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혜리의 시시각각]최교진이 장관이 되든 말든

중국과의 격차가 더 벌어질 일만 남았나.
이재명 대통령이 표절과 제자 논문 가로채기, 자녀 불법 유학 등 온갖 의혹에 휩싸였던 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지명 철회 후 24일만인 지난 13일 최교진(72) 세종시 교육감을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는 뉴스를 듣고 든 생각이다.
솔직히 전교조 해직 교사 출신인 고령의 세종시 교육감이라는 프로필만으로는 한 나라 교육 정책을 책임질 실력이나 전문성, 그리고 존경까지는 아니어도 학생들 보기 부끄럽지 않을 인성의 소유자인지 아닌지 파악하기 쉽지 않다. 그럼에도 인선 소식을 듣자마자 이런 탄식부터 터져 나온 건 점점 더 격화할 수밖에 없는 전 세계적 인재 전쟁에 대한 이재명 정부의 안이한 시각이 적나라하게 드러났기 때문이다. 인재의 중요성이야 시대 불문이다. 하지만 지금 같은 대 격변기엔 그야말로 죽느냐 사느냐, 국가의 흥망성쇠를 가를 만큼 더 결정적인데도 진지한 고민의 흔적은 찾을 수 없었다. 오히려 일부러 국민 화를 돋울 생각으로 이런 인물을 골랐나 싶을 정도로 그의 과거 행적은 심각했다.
오죽하면 전북교사노조위원장과 전북 교총 등이 나서서 "교육 현장에선 교감·교장 승진조차 배제되는데 지명만으로도 현장 교사들에게 박탈감을 준다"고 비판한 음주운전 전력(벌금 200만원)이 사소해 보일 지경이었다. 교육자는커녕 상식적 인간이라면 응당 갖춰야 할 품위와도 거리 먼 천박한 '탕탕절'(박정희 전 대통령 기일) 운운, 안희정 전 지사의 권력형 성범죄와 김경수 전 지사의 여론 조작을 "사법 살인"이라고 억지 부리는 것도 모자라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의 파렴치한 자녀 입시 비리까지 옹호, 북한 편들겠다고 46명의 전사자 등 100명 넘는 우리 군의 희생을 불러온 천안함 사건을 놓고 지속적인 음모론 제기…. 이 밖에도 셀 수 없이 많다.
■
「 국민 화 돋우는 교육장관 인선
미래 인재 키울 고민 흔적 없어
실패 딛고 성장 중국 안 보이나
」
그런데 정작 가장 한숨이 나왔던 순간은 그의 이런 어처구니없는 행적을 속속 확인했을 때가 아니라 거꾸로 그가 지극히 정상적인 발언을 했을 때였다. 지명 바로 다음 날 중등 교사 출신이라 대학 등 고등 교육 분야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자 그는 "대학이 훌륭한 인재를 길러낼 수 있도록 국가에서 재원을 최대한 확보해 대학을 혁신하겠다"고 답했다. 실소가 나왔다. 배고프면 밥 먹겠다, 졸리면 자겠다는 얘기 아닌가. 인재·재원·혁신 같은그럴듯한 단어 몇 개를 나열했지만 결국 아무런 전문성도, 비전도 없다는 자백처럼 들렸다.
문명 전환과 국제질서 재편이라는 중차대한 시기에 고작 이런 인물로 한국 교육을 제대로 이끌어갈 수 있나 걱정하다 문득 핵심은 최 후보자가 아니라 이재명 정부의 미래 인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최 후보자는 "이재명 정부 핵심 교육 정책인 '서울대 10개 만들기'를 통해 과도한 경쟁 체제를 허물겠다"고도 했다. '과도한'이라는 전제를 달았지만 방점은 경쟁 체제 허물기에 찍혀 있어 보인다. 이 대통령이 당선 전부터 줄곧 "경쟁이 지나치면 약자가 소외되고 고통받는다"며 경쟁과 능력주의에 대해 보여온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해오지 않았나.
![올 초 중국 교육부 부부장에 발탁된 저장대 총장 출신 양자물리학자 두장펑. [사진 바이두 캡처]](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8/20/joongang/20250820002626717olma.jpg)
멀리 내다보고 그에 걸맞은 인재를 키우는 데 전력을 다해도 부족한데, 이런 인식으로 이미 저만치 앞서가는 나라들과 경쟁할 수 있을까. 중국은 지난 2021년 우주방(중국 항공우주연구 본산) 출신 화이진펑을 교육부 장관에 임명한 데 이어 올 초엔 뛰어난 양자물리학자인두장펑 저장대 총장을 교육부 차관(부부장)으로 발탁하면서 AI 등 미래 인재 양성에 얼마나 진심인지 보여줬다. 늘 그랬던 건 아니다. 문화대혁명 때 대입시험 폐지(1966년) 후 실력 대신 추천으로 뽑는 공농병학원 제도를 도입했다가 심각한 교육 질 저하로 국가적 퇴보를 경험했다. 1977년 최종적으로 평등하면 되지 처음부터 평등을 추구할 필요 없다는 덩샤오핑의 선부론(先富論)에 따라 다시 능력주의 기반의 대입 제도(가오카오)를 부활한 덕분에 지금과 같은 고속 성장이 가능했다.
중국은 실패를 교훈삼아 치고 나갔다. 우리는 어떤가. 아직 정신 못 차렸다.

안혜리 논설위원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김건희 목걸이 나온 서희건설, 딸만 셋 집에 판검사 4명 사연 | 중앙일보
- '이 수업' 없으면 의대 못 쓴다…고교학점제 선택과목 함정 | 중앙일보
- 보석 탐내다 입까지 찢겼다…김건희 스캔들에 떠오른 여인 | 중앙일보
- "죽기 전 성관계 한 번만"…칼 들고 女화장실 습격한 군인 결국 | 중앙일보
- 김호중, 국내 유일 민영 교도소 이감…입소 조건 엄격한데 어떻게 | 중앙일보
- 송종국 딸 송지아, 프로골퍼 됐다…KLPGA 정회원 자격 취득 | 중앙일보
- 중국 스타 이연걸 충격적 근황…앙상한 모습으로 병상에, 무슨 일 | 중앙일보
- 10대 소녀와 주사기 꽂았다…"성매매 막은 것" 유부남 궤변 | 중앙일보
- "아이 못 가져" 불임 친구 부탁에…친구 아내와 성관계한 30대 | 중앙일보
- 62억 집 샀던 김종국, 진짜 결혼한다 "조금씩 티 내긴 했는데…" | 중앙일보