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봉권 띠지' 왜 중요하냐고? 검사장 출신 의원이 떠올린 수사 경험
[복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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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성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자료 사진) |
| ⓒ 남소연 |
검찰이 건진법사 전성배씨 자택에서 발견된 '관봉권' 띠지를 분실한 것과 관련해 이성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수사 경험을 떠올리며 내놓은 진단이다. 서울고등검찰청 검사장 출신인 이 의원은 20일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 인터뷰에서 "검찰이나 수사기관은 압수물을 설렁설렁 보관하지 않는다. 정상적이라면 띠지도 현물로 압수한다"라며 "의도성을 갖고 띠지를 없애버린 건지, 아니면 실수로 분실한 건지 명확히 밝혀야 한다"라고 말했다.
앞선 KBS 보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은 지난해 12월 건진법사 전성배씨 자택을 압수수색해 확보한 현금다발 1억 6500만 원 중 관봉권 띠지·스티커 등을 분실했다. 관봉권은 한국은행이 조폐공사로부터 신권을 공급받을 때 액수와 상태에 이상이 없음을 보증하기 위해 십자 형태 띠를 두르고 비닐로 포장한 현금 뭉치다. 관봉권 띠지·스티커에는 검수 날짜·시간, 담당자 코드, 기계 식별 번호, 처리 부서 등 현금 추적에 중요한 정보가 기재돼 있다.
검찰은 띠지 분실 사실을 압수수색 4개월이 지난 올해 4월에야 뒤늦게 인지했다고 밝혔는데, 검찰 상부에 보고된 후에도 감찰이 이뤄지지 않았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커지자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지난 19일 대검찰청에 감찰을 지시했다. 현재 김건희 특검은 전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한 상태다. 전씨는 지난 2022년 통일교 쪽으로부터 받은 6000만 원 상당의 다이아몬드 목걸이 등과 청탁 내용을 김건희씨에게 전달해 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및 정치자금법 위반)를 받고 있다.
민주당 법률위원장을 맡고 있기도 한 이 의원은 "검사로 있을 때 이런 경우를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압수물 점검도 제대로 된 것 같지 않다"라며 "(띠지 분실 사실이 압수수색 이후) 넉 달 만에 발견됐다는 점도 석연치 않다. 무언가 의도가 있진 않은지 특검에서 수사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여당이 '추석 전 완료'를 예고한 검찰개혁 추진과 관련해서는 "여당이다 보니 그 과정에서 국무총리실이나 법무부의 의견을 들을 것"이라면서도 "정청래 대표가 중심을 잡고 가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이 의원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띠지 추적해 징역 나온 사례도... 근본적으론 특검 수사해야"
- 띠지가 수사 과정에서 얼마나 중요한 증거인가.
"띠지는 자금 출처를 추적하는 데 아주 유용한 단서다. 띠지에는 텔러(창구 직원)가 있다. (띠지를 통해) 텔러가 해당 창구에서 언제부터 언제까지 얼마 이상을 인출했다는 정보를 찾는 것이다. 그렇게 범위를 좁히면 법원을 설득할 때도 판사가 현금 출처에 대한 확신을 갖도록 (검사가) 영장을 쓸 수 있다. 실제로 띠지로 뇌물죄를 추적해 구속 기소된 사람이 징역 4~5년을 받은 사례도 있다. 우리는 띠지가 나오면 게임의 반절이 끝났다고 본다. 그런데 띠지를 잃어버렸다면 더 이상 수사를 하지 못하는 상황이 돼버리는 것이다."
- 수사 과정에서 띠지를 분실할 가능성도 있나.
"검찰이나 수사기관은 압수물을 설렁설렁 보관하지 않는다. 띠지를 압수해 오면 그대로 보관한 뒤 검사실로 가져온다. 만약에 돈과 띠지를 분리시켰다면 돈도 압수하고 띠지도 압수한다. 정상적이라면 띠지도 현물로 압수하는 것이다. 그리고 한 달에 한 번씩 압수물을 점검하게 돼 있다. (이번 띠지 분실의 경우) 수사 상식에 맞지 않는다. 검사로 있을 때 이런 경우를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압수물 점검도 제대로 된 것 같지 않다."
- 검찰에서 띠지를 없애려는 고의성이 있었다고 보나.
"수사를 해봐야겠지만 띠지가 있다는 걸 두려워하거나 수사를 방해하려는 세력이 있을 수 있다. 진실이 드러나면 문제가 될 수 있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띠지 분실 사실이 압수수색 이후) 넉 달 만에 발견됐다는 점도 석연치 않다. 무언가 의도가 있진 않은지 특검에서 수사해야 한다."
- 대검 감찰에 더해 앞으로 어떤 조치들이 필요하다고 보나.
"법무부가 직접 감찰을 하는 게 제일 좋은데 감찰관이 임명 절차 중에 있어서 어쩔 수 없이 대검찰청 감찰부에 (감찰을) 맡겼다고 한다. 대검이 잘하겠지만 더 근본적인 조사는 특검이 해야 한다. 의도성을 갖고 띠지를 없애버린 건지, 아니면 실수로 분실한 건지 명확히 밝혀야 한다."
- 검찰개혁은 어떻게 추진돼야 한다고 보나.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추석 전 검찰개혁을 마무리하겠다고 했는데, 김민석 국무총리와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속도 조절 가능성을 시사했다.
"검찰개혁은 법률안으로 하는 것이니 당에서 주도해야 하는 게 기본적인 원칙이다. 정청래 대표가 중심을 잡고 가야 한다. 다만 여당이다 보니 그 과정에서 국무총리실이나 법무부의 의견을 들을 것이다. 정 대표의 의지가 가장 중요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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