측은 "상무부장관이나 USTR(미 무역대표부) 사람들은 본인들이 목표로 하는 것들을 넣어서 많은 성과를 내고 싶어한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지난번 협상 때도 현지에서 활약했던 김정균 산업부장관이 매우 바쁘다며 정상회담 사전 준비과정에서 '러트닉 상무부장관 전담장관'이 되어 긴밀하게 소통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후나 신규원전에 대해서는 "AI혁명시대는 데이터가 중요하지만 달리 말하면 전기의 시대이기도 하다는 측면에서 각 나라들이 원자력을 재발견하고 있다"면서도 "정부는 사회적 공론화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말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한수원과 미 웨스팅하우스간의 '굴욕계약' 문제에 대해서도 미국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부담스러운지 "그런 합의에 이르게 된 과정에 대한 사실확인과 조사가 필요하다"고만 밝혔다.

김 실장은 이 대통령이 지난 13일 나라재정 절약간담회에서 언급한 공공기관 통폐합에 대해서는 "비서실장을 팀장으로 하는 별도 TF를 만들어 추진할 것"이라며 발전공기업, 토지주택공사(LH), SRT-KTX 통합, 금융공기업 문제 등을 시급한 과제로 꼽았다.

오늘 정부가 발표한 강도 높은 석유화학업계 구조조정 조치에 대해서는 "지난 몇 년간의 엄청난 이익은 본인들이 사유화하고 손실은 사회로 넘기는 것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며 "연말까지 자구노력을 할 충분한 시간이 주어졌으니 업계가 자율적으로 물량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율 구조조정이 안되면 이제 타율인데 그렇게 돼서는 안된다"고 경고했다.

김 실장은 또 이 대통령의 후보자 시절 '세금으로 집값 잡지 않겠다'는 발언 기조가 유지되는 거냐는 질문에는 "세금을 활용해서 집값을 잡는 상황까지는 이르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뜻"일 거라며 "마구 쓰지는 않겠지만, 어떤 경우라도 세금이란 수단을 쓰지 않겠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라고 잘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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